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신치 ]
#1. 보험설계사
신치의 첫 번째 직업은 보험설계사였습니다. 누구나 한번 태어나고 또 한 번은 죽습니다. 생에는 순서가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무기력해지고 그저 운명 혹은 자연의 순리라는 말 앞에 서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이미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한 신치는 첫 직장에서 가장의 유고시에 남은 가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생명 보험의 가치에 매우 공감하였습니다.
보험설계사이자 재무설계사로 일할 수 있었던 첫 직장을 선택한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생명보험으로 남은 가족들의 꿈을 여전히 지켜주고,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매달 버는 돈을 잘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일한 만큼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신치에게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었지요. 왜냐하면 신치에게는 '날고 싶은 열망'이 여전히 남아 있었거든요. 미국에 있는 항공 학교에 가려면 최소 1년에 5천만 원이 필요했고, 일반 직장 생활을 해서 그 돈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을 거라 판단했지요. 사실 그 돈을 빨리 모으려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에 취직이 되어야 하는데 계속 낙방했던 것도 신치의 결정에 큰 몫을 했습니다.
그렇게 신치의 '일'은 '꿈'의 연장선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일을 하는 5년 동안 매주 일요일 저녁, 월요일 출근을 두근거리는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실적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고 원하던 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내가 꾸었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떨어진 데다 사람을 만나는 데 두려운 마음이 생겨 일을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5년간의 시간을 정리하기에 이르렀지요.
보험설계사를 하는 5년간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사람은 LP님이 처음이에요. 정말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얘기해 준 고객들도 있었고, 굳이 살아가는데 '꿈'이 필요하지 않다는 고객들도 만났지요.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울고 웃으며 신치는 인생을 배웠습니다.
#2. 벤처기업 영업 담당
첫 직장 생활에서 힘들어하고 있던 신치에게 회사 선배가 도움을 주기 위해 어느 모임에 갔다가 만난 분이 창업을 했습니다. 쿠팡이나 티몬 같은 회사들이 시작하던 때였고 이들의 영업 방식이 자영업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는 생각에서 그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신치의 역할은 '영업'이었지요. 이번에도 역시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지만, 신치가 담당하고 있던 서울의 각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을 많이 만나 회사에 입점해 홍보를 할 분들을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회사 서비스가 잘 돼서, 함께 하는 자영업자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벤처기업이었고, 시작하는 서비스였기에 의욕이 충만했고 신치를 믿고 함께 해 주시는 분들에게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해 운영비가 없었던 회사에서 월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퇴사를 결정하고 맙니다.
#3. 일인기업가를 위한 공간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삶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고 방황이 시작되던 2008년의 어느 날 신치에게 새로운 도전과제가 되어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매년 한 기수씩 뽑는데 세 번째 도전한 2011년에 결국 연구원 7기로 합격합니다. 두 번째 직장을 그만둔 시기와 맞물려 2011년 1년은 매주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요. '내 책을 쓰고 싶다'는 욕망과 함께 말이에요. 연구원이 끝나고 2014년, 신치의 스승이었던 구본형 선생님의 오랜 염원이 담긴 '오프라인 공간'인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오픈 멤버가 됩니다.
수많은 1인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신 구본형 선생님.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는 뜻을 품고 계신 선생님과 함께 '1인 기업가' 혹은 '스스로 고용하는 자'가 되어 꿈을 펼치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영원히 함께할 거라 믿었던 선생님과 영원한 작별을 하게 되면서 우리들의 꿈이었던 살롱 9도 정리를 하게 되지요.
요즘은 무슨 일 하세요?
회사를 옮기면 꼭 한 번씩 연락하는 지인이 있는데 그분은 신치에게 늘 이 질문을 던집니다.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큰 소리로 웃으며 대답하는데, 생각해보니 신치가 했던 일이 보험설계사에서 공기업 임원 비서까지 참 다양하긴 합니다. 매 번 선택해서 하는 일이나 분야는 달랐지만, 신치 스스로 생각하기에 '일'을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떠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최소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으면 좋겠고, 더불어 '신치 자신에게도 보상이 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선택해 왔습니다.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자와 후자의 비율이 점차 달라지긴 했던 것 같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일'에 쏟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내가 도대체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가 중요했고, 그것이 바로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연료가 되어 주었죠. 물론 이런 것들을 쫓다가 지쳐서 그냥 그때 그때 주어지는 알바나 계약직으로 일하기도 했지요. 그 속에서 새로운 삶의 지혜를 얻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최소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어차피 월급 받고 일을 하더라도 좀 더 '주도적으로 일을 해 내고 싶다'는 마음이 욕심이라면 욕심일까요?
이런 마음으로 하다 보면 일이 재미있어지고, 정해진 틀이지만 그 안에서 신치 스스로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치는 오늘도, 즐겁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물론 이 즐거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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