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진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최유진 ]
저번 기사(코로나가 가져온 청소년 문제와 개입에 관하여(1)- 또래집단, 코로나 블루, 스마트폰/인터넷 중독을 중심으로)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해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위주로 그 양상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이번 기사에서는 청소년 문제 중 ‘학업 문제’에 관해 영향요인과 개입 방법까지도 생각해보고자 한다.
영향요인
청소년 학업 문제의 영향요인으로는 교육의 질 감소와 이로 인한 학업능률의 저하, 학력 격차, 사교육 의존 등이 있다.
먼저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은, 대면 수업과는 다르게 비대면 플랫폼(Zoom, Google meet 등)이 주는 한계가 학생과 교육자의 소통에 어려움을 주고, 이러한 부분이 교육의 효과로 드러나는 것들을 의미한다. 소통 부재의 경우 네트워크 연결의 오류나 플랫폼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육자와 학생들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며 플랫폼의 한계로 교육자가 학생들을 일대일로 관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학업 방해 행동이나 흔히 이야기하는 ‘딴짓’을 하게 되지만, 플랫폼의 한계로 교육자는 이를 파악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학습에 관한 관심과 흥미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학력 격차는 계속해서 커지게 되며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 등 부정적 정서를 느끼게 된다. 궁극적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게 되며 이는 교우관계 문제나 부모-자녀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학습으로부터 나온 파생 문제는 다시 학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저번 기사에서 비대면 체계인 언택트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언택트 방식이 가져오는 다른 문제점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이 있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며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이 단절되고, 수업 참여도나 학습 효율성이 저하됨에 따라 학생 간 학력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시되었다(권순정, 2020; 백병부, 정재엽, 2020). 구체적으로는 학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서울 지역 중학교 382곳의 지난해 학생 성적을 코로나 19 사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중위권의 비율이 최대 10%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결국, 코로나 19 이후 같은 학교 내 학력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연구 결과에 그치지 않고, 일부가 먼저 인식하고 있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 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전국 학생·학부모·교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중 71.1%가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심화했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사교육 의존 경향이 심해졌다고 답한 응답자도 70.7%에 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방식으로 인해 학력 격차는 더욱 커지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 더욱 커진 것이다.
학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의무교육이 제도화되며 학력과 학벌 중심사회가 유지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이 언급되던 중 코로나19가 나타나며 공교육은 점점 무너졌다. 코로나19에 의해 2020년에는 개학을 총 4번 연기했고, 결국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인터넷 연결 문제와 프로그램 대처 미숙 등으로 원격교육에 대한 문제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방역지침에 의해 격주/격일 등교를 하게 되며 학력 격차는 더욱 커졌고, 이를 메꾸기 위해 방역지침이 더 완화되어있고 모일 수 있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며 공교육의 힘은 약해졌다. 하지만 사교육의 경우 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되므로 저소득층 부모의 경우 부담이 크다.
개입 방법
이러한 학업 문제를 어떻게 개입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큰 변수 속에서 이전부터 강조되고 있던 ‘자기주도 학습’을 등한시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등교수업을 이어나가더라도 앞서 이야기한 학업 문제는 계속 제기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청소년에게 직접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학업에도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업 과목별로, 학생별로 꼼꼼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공부가 하기 싫은 이유는 무엇인지, 특정 과목에서 어려운 부분은 어디인지 등 이러한 부분을 스스로 알고 있는 자기 탐색 과정인 메타인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특정 과목이 싫은 이유를 알고, 계속 학업을 놓은 상태로 성인기까지 이어지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청소년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기업의 적성검사, 흥미검사, 학업검사 등을 병행하여 구체적으로 청소년의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진로 적성을 찾을 다양한 기회를 확대하는 게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모라토리엄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미 작성했던 기사인 ‘모라토리엄을 아시나요’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학교가 성적순으로 서열을 가려 상위권 대학을 가는 과정에서의 압박 같은 사회적 인습을 허물고 교육 위주가 아닌 진로, 적성도 어느 정도 강조되는 사회적 맥락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학창 시절의 진로 탐색 시간은 홀랜드 검사를 진행하고 자신이 가진 꿈 그리기, 꿈 발표하기 등 진로를 이미 확정 지은 청소년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에게 직업 탐색에 대한 기회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강순원의 대안학교 기행’을 읽고 대안학교 중 ‘들꽃 피는 학교’의 ‘자기 길 찾기’ 교육이 이 부분을 잘 설명하는 것 같다. ‘자기 길 찾기’는 각자에게 맞는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진로 탐색이 이루어지고, 자립할 시기가 되었을 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것이 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면 청소년은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지를 알고 시도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공부를 왜 해야 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이 시점 일별 확진자 수는 17만 명을 웃돈다. 그러나 교육부의 지침이나 개학과 개강을 대면으로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경우, 청소년들은 이전보다 자주 학교를 가게 될 것이고, 앞선 문제들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와 개입이 이어져야 한다.
아직 개입이 필요한 청소년 문제는 많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 증강현실, 빅데이터 등이 더욱 발전하고 일상생활에 적용되며 비대면 플랫폼이 굉장히 발달했고, 비대면 체계도 어느 정도 구축되어 발전을 이루었다. 어쩌면 코로나19는 미래의 발달을 앞당겨온 수단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개입 방법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긍정적 영향을 주어 청소년기의 과업을 잘 달성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 학업 문제를 주로 다뤘지만, 청소년 문제인 인터넷 과몰입이나 정서적 측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학업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경우 저번 기사에서 제시한 다른 청소년 문제들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기사
참고자료
-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2021.
- 홍승완기자, [아주 돋보기] '백년대계' 공교육 시스템, 코로나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아주경제』, https://www.ajunews.com/view/20211007153241281, 2021.10.28.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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