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하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송하 ]
과제, 팀 프로젝트, 동아리, 대외활동 등 요즘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계속 해온 일이지만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아이디어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지금까지 제가 경험했던 것과 주변 친구들의 경험, 책이나 영상 등의 자료들을 토대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시나요? 제가 찾은 방법들을 보면서 각자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결: 낯설게 보는 방법
<역발상의 법칙>의 저자인 로버트 서튼(Rober Sutton)은 창의성 발현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뷰자데’를 꼽았습니다. 여러분들은 ‘뷰자데’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뷰자데’는 ‘처음 경험하는 상황을 익숙하게 여긴다’라는 뜻을 가진 ‘데자뷰’를 뒤집어서 만든 단어로 ‘익숙한 상황을 낯설게 보는 것’을 말합니다. ‘낯설게 보기’ 말로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막상 시도하려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데요. 매일 보던 것들을 어떻게 낯설게 볼 수 있을까요?
요즘 기사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공과 다른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기사를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것들이 전공 공부에 오버랩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낯설게 보기’를 할 수 있었고, ‘낯설게 보기’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창의성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낯설게 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혹시 아무리 공부를 해도 금방 다 잊어버려 소용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큐를 만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자 엔델 털빙(Endel Tulving)과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대니얼 샥터(Daniel Schacter)가 강조한 것처럼 기억을 회상하기 위해서는 기억의 단서인 큐가 중요합니다. 큐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메모를 하는 것입니다. 메모해둔 키워드를 통해 기억을 불러올 수도 있고, 메모하는 과정은 정보를 회상하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에 메모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침상', '측상', '마상'과 여유
얼마 전 수업에서 중국 송대의 문장가 구양수가 생각하기 좋은 곳으로 ‘침상(=침대 위)’, ‘측상(=화장실에서)’, 마상(=교통수단에서)’을 꼽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 누웠을 때 아이디어가 떠올라 다시 일어나서 메모하기를 반복했던 일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고 공감이 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침상, 측상, 마상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일까요?
침상, 측상, 마상 모두 열심히 할 일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여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내려오며 많은 사람이 경험하고 공감한 방법이기 때문에 여유를 갖는 것도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집에서는 안 되던 일이 카페에 가면 잘 되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성한 공간과 관련된 두 가지 기사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심지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도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카이스트의 Think, Talk, Make라는 공간인데요. 세 가지 공간의 용도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Think는 책과 자료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 공간, Talk는 구상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 Make는 회의를 통해 정리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을 만든 배상민 교수님도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고 말씀하시며 빛이 있고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 환경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을 쓰시는 김은희 작가님의 남편인 장항준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김은희 작가님조차도 갑자기 좋은 글을 뚝딱 쓰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공부하며 모두가 잠든 밤에도, 심지어는 술을 마시고도 글을 쓰신다고 합니다.
앞서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결국 창의성은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왜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을까 고민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을 부러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소개한 몇 가지 방법의 도움을 받는 것에 노력을 더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좋은 아이디어, 좋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기사
[참고자료]
이방실. (2013). 뷰자데(vuja de):문득 낯설게 보면. Dong-a Business Review, 136호
윤선영.(2016). 좋은 아이디어 원한다면 시간 더 주고 인내하시라.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16/03/14157/
Rober Sutton. (2003) 역발상의 법칙. 황금가지
Eric R. Kandel, Larry R. Squire. (2016). 기억의 비밀 (Memory : From Mind to Molecules): 정신부터 분자까지. 해나무
집사부일체. (2022.1.9). SBS. Ep.202-203
옥탑방의 문제아들. (2021.10.29). kbs. E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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