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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온라인으로 가능할까? 2편 - 온라인 심리치료의 한계에 대한 탐구
  • 기사등록 2021-11-24 12: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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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 살펴봤듯이 온라인 심리치료는 코로나 시대에 대면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온라인 심리치료는 많은 단점과 한계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일상 속에 온전히 쓰이기 위해서 넘어야 할 문제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심리학에는 상호신뢰와 친밀감을 뜻하는 ‘라포’라는 단어가 있다. 흔한 말로는 ‘공감대’라고 하는데 라포가 잘 형성되어야 심리치료가 잘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라포는 언어적 단서보다 비언어적 단서를 통해 더 잘 형성된다. 온라인 만남은 서로의 비언어적 단서를 읽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라포가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는 온라인 심리치료의 단점으로 꼽힌다. 왜냐하면 심각한 병을 가진 환자는 긴밀한 접촉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높은 수준의 보호가 필요한 거식증 환자들이나 자살 시도의 위험성이 높은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온라인 치료를 통해 이루어지는 접촉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온라인 심리치료보다 대면 치료가 권장된다.


또한, 온라인 심리치료는 내담자가 스스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프로그램을 이수하게끔 설계되어 있어서 내담자가 심리치료를 받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담자가 혼자서 심리치료를 진행한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치료를 받을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


실제로 스탠포드 대학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가자의 2/3 이하만이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비율이 매주 꾸준히 감소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도 온라인 강의의 단점으로 집중력 저하를 꼽는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일이 어렵다면, 하물며 인간적인 접촉이 중요한 심리치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어려움은 더욱 클 듯하다. 온라인 심리치료를 진행할 경우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꾸준히 직접적인 연락을 취해서 치료를 받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인터넷 치료가 일시적인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서 사회불안 장애를 가지고 있는 133명의 사람이 11주 동안 인터넷 치료를 받았을 때, 14%의 참가자들이 원하지 않는 일시적 부작용을 경험했다.



또한 온라인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환자들은 온라인 치료의 빠듯한 일정, 많은 과제와 피드백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고 보고했다. 온라인 심리치료의 부작용과 관련해서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온라인 심리 상담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카메라를 통해 상담 내용이 전달되는 만큼, 상담자는 내담자 파악에 필요한 비언어적 단서들을 놓치기 쉽다.


또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관계 형성이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심리 상담에서 단순히 상담 내용 전달에만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인터넷 사용 미숙함, 연결 불안정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상담의 흐름이 끊기게 되고 특히 인터넷에 대한 사전 숙지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시작부터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식이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인터넷 치료 프로그램 중 인터넷 문제로 상담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들이 생겨났다. 자신이 가진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으려다 오히려 좌절감을 느끼게 되면서 상담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 경우 대면 상담과 병행하는 거나 사전 교육과 기술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상담 치료를 진행한 연구자는 내담자들에게 온라인 심리 치료 시작 일주일 전 기본적인 컴퓨터 작동법에 관한 교육을 받게 했고 문제 예방법 또한 인지시켰다. 이후 발생하는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 상담자와 내담자가 천천히 기술을 익히게 되면서 줄어들 것으로 예견된다. 



마지막으로 윤리적 측면에서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온라인 상담은 외부의 개입으로 인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온라인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와 상담 내용이 기록되는 등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는데, 인터넷 데이터상의 오류와 외부의 의도적인 개입으로 인해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또한 현재 자신의 상담을 도와주고 있는 상대의 심리 치료 자격 여부를 내담자가 파악하기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증가한 온라인 상담은 아직 법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자신의 상담자가 실제로 심리 상담 자격을 지니고 있는지 온라인으로 파악하기엔 힘들다.


권선중 침례신학대 심리상담학과 교수는 “대부분 민간 자격증을 취득해 상담하고 있기 때문에 상담 가격에 대한 법이나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공인 자격증이 필요하며 자격증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학회에서라도 자격증 급수에 따른 상담 가격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상담학회에서는 사이버 상담 윤리 기준을 제정하였다. 이처럼 우리도 한국식 온라인 심리치료만의 적절한 윤리 기준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온라인 심리치료는 많은 가능성만큼이나 넘어야 할 산도 많이 있다. 이런 한계점들이 해결되어서 온라인 심리치료가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기자 : 장예주, 이선민, 서민서, 김재은 기자





참고자료

•이코리아 ‘대학생이 꼽은 '온라인 강의' 단점 10가지’,https://www.ekore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981, 2020년

•충정투데이 ‘코로나-장마 블루 심리 상담 받아볼까?’, https://www.cctoday.co.kr,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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