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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해림 ]




성숙한 어른을 결정짓는 기준


우리는 인간관계를 통해 크고 작은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고, 성장한다.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스스로 조절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많은 사람을 만나보아도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개인의 반응보다 사람들과의 관계, 집단의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더 그렇다.


감정은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참는 것이 좋을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표현 억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정서 개념 형성을 방해한다. 문제는 자신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인 정서에 대한 이해의 결핍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결핍으로 이어지고, 공감 부족과 같은 대인관계 문제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감정 표현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표현 방식’이다. 특히 부정적 감정의 표현 방식은, 그 사람이 성숙한 어른인지 아닌지를 판단해볼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가장 어리석은 감정 표현


‘짜증’은 대부분의 사람이 사용하면서도, 가장 어리석은 감정 표현 방식이다. 부정적 감정의 하나인 ‘분노’와 짜증을 비교해보자면, 분노는 원인을 향해 의도적인 반응이 가능하다. 반면, 짜증은 분노보다 특정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충동성은 낮지만, 미치는 영향이 분노보다 확산적이고 광범위하다. 속상할 때, 우울할 때, 두려울 때 등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상대는 짜증의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짜증은 일시적인 해소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충분한 생각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어리석은 표현 방식이다. 상황이 눈에 들어올 때는 짜증을 낸 뒤이기 때문에 후회감이 밀려올 수밖에 없으며,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은 덤이다. 또한, 짜증이 반복될수록 개인의 방어기제(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식)로 굳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경계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불필요한 악역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에서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있다면 악역도 존재하는 법. 인생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표현하면서 나를 부각하기 위해서는 비중 있는 악역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나의 감정을 알아 차려주지 않는 상대를 굳이 악역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부정적 감정이 초래된 장면과 그에 맞서는 주인공만으로도 인생은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표현이 아닌, 짜증을 보이는 모습은 상대가 이해하고 배려할 기회를 뺏어갈 뿐이다. 짜증과 후회, 그에 따른 사과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진짜 악역은 누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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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전희진, 이재원. (2013). 감정표현규칙 몰입에 관한 연구: 감정표현규칙 몰입의선행변수와 결과변수. 조직과 인사관리연구, 37(4), 3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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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3-23 13: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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