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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D 오기억은 출처로부터 나온다 - :오기억과 생생하게 꿈을 꾸는 것의 연관성
  • 기사등록 2021-11-12 10: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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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최유진 ]



“엄마, 내 핸드크림 어디 갔어?”

“혹시 동생한테 빌려줬니?”

“음... 아! 그런 것 같아. 가서 물어봐야겠다.”

.

.

“내가 너한테 핸드크림 빌려줬었지?”

“아니. 그냥 내가 가져다 쓴 건데?”

 


한번 쯤은, 어쩌면 어제도 이러한 경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헷갈린 걸까? 그렇지 않다. 이는 ‘오기억’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기억이란?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들, 특히 생존과 관련된 것을 최대한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본능적이며 적자생존에 의해 내려온 능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은 한정적이며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며 기억하는 도중 ‘오기억’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오기억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발생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흔히 이야기하는 ‘착각’과 비슷하다. 

 

DRM(Deese-Roediger-McDermott) 패러다임을 활용한 연구를 간단하게 설명해보자면 먼저 피험자들에게 ‘케이크, 쿠키, 설탕, 초콜릿, 사탕’ 등 특정한 유인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단어 목록이 제시된다. 후에 목록에 어떤 단어가 있었는지 회상하게 한다. 또는 “‘달콤한’이라는 단어가 있었습니까?”라는 방식의 재인 기억 검사를 진행한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75%가 ‘달콤한’이라는 단어가 목록에 없었음에도 제시되었다고 잘못 기억했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목록의 단어들이 ‘달콤한’이라는 유인어와 연결되어 이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인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리 언급해준다면 오기억을 피할 수 있을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았다. 노인과 젊은이를 나누어 유인어를 잘못 회상할 수 있다는 경고의 여부에 따른 결과를 비교하였고, 경고 여부와 반복되는 시행의 수와는 관계없이 젊은이들은 정확하게 기억하며 오기억률이 감소하였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는 달랐다. 노인의 정확 기억률은 젊은이와 유사했으나, 노인의 경우 경고가 주어졌을 때만 오기억의 비율이 감소하였다.




오기억의 가능성?



오기억은 오정보 효과나 상상력 효과 또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들이 생기는 이유는 어떤 것을 머릿속으로 상상할 때와 그것을 지각할 때 유사한 두뇌 영역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가끔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떠올리다 보면 정말 내가 상상했던 것인지, 혹은 직접 경험한 일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이는 내가 상상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상상한 '내용'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내가 A에 대해 말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상대방은 그 정보를 기억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말을 하려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계속 A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고, 결국에는 이야기를 했는지의 여부가 기억이 나지 않았기에 오기억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정보의 원천이나 출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즉 ‘출처 기억상실’에 의해 오기억이 발생하였다고 설명할 수 있다. 내가 단순히 상상만 했던 A를 실제로 이야기했다고 엉뚱한 출처에 기인한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출처의 여부에 따라 기억을 출처 기억과 도착 기억으로 나눌 수 있다. 출처 기억은 특정 대상에게 들은 기억으로, ‘누구에게 들었나?’이다. 도착 기억은 내가 타인에게 이야기한 기억으로, ‘누구에게 이야기했나?’이다.


사람들은 정보를 누구에게 들었는지와 누구에게 이야기했는지에 따라 기억력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두 상황에서는 누구에게 들었는지, 즉 출처가 확실할 출처 기억이 도착 기억보다 더 잘 기억하게 된다. 그 이유로 도착 기억은 스스로 이야기하는 데에 집중하다 보니 출처와 기억의 연합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음식점을 갈 때 같이 갔던 사람들을 착각하는 단순한 오기억부터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많은 오기억까지 수많은 거짓된 기억을 만들어 낸다. 결국 오기억은 결정적으로 기억의 출처를 알지 못해 다른 기억과 혼동하며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경험을 그대로 사진처럼 기억해두고 꺼내는 것이 아닌 머릿속에 기록되어있는 조각난 경험이나 정보들을 모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인출해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오기억이 발생한다고도 볼 수 있다.



R=VD의 새로운 해석



책 ‘꿈꾸는 다락방’에서는 R=VD를 통해 꿈을 확실히 이룰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소개하였다. R=VD는 Realization=Vivid Dream의 약자로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R=VD를 기억과 관련하여 새롭게 해석해보고자 한다. 생생하게 꿈을 꾼다는 것은, 실제로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지각하는 것과 비슷한 뇌의 영역이 자극을 받기 때문에 그 꿈을 실제 기억으로 착각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기억은 과거의 일을 재생시키는 것을 넘어서 재구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실제 성공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게 될 것이고, 결국 성공으로 이끌게 되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는 앞서 이야기한 오기억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사람은 완벽하게 기억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 불완전하지만, 그 속에서 오기억부터 실제 성공까지 다양한 것들을 가져올 수 있다. 이를 기억하여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김민식, 『딱딱한 심리학』, 현암사, 2016.

 이정모, 강은주 외, 『인지 심리학』, 학지사, 2017.

박명숙, 박창호, 「반복 학습-검사 DRM 과제에서 경고가 노인과 젊은이의 오기억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 실험』, 2007.

박영신, 김기중 외, 「DRM 패러다임에서 오기억과 실제 기억에 미치는 부적 정서의 효과」, 『한국심리학회지 : 실험』, 2004.

David G. Myers, C. Nathan DeWall, 『마이어스의 심리학』, 신현정, 김비아 옮김, 시그마프레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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