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주
우리가 유튜브를 보는 도중 불쑥 끼어드는 녀석이 있다. 이 녀석은 동영상의 전후를 가리지 않으며 그 길이 또한 다양하다. 때론 넘어갈 수도 없어 동영상 시청에 여간 방해가 되는 게 아니다. 이것은 바로 ‘인스트림(in-stream) 광고’라 불리는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오는 광고라 하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고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나날이 높아져 가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에 따라 광고 효과도 껑충 뛰고 있다. 이에 어떻게 하면 인스트림 광고에 반감을 줄여 광고 효과를 상승시킬지가 광고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여기 그 해답이 돼 줄 논문이 하나 있다.
‘광고 길이와 시간적 확실성, 광고 선택이 인스트림 광고 효과에 미치는 영향’(심지수, 김은실 저)이란 논문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 광고 길이, 시간적 확실성, 광고 선택을 인스트림 광고 효과 증대에 중요한 세 가지 요소로 제시한다.
이 요소들 중 먼저 광고 길이는 길면 광고 회상에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심리적 저항감도 늘어나게 한다. 광고 제작에 있어 고민해 볼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다음 시간적 확실성은 타이머를 예로 들어보자. 동영상 하단에 위치해 광고 잔여 시간을 알려주는 타이머는 TV광고와 달리 인스트림 광고가 갖는 차별점이다.
이것의 유무로 소비자는 영상 시청을 포기하기도 하며, 그 시간을 참고 광고를 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광고 선택은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은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볼 광고를 선택해서 보게 하는 광고 기법이다. 위 논문은 여기까지의 세 요소를 다루어 인스트림 광고 효과 증대를 위한 몇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인스트림 광고 길이가 광고 효과에 미치는 영향
첫 번째 가설(H1)은 “인스트림 광고의 길이가 길면 더 나은 a) 브랜드 회상과 b) 광고 내용 회상을 보일 것이다”이다. 광고 길이가 길어질수록 광고 안에 담긴 주장은 자주 반복된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광고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내용 기억을 잘하게 된다는 것이 선행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일례로 농심캘로그의 첵스 파맛 출시 광고가 지난해 화제가 됐다. 2004년 소비자 투표 결과로 발매됐어야 하는 첵스 파맛 출시가 상품성 문제로 16년가량이 지난 2020년에 출시되었다. 비교적 긴 71초라는 광고 시간 동안 모델이 파를 보이는 장면이 30번, ‘미안’이라는 단어를 11번 반복하며 메시지 전달에 힘썼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제라도 나와줘서 고맙습니다”라며 농심이 이벤트성 기획으로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에 감동하기도 했다. 파맛이라는 요소를 재밌게 풀어낸 것도 있지만, 긴 시간을 단순한 메시지 반복에 투자한 것도 해당 광고가 화제를 끈 이유 중 하나였다.
반대 사례도 있는데, 광고 길이가 길수록 ‘지각된 침입성’이 유발돼 심리적 저항감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지각된 침입성이란 소비자가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광고가 소비자를 방해한다는 지각 및 심리적 결과를 의미한다.
특히나 인터넷은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직접 찾아서 본다는 목표 지향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해하는 광고는 지각된 침입성 더욱 유발할 수 있다. 이것이 “인스트림 광고 길이가 짧으면 광고에 대해 a) 더 낮은 지각된 침입성을 느끼고, b) 더 긍정적인 광고 및 브랜드 태도를 보일 것이다”라는 두 번째 가설(H2)로 이어졌다. 이 상반되는 두 영향력 중 어떤 쪽을 선택하는 것이 소비자의 긍정적 광고 경험을 이끌어 낼지, 저자가 실험을 통해 밝혀 보았다.
-인스트림 광고의 시간적 확실성이 광고 길이 효과에 미치는 영향
앞의 가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인스트림 광고가 길수록 브랜드와 광고 내용 회상에는 도움을 주지만 지각된 침입성이 높아져 더 부정적인 태도가 나타난다. 하지만 타이머를 통해 시간적 확실성이 생기는 경우 어떻게 될까.
두 가지 상황을 상상해보자. 먼저 영상 플랫폼 혹은 TV에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도중 ‘60초 후 이어집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가 시작됐다. 이 경우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 아마 많은 이들은 광고를 집중해서 시청하기보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남은 드라마를 즐길 간식을 챙겨오는 등 의도적으로 광고를 회피할 것이다.
