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신치 ]
지금까지 살면서 신치가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던 순간'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순간들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 나의 고객들
2006년 5월 입사해 시작한 보험영업. 사회 활동을 하며 만난 친구들과 다양한 학교 생활을 덕분에 이미 취업해서 자리를 잡았던 선배님들을 많이 찾아다닐 수 있었고 지인과 지인의 소개로 만난 사람들이 신치의 고객이 되어 주었습니다. 한 명, 한 명 계약서에 마지막으로 서명을 하는 순간은 라이프플래너라는 직업을 가진이로써 인정받는 순간이었지요. '내가 기꺼이 당신의 고객이 되어 주겠다'는 큰 의미이니까요. 서명과 동시에 고객에 대한 책임감 또한 그만큼 커집니다. 2010년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인데 사람을 만나기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이런 고객들의 인정이 신치가 이 일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지요.
# 함께 하자고 얘기해준 사람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신치가 직장을 그만두었던 순간마다 신치에게 늘 함께 일 하자고 제안을 해 준 감사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 직장의 위기를 맞이했을 때 선배가 '보고 배우라'라고 데리고 간 어느 모임에서 알게 된 분이 본인이 창업하는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함께 해 줄 수 없냐고 신치에게 제안을 해 두 번째 직장을 가지게 되었고요.
홍대 영업을 하다가 알게 된 '라임을 한국에 처음 가지고 와 모히토라는 술의 레시피와 함께 팔았던' 사장님과 막걸리와 초밥을 팔던 사장님 두 분의 제안으로 두 번째 회사를 나오게 된 신치에게 '두 회사 중 어디로 가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해 주셨죠. 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카페도 '함께 하자'는 제안으로 크리에이티브 살롱 9의 오픈 멤버로 합류할 수 있었죠. 이렇게 옮기는 순간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요즘은 뭐하냐?, 원두 영업할 생각 없어요?'하고 물어봐 주는 모회사 대표님도 한결같이 신치를 인정해 주는 감사한 분입니다.
신치의 실제 능력이 제안해 준 분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찰나라 할지라도 '신치를 알아봐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신치가 매번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런 분들 덕분에 대체로 신치의 인생에 '일'이 끊어져 있던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들의 연속이었지요. 소위 '대학까지 나와서' 남들이 다 아는 그런 '대기업'이라곤 첫 직장인 푸르덴셜 생명이 최초이자 마지막이었고, 이후에는 '듣보잡' 직장들만 다니고 있었거든요. 생활비는커녕 매일 술 마시고, 택타기를 밥 먹듯 하며 흥청망청 사는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겁니다. '남들과는 그렇게 잘 지내면서 집에서는 엄마와 대화조차 하지 않는 딸'에게 서운한 마음도 들었을 거고요.
술도 거의 안 마시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고 나름 이름 있는 중소기업에서 '일반적인 직장인'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는 요즘이 그나마 신치가 부모님에게 가장 인정받고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돌아보면 주변의 이런 인정조차 씨가 말라 버리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바닥을 쳤을 때, 덩달아 부모님의 기대마저도 최저였고, 그에 따른 모든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신치에게 꽂혔던 때. 그때였습니다.
아.. 이렇게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처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의 마음'에 가슴 깊이 공감했던 순간이 말이죠. 그래서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은 양날의 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있을 때는 한없이 좋다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에 그것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로 그로 인해 가질 수 있었던 자신감과 기쁨, 모든 좋은 것들이 함께 사라져 한 인간을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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