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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신치 ]


신치에게 여행이란 단어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몇 가지 특별한 여행들이 있습니다. 


#1. 아빠와 떠났던 여행


신치의 아버지는 모험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결혼 전 젊은 시절에는 친구들과 뗏목을 만들어 낙동강을 여행한 적도 있고, 아픈 다리를 이끌고 전국 도보 여행을 떠나기도 했지요. 그런 아버지는 큰 딸인 신치를 무척이나 예뻐했습니다. 부모님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했던 신치에게 동생이 둘이나 생겼고, 그나마 엄마의 손이 덜 필요해진 신치를 데리고 아버지는 종종 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육지에 살던 신치가 회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했던 아빠와의 여행이 한몫했어요. 아빠는 늘 바다에 데려가서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싱싱한 회를 사주셨거든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기억의 한 조각은 아빠의 포터에서 운전 중인 아빠 다리를 베개 삼아 잠들었던 모습입니다.


당시만 해도 아빠를 좋아했고, 그런 아빠와 떠나는 여행은 늘 신이 났습니다. 그리고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빠와 한 달 이상 어느 절에 가서 지낸 적도 있어요. 어느 절이었는지, 가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냥 그 시간 동안 마음이 꽤 편했던 것만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2. La dolce vita, 이탈리아 여행


2011년 여름. 변화경영연구소에 몸 담고 있던 신치는 예정되어 있던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당시에는 이탈리아 여행이 기대되거나 설레지 않았어요.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여행에 대한 기대감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신치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갔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탈리아에 도착한 둘째 날부터 4일에 걸쳐 동기들과 각자가 경험했던 사랑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꽉 막혀 있던 신치의 가슴에 비로소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슴속 깊이 숨겨져 있던 사랑들을 꺼내 놓으며 '지치고 있던 신치의 에너지를 견디지 못해 결국 떠나갔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조금 더 에너지가 넘치고 유쾌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지요. 열흘간의 이탈리아 여행은 과연 신치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이탈리아의 하늘



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고 하면 '강렬한 태양과 시원한 바람'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여행하는 내내 태양이 아주 뜨거웠습니다. 언젠가 다시 꼭 돌아와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던 루카라는 작은 마을의 하늘이 그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이탈리아의 골목길



단테가 살아 돌아와도 다시 자기 집을 찾을 수 있거라던 구본형 선생님의 말씀처럼 오래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골목길은 매우 좁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이탈리아를 찾게 되면, 그때의 골목길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기억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 골목길은 여전히 그곳에 있겠죠. 


#이탈리아의 일상



여행을 하며 참 많이 걸었습니다. 관광객이 아닌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이곳에서 일상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요.


#함께 한 사람들



열흘간의 이탈리아 여행은 신치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있음'을 일깨워 준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처럼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의 기쁨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나와 늘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에서 기쁨을 나눌 수 있고, 내가 걷고, 말하고, 보고, 듣는 일상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어야, 낯선 곳에 가더라도, 더욱더 기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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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15 08: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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