반대로 건너뛸 수 없는 5초가량의 짧은 광고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광고를 피하려고 다른 행동을 취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 잠시 광고에 관심을 둘 것이다.
결론적으로 H3) 타이머를 통해 시간적 확실성이 주어질 경우, 광고 길이가 길수록 광고를 회피해 a) 브랜드 회상과 b) 광고 내용 회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H4) 같은 상황에서 긴 인스트림 광고는 a) 더 낮은 지각된 침입성을 느껴 b) 보다 긍정적인 광고 및 브랜드 태도를 보일 것이다.
시간적 확실성 | 광고 길이 | 브랜드/광고 회상 | 지각된 침입성 | 긍정적 브랜드 태도 |
X | 김 | + | 높음 | - |
짧음 | - | 낮음 | + | |
O | 김 | - | 낮음 | + |
짧음 | + | 높음 | - |
-인스트림 광고 선택
대부분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은 강제적으로 인스트림 광고를 시청하도록 한다. 제공되는 광고의 종류도 대부분 소비자의 의사와 상관없다. 하지만 ‘훌루(Hulu)’는 소비자가 원하는 광고를 소비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
‘훌루’는 D2C(Direct To Consumer) 광고를 중심으로 광고 사업이 크게 발달하고 있다. D2C광고란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광고를 의미한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직접 원하는 광고를 선택하도록 해 불필요한 광고를 피하고 광고효과의 극대화를 노린다. 또한, 최근 월트디즈니와 함께 소비자가 광고되는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인스트림 광고를 강제적으로 소비하도록 하는 대표적인 스트리밍 사이트는 ‘유튜브(Youtube)’이다. ‘유튜브’는 특정 모바일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 광고와 같이 시청자 대부분이 불쾌감을 느끼는 광고를 과하게 반복적으로 제공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최근 알고리즘을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거나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해 유료 광고 제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인스트림 광고 선택이 소비자 회상에 미치는 영향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스트림 광고수익이다. 즉, 우리가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수록 더 많은 인스트림 광고를 의무적으로 시청해야 한다. 이제 피할 수 없는 광고라면 우리의 관심분야에 맞추어 선택할 때, 광고효과가 커지지 않을까?
개인적 관련성(personal relevance)은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중요하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것이 높게 지각될수록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선행 연구가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필요한 광고를 선택한다면 자신과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소비할 수 있다. 당연히 개인적 관련성이 높아지면 광고를 더 많이 기억하리라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상반되는 두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먼저 선택적 광고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직접 선택한 것으로 시청에 대한 동기가 증가하고 결론적으로 소비자 회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이다. 반면 강제적으로 노출된 광고는 소비자들의 선택과 무관하므로 침입성을 높여 내용 회상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도 있다.
따라서 연구를 통해 RQ1) 광고 선택 여부가 브랜드 및 광고 내용 회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보고자 한다.
-인스트림 광고 선택이 소비자 태도에 미치는 영향: 지각된 통제감의 매개 효과
지각된 통제감(perceived control)이란 자신의 주변 환경을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개인적인 욕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선택의 자유가 높아질수록 통제감 수준이 높아지고 태도와 인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강제성이 높아지면 통제감을 상실해 심리적 저항과 침입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H5) 인스트림 광고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 a) 더 낮은 지각된 침입성을 느껴 b) 광고와 브랜드 태도가 더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이는 c) 지각된 통제감으로 매개될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선택여부 | 지각된 ← 통제감 → 매개 | 지각된 침입성 | 긍정적 브랜드 태도 |
X | 높음 | - | |
O | 낮음 | + |
-인스트림 광고 선택이 시간적 확실성과 광고 길이의 상호작용 효과에 미치는 영향
지금까지 시간적 확실성과 광고 길이, 광고 선택의 변수를 통해 다양한 가설을 세워보았다. 마지막으로 세 변인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해 예측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H6) 광고를 선택할 수 없을 때, 시간적 확실성이 있다면 긴 광고에 대해 a) 지각된 침입성이 낮아지고, b) 보다 긍정적인 광고 및 브랜드 태도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광고를 선택할 수 있다면 시간적 확실성으로 나타나는 긍정적 태도를 강화하여 시간적 확실성과 광고 길이 사이의 상호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기자 : 한강훈 기자, 조민주 기자
참고문헌 :
심지수, 김은실. (2021). 광고 길이와 시간적 확실성, 광고 선택이 인스트림 광고 효과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소비자·광고, 22(1), 81-110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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