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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황가연 ]



말 한마디 없지만 시끌벅적한 곳을 아시나요? 

이곳에서는 이미지로만 소통할 수 있고 텍스트를 사용하면 강제로 퇴장, 일명 강퇴를 당하기도 한다. 



채팅의 목적



우리가 주로 채팅하는 동기는 소속감을 얻고 정보를 주고받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금지된 시기에, 우리는 온라인에 더욱 의존하곤 했다. 온라인 설명회, 온라인 대화 등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친목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소통의 요소로는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의 채팅이 많이 사용되었다. 


  • 카카오톡은 주로 연락처나 아이디를 기반으로 채팅이 이루어진다. 이외에도 같은 관심사나 지역, 나이를 중심으로 익명의 채팅이 이루어지는 오픈 채팅도 존재한다. 오픈 채팅 중에는 이미지로만 소통이 가능한 ‘고독한 채팅방’이 존재한다. 고독한 채팅방의 주요 관심사들은 주로 연예인, 국가대표, 동물 등이다.



고독한 채팅방에 참여하는 동기



고독한 채팅방에서는 답장이 오고 가지 않아도 된다. 고독한 채팅방은 아무런 대화 없이 그저 사진을 보내며 저장하는 공간인 것 같다. 실제로 고독한 채팅방에 참여하는 주목적에 관한 질문에는 사진을 보기 위해서, 큰 노력 없이 고화질의 사진을 저장하기 위해서, 접근성과 저장이 편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이 존재했다. 의무감 없는 대화는 부담 없는 가벼운 소통 정도로 여겨지며 이는 즉각적인 회신 압박이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채팅과 비교했을 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들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다. 가벼운 소통에서 같은 집단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도 또한 고독한 채팅방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다. 


뉴스 기사나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보는 것에도 채팅하는 목적과 비슷한 원리가 작용한다. 댓글을 보면서 우리는 동시대 사람과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채팅이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과 유사함을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의견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교하면서 바람직한 견해를 수용하고자 함이 있다. 우리는 비교를 통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견해를 수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이를 사회적 비교를 통해 충족하고자 한다. 즉, 채팅의 반응을 확인하거나 댓글을 보는 것은 내 의견에 대한 모니터링 수단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고독한 채팅방의 특징



고독한 채팅방은 대화의 방식이자 일종의 놀이이다. 특정 연예인의 사진을 공유하는 채팅방에 진짜 연예인이 등장해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고독한 채팅방의 참여자들에게 채팅방은 사진을 전송하고 저장하는 공간이자 즐거움을 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고독한 채팅방은 이미지로만 대화한다는 특징 외에도 익명으로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익명으로 이루어지는 대화에서는 자기 노출에 대한 피로가 적다.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노출할 수 있으며 부담 없이 채팅에 임할 수 있게 한다. 가벼운 소통으로 공동체 의식도 느낄 수 있기에 익명성에 대한 선호를 보이는 이들이 많다. 


또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는 자신의 의견에 대해 좀 더 강력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온라인 탈억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표현의 조절이나 감정의 조절이 평소와 다르게 표현될 수 있기에 익명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기도 하다. 주로 악성 댓글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 때문이다. 하지만 고독한 채팅방에서는 이미지로만 대화할 수 있으므로 욕설과 같은 폭언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소통방식의 변화



기존의 온라인 채팅의 상대는 주로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오픈 채팅과 같은 3세대 SNS의 등장은 같은 관심사나 지역, 연령의 사람들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인맥 범위의 제한을 없앴다.


고독한 채팅방의 채팅을 살펴보면 채팅 참여자들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 양질의 정보를 수동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람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 또한 일반적인 대화와는 다른 점으로 보인다. 상호작용의 방식은 이처럼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고독한 채팅방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통에도 책임감은 필요하며 채팅 상대에 대해 적지만 분명한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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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배소연 and 권순희. (2020). SNS <고독방>의 커뮤니케이션 양상 연구: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 이미지로 대화하기. 교과교육학연구, 24(3), 296-308.

오지현, 임소혜.(2018).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성향과 이용 동기가 계정 익명성에 미치는 효과.한국방송학보,32(4),33-64.

이은주, 장윤재.(2009).인터넷 뉴스 댓글이 여론 및 기사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지각과 수용자의 의견에 미치는 효과.한국언론학보,53(4),50-71.

“우리가 ‘댓글’을 보는 심리적인 이유는?”, YTN 사이언스,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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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20 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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