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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하늘 ]



최근 들어, 주변 사람과 꿈을 나누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나중에 뭐 할 거야?`라는 질문에 `어렸을 때는 뭔가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냥 건물주 되고 싶어`처럼 일단 돈을 버는 게 꿈이라는 슬픈 답변을 자주 듣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건물주가 좋은 수입을 가져오는 것은 맞았지만, 사람들의 입에서 꿈이 건물주라는 말이 나온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을 본 기성세대는 `사회가 어린아이들을 꿈 없게 만들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사회가 젊은이들의 꿈을 건물주로 만들었을까?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한국인의 특징을 통해 우리가 어쩌다 건물주의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한국에 찾아온 변화 

현재 한국은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개인주의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급급한 나머지 본질이 흐려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개인화된 삶을 추구하지만, 막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잘 사는 척한다. 매일 바뀌는 세상을 사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기에 불안하고 막막하지만 멈추지 못한다. 남들이 모두 죽을힘을 다해 뛰니까, 우리도 질 수 없다며 그저 달린다. 


평생 경쟁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인은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 채 사는 경우가 많다. 혹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을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여유 생기면`으로 미뤄 버린다. 과거보다 선택의 기회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 능력 부족에 시달려 이 기회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한다고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의 시대에서, 우리는 새로운 꿈을 그리기보다 완성된 꿈에 자신을 꿰 맞추는 것이다. 

 

 

새로운 꿈보다 완성된 꿈을 찾는 이유 

우리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 다시 말해 실패하고 싶지 않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은 자신을 객관적인 사실보다 더 가치 있는 존재로 평가하고, `남보다 나은 나`로 성장하려 애쓴다. 그리고 큰 집, 몇백만 원짜리 가방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로 성공 여부를 평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꿈을 결정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더불어, 꿈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은 엄청난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이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고, 심지어는 불쾌한 감정을 유발한다. 완성된 꿈을 좇는 이유가 자신을 불안감으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으로 생각하니, 우리의 꿈이 건물주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겠다. 이렇게 우리는 스스로가 바라는 꿈을 꼭꼭 숨기고 사는 것에 익숙해진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꿈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완성된 꿈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줄여주는 역할은 하지만 설렘과 재미까지 제공하지는 못한다. 또한, 짜인 길을 열심히 달리다가 멈췄을 때 다시 달리게 할 이유가 `여기까지 온 게 아까우니까’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반면, 나만의 꿈은 스스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불확실하므로 반대로 설레고, 미래가 기대된다. 그리고 `이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거야? 내 꿈은 무엇이지?` 이런 질문을 먹고살 만해지면 하겠다는 당신에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현재 한국은 꿈을 가진 이가 마음대로 도전할 수 있는 사회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솔직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건물주는 그 다음 꿈이 되어도 괜찮으니 말이다.

 



[참고 문헌]

김아리 (2019). 올 어바웃 해피니스. 서울: 김영사

정태연, 이장주, 박준성, 전경숙, 허성호, 김동수, ... 안혜정 (2017). 사회심리학(1판). 서울: 학지사.

허태균 (2015). 어쩌다 한국인. 서울: 중앙북스.

임낭연 (2019.10.14). 불확실성의 역설:때론 불확실할 때 더 행복하다! 내 삶의 심리학 mind. Retrieved from http://www.min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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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0-25 07:50:33
  • 수정 2021-10-25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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