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지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박은지 ]
사진출처: pixabay.com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있다. 2020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SNS 이용률은 65.9%로 전년 대비 증가하였고, 특히 20대의 경우 90.7%, 30대는 86.2%로 젊은층에서 더욱더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친해지고 싶으면 전화번호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이제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물어보며, 여행을 가면 일명 ‘포토존’을 찾아다닌다. 놀러 갈 때는 ‘#핫플레이스’를 검색하고 인증사진은 필수다. SNS라는 새로운 소통의 창구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직접 가보지 않고, 사보지 않아도 사람들의 후기를 통해 정보를 얻으며 소비할 수 있다. 인연이 끊긴 친구들과 관계망을 통해 다시 연락이 닿기도 하고, 필요한 지식도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이런 SNS의 등장은 우리 삶에 윤택함을 안겨줄 것만 같았다.
SNS의 부작용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SNS를 통해 전파되는 허위사실, 부정확한 정보는 사람들을 선동하고, 잘못된 지식을 갖게 한다. 모방소비를 촉진시키는 게시물들과 그 속의 바이럴마케팅은 비합리적 소비를 이끈다. ‘좋아요’와 ‘팔로워 수’를 올려 ‘SNS 스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한 행위를 하다 민폐를 끼치기도 하며,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빚을 내서 소비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런 현상들을 보았을 때, 이제 SNS는 그저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 아닌, 다양한 관계가 생기고 사건들이 벌어지는 또 하나의 사회가 된 것이다.
SNS를 통한 학습과 모방
SNS는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현실’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SNS에 중독되며, SNS 속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이러한 현상은 쿨리의 ‘거울자아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쿨리는 우리의 자아가 타인과 타인의 반응을 통해 형성된다고 했다.
SNS에 글을 올린 사람은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반응을 얻으며, 각 반응은 게시자의 거울이 된다. 게시자는 반응을 확인하며 자신이 올린 글이 합당한 행위인지, 원하는 효과를 얻어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원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을 땐, 보통 자신의 평범한 모습이 아닌 어쩌면 과장되고 과시적인 모습을 올렸을 때일 것이다.
따라서 게시물의 ‘반응’이라는 거울을 통해 원하는 존재가 되었음을 확인한 게시자는 그러한 행위가 합당하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그러한 글을 올리려 할 것이다.
사회학적으로 자기과시적인 게시물에 대한 관심과 선망은 유한계층에 대한 선망이기도 하다.
현재 대부분의 SNS 셀럽들은 일명 ‘금수저’라고 불리는 부를 물려받은 사람 혹은 연예인 등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계정에서 과시적 소비와 과시적 여가를 드러낸다. 그들이 공개한 사진 속에선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정 상품들과 여행과 휴식 등 여유로운 삶이 존재한다.
사람들의 특정계층에 대한 선망은 특정계층에 대한 모방, 즉 특정계층의 삶에 대한 모방으로 이어진다. 게시물을 통해 그들이 어떤 물건들을 가졌는지, 어떤 장소에서 무엇을 하며 여가를 보냈는지 알아낸 후, 모방적인 소비를 하고 자랑을 하며 SNS에서만큼은 ‘그들과 같이’ 인식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모방 소비는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 SNS는 실제 사회 안의 부속된 또 다른 사회 형태일 뿐 진짜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와는 다르다.
SNS에 자신이 검열해서 올린 단편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와, 실제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평가의 차이에서 괴리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SNS에 더욱 집착하고 중독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과다한 SNS 이용은 자신보다 나아 보이는 타인과의 상향비교를 유발해 자신에 대한 실망감, 무능함을 경험하게 하고, 피로감, 우울, 불안 등 심리적 부적응을 겪을 수 있다.
사진출처: pixabay.com
초반에 말했듯이 SNS는 우리에게 좋은 매체이기도 하다. 옛 친구를 찾고, 인간관계를 넓히며, 기부 등의 좋은 일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모방의 대상이 되는 스타들의 행위가 선한 영향력이 되어 사회 전체에 좋은 인식을 퍼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SNS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주의하며 조심할 필요는 있다. SNS를 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SNS는 또 하나의 온라인 사회이나, 모든 것이 드러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자신이 SNS에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는 만큼 많은 사람들도 자신의 삶에 아름다운 부분만 공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당신은 SNS를 '이용'하고 있는가? 혹시 SNS에 무언가를 올리기 위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SNS는 당신의 삶을 유익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수단과 목적을 헷갈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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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 2020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세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은지, 최기현, 하정희.(2022).초기 성인의 COVID-19 스트레스와 우울의 관계: SNS 이용강도로 조절된 상향비교의 매개효과.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34(1),207-228.
한규석,「사회심리학의 이해, 학지사, 2017.
George Ritzer,「현대사회학이론과그고전적뿌리, 박영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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