송하민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송하민 ]
우리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흘러가는 다양한 상황 혹은 문제를 마주한다. 혼자 골똘히 생각해내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도 해봤을 것이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어 해결점을 찾아나갔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일이 잘 해결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칭찬해주며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에게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속 시원하게 칭찬해준 경험이 많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대학 생활을 하며 주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따라가는 사람이기 보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나아가는 부류였다. 하지만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한 경험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잘한 것은 대단하지만, 내가 잘한 것은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더 많다. 어쩌면 주도적으로 의견을 표출해 문제를 해결하는 부류의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본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기준점을 가지고 있는 것. 남을 다독이고 격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지만, 본인에게는 끝없는 채찍질을 통한 텅 빈 동기부여를 하면서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일을 좋아하고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하민아 좀 쉬엄쉬엄해~ 그러다 병나겠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네 이것만 마무리하고 좀 쉴려구요.”라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제대로 쉬었을까? 난 아니었다.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머리는 쉬지 않았다. 다음에 해야 할 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결국 이후의 난 다가오는 중요한 일에서 크게 좌절하게 되었고,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말았다.
지금의 난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내가 나한테 칭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주저없이 나에게 칭찬해준다. 물론 칭찬이 과해 자만이 되지 않을 선을 지키며 말이다. 친구와의 약속 시간을 지켰을 때, 나는 "약속 시간을 지키는 건 미래의 언론인으로서 중요한 거야 잘했어."라고 칭찬했다. 또 시적 영감이 떠올라 한 편의 시를 작성했을 때, "아름다운 시 하나하나가 모여 올곧은 성품을 만드는 거야 잘했어."라며 칭찬한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내가 나를 칭찬하는 일이라니. 민망했다. 하지만 이른바 '셀프칭찬'은 나를 더 발전시키게 만들었고, 내 삶이 더 즐거워지는 것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셀프칭찬에 박한 사람들에게 본인을 칭찬하라고 하면 처음에는 분명 나와 같은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잘했다." 라고 칭찬을 하며 다독이는 행동은 결코 쑥스럽거나 민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박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바꿔, ‘셀프칭찬’이 삶이 되는 모습으로 변화했을 때, 나조차도 몰랐던 더 발전된, 더 진화된 내가 탄생할 수 있다.
꼭 일을 주도하거나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아니어도 그렇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반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궁무진하지 않은가. 본인에게 긍정적인 사람이 내뿜는 긍정적인 효과들이. 처음엔 어려울 수 있다. 조금씩 천천히, 나에 대한 칭찬을 늘려가자. 내가 오늘 정해놨던 할 일을 잘 끝마쳤을 때, 당당하게 “넌 잘 해왔고,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 거야.”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해보자. 작은 시작이 더 찬란한 나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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