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우지연 ]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각자가 꿈꾸는 행복한 삶의 모습은 각기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이며, 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내가 심리학에 대해 알고 이해한 바는 너무도 얄팍한 깊이의 지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심리학은 내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심리학을 통해 나는 모든 인간이 가지는 동질성에 대해 깨달았고, 동시에 각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함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예컨대 우리 모두가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인간이 보유한 동질성이지만, 각각이 가지고 있는 열등감의 영역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방식의 차이는 각자의 고유함일 것이다. 

 2021년의 나는 그 무엇보다 ‘나다운 삶’, 즉 ‘주체성’을 잃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다운 모습으로, 내가 선택한 길을 걸어갈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삶’을 살 수 있다. 누구에게나 어떠한 상황, 어떠한 경험을 마주해도 여전히 남아있는 본질적인 특성들이 있다. 예컨대, 나에겐 주관이 강하고, 결단력이 있고, 예민하다는 것 등이 그 예이다. 이 특성들은 나에게 많은 영광을 선물했고, 동시에 많은 좌절의 기억을 남겼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 특성들을 제거한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지만, 나의 본질을 거부한 채 쥐죽은 듯 살아가는 삶은 ‘나의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심리학을 통해 배운 것

 심리학은 내게 무엇이 ‘나다운 삶’인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사실은 숨기기 급했던 나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내가 원했던 욕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말이다. 물론 내 얄팍한 수준의 심리학 지식은 나의 모든 문제를 완벽히 제거해주지 못했지만, 나는 나를 ‘들여다보는 관점’을 얻음으로써,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는 나만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사회화’라는 명목 아래 점점 더 희석되어가는 보편적인 흐름을 거슬러, ‘나다운 삶’을 지켜내야 한다. 결코 포기하면 안 될 본질, 본인이 원하는 삶의 양식을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알아야 한다. 나의 본질, 두려움, 욕구, 과거 경험과 현재의 연결고리 등에 대해 말이다. 나에 대해 파악해가면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의 주체적인 선택들이 모두 좋은 결과를 불러오지 못하겠지만, 그것이 나의 의지에 따른 선택이었다면, 그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는 후회나 미련보단 깨달음을 얻게 된다. 불완전할지라도, 나의 목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의 실현을 향해 주체적으로 만들어 온 삶은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경험하고 나에게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 삶은 타인의 간섭으로부터 분리된 나의 공간이다. 이 공간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유지되고, 내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 아무도 손 댈 틈 없이 사라져버린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우리가 경험하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며 유일한 것이다.” (송슬기, 곽덕주. 2016) 

 약 3개월 전, 내가 깨달은바, 또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과 용기를 주고자 했던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심꾸미 기자단에 지원했고, 지금은 어느새 그 활동의 마무리 중에 있다. 끝에 서서 돌아보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얻은 것이, 진심은 담겼지만 서툴렀던 나의 기사들을 열심히 읽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또다시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내 기사들을 유의 깊게 읽어줬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며, 몇 개월간의 기자단 활동에 온점을 찍어보려 한다. 

[참고문헌]

1) 송슬기, 곽덕주. (2016). 실존적,윤리적 자아정체성 교육: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의 자기진실성(Authenticity) 개념을 중심으로. 교육철학연구, 38(1), 43-69.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