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우리에게 휴가란,
일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남해의 소품샵
달리기만 하다보면 뒤돌아 볼 새가 없다.
어떤 마음으로 뛰고 있는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달리기만 바쁘다.
다른 이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전혀 다른 공간에서,
우리는 우리를 새로이 찾는다.
이 곳은 우리가 만들어 가려는
이미지의 조각과 참 닮아 있었다.
아주 크게 다른 것은 우리는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표방하고자하는
모양새를 띈 공간들은 대부분
디자인 전공자가 주인이다.
가장 쉽게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은
그림과 색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자이너가 아닌 우리는
어떻게 주인 역할을 해야 할까.
그 숙제를 풀어보려
그림도 그려보고 제작도 해보았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블루밍의 가치를 가장 잘
시각화 해줄 디자이너를 찾는 것으로.
업체의 가치와, 상품 및 서비스, 스토리,
그리고 디자인이 하나를 말하도록 하는 것은
정말이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내가 내 삶과 브랜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을 간명하게 그려내는 일도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설레는 내일.
마치 처음인 것처럼
다시 일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휴가 내내 눈알이 빠지도록
시장조사를 하고 자료를 뒤졌다.
휴가보다 더 기다려지는
반나절의 업무를 위해 밤을 새워
집안일을 했다. 새벽 네시에 일어나
리서치한 자료를 정리한다.
아직 가족 사진은 실내에서 찍는 수밖에 없다.
아이가 묻는다.
“엄마는 왜 일하는 게 좋아?”
“엄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엄마가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냥 그러한 사람이고 그런 삶이다.
무언가 쓸모있는 일들을 해야만 살아지는 삶.
시장은 임신 전보다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더 오랜 시간 준비하고 더 깊이 고민하고 있다.
오늘 하루 아주 조금 내딛었으니
차근차근 쌓아봐야지. 안 되는 것은 없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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