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현 대학생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고다현 ]
▲ 체념증후군의 기록(2019)
“모든 아동은 생명을 존중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당사국 정부는 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6조에 해당하는 조항이다. 이 협약은 국제사회가 모든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사회의 단면만 보면, 대부분 아동이 위 권리에 보장받으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 실상은 보호받지 못하며 사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 매년 끝없이 증가하고 있는 아동학대 사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어린 아이들이 살기에는 혹독한 사회다.
얼마 전, 필자도 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구촌에 보호를 받지 못하며 사는 아동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다큐멘터리에는 난민 아이들이 등장했다.
견디기 힘든 상황 속에서 체념한 아이들
혹자는 난민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나? 필자는 난민에 대해서 자세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있더라도 그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넷플릭스 ‘체념증후군의 기록’에 나오는 난민 가족의 아픈 사연을 통해 반성하게 되었다.
영상 속 난민 가족들은 조국을 강제적으로 떠나야만 했다. 그들은 조국에서 박해를 받았고, 언제 또 그 위험에 처할지 몰라 자신들이 살던 곳을 도망치듯 나와야 했다. 하지만, 망명해서 도착한 스웨덴에서도 불안은 끊이지 않았다. 만일, 망명허가판결을 받지 못한다면, 그들은 다시 죽음의 조국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듣기만 해도, 무섭고 두려운 데, 실제로 이 일을 겪고 있는 난민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에겐 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일이다. 그래서일까? 영상 속 난민 아이들이 5~11개월 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잠만 자고 있었다.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말이다.
의학에서는 이런 아이들의 상태를 체념증후군 (Resignation Syndrome)이라 부른다. 체념증후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스웨덴에 체류하고 있는 난민 아이들에게 생겨난 정신질환이다.
아직 체념증후군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강한 외상을 입은 아이들이 불안정한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코마 상태에 빠진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여린 마음에 선명히 남겨진 상처
아동의 트라우마는 성인보다 심각하다. 발달 특성상, 아동은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경험해도 스스로 도움을 구하지 못할뿐더러 자신이 사건의 피해자임을 인지하고 못하고 오히려 죄책감을 느낀다.
더욱이, 난민 아동들은 전쟁에서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거나 집터가 불에 타는 등과 같은 참담한 일을 경험하고도 제대로 된 심리치료를 받기 어렵다. 난민 아동의 수에 비해 난민촌 당 할당되는 상담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남아있기에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힘은 어렸을 적,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해본 사람에게서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아동기에 가장 중요하게 확보돼야 하는 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 종교, 인종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하며,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
2021년, 우리나라는 난민 인정률이 0.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난민수용 문제는 여러 방면을 살펴봐야 할 복잡한 문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난민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기사
[참고자료]
아동권리보장원. http://www.korea1391.go.kr/new/page/agreement.php
삶에 먹혀버릴 때, 체념 증후군의 기록. 2020.12.30.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51491
체념증후군의 기록-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아이들의 선택. 2021.10.16. 단비
[코로나 속 난민] 난민심사 사상 최대...난민 인정률은 0.3%로 최저. 2021.06.20. 한경 국제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들, 사회가 보듬자". 2021.09.19. 정가영 기자. Baby News
난민촌 아이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구호- 정신적 치료와 양질의 교육. https://blog.naver.com/therighthands/2214482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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