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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디가 어디인지를 모를 때 있잖아.


문득 그럴 때가 있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렇다고 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니야.


오히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할 때 오는 

이런 생각은 참 사람을 김 빠지게 해.


삶이 건네는 농담은 대부분 유쾌하지 않아.

부조리와 모순 투성이거든.


열심히 살았다면 열심의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언가가 주어지고 돌아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오히려 나에게서 무엇을 빼앗아가고,

 있던 것도 없게 만드는 삶의 재주.


몸서리가 처지도록 약 오르고 또 약 올라.


가만있으면 뒤처진다고.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고.


쉼 없이 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목표를 향해 죽어라 뛰라고 하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회의감.


어디인지도,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내달리는 뜀박질은 과연 누구를 위한 걸까?


삶이라는 농담은 유쾌하지 않지만 

그래서 매력 있어.


어쩐지 우리에게 툭하고 던지는 쉼표 같거든.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지나치지 못하고 있는 거야.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그것들은 유쾌하지 않은 거야.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를 때.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를 때.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란 회의감이 들 때.


득달 같이 그 쉼표를 잡아채.


유쾌함은 유쾌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시작해.

유쾌하지 않음은 그저 나를 위한 거야.


회의감이 들 때.

삶의 농담이 유쾌하지 않을 때.


그것들을 느끼는 나를, 오롯이 느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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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29 09: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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