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진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최유진 ]
출처: 픽사베이(Pixabay)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쉬운 사람이 있고,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정말 글로 표현하는 것과 말로 표현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까?
외향형(E)과 내향형(I)의 표현 방식 차이
MBTI는 융(C. G. Jung)의 심리 유형론을 근거로 마이어스(Isabel B. Myers)와 브릭스(Katharine C. Briggs)가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나눈 자기보고식 성격유형 지표이다.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네 가지 차원(주의초점, 인식기능, 판단기능, 생활양식)을 조합하여 총 16가지의 성격 유형을 제시하였다.
그 중 ‘주의초점’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해보자면, 에너지의 방향이 어느 쪽에 맞춰져 있냐에 따라 외향형(Extroversion)과 내향형(Introversion)으로 나눌 수 있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외향형(E)과 내향형(I)의 표현방식의 차이다. 외향형(E)의 글로 작성하는 것보다는 말로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향형(I)의 경우 말로 바로 표현하기보다 글로 작성하는 과정을 거치거나,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영임과 조세경(2015)은 영어의 말하기 영역에서 내향형보다 외향형이 유리하다고 선행연구를 요약하였다.
필자는 내향형으로 바로 말로 발표하거나 자신을 표현하기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개인의 성격 특성이 표현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각자에게 맞는 표현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내향형인 필자가 느꼈을 때 글로 표현하는 것의 장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표현방식 ‘글쓰기’에 대한 장점
필자가 작성하였던 이전 기사인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바스티유의 한 카페에서…’에서 분노를 올바르게 표출하는 방법으로 글쓰기가 제시되었다. 감정이 차오르는 순간 솔직하게, 거침없이 그 감정을 글로 풀어보고 감정을 온전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마구 글을 씀으로써 가지고 있던 분노를 한층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글쓰기는 외상 경험을 한 환자들에게도 사용되는 치료 방법이다. 글쓰기는 일종의 자기 노출이 가능한데, 외상 환자는 공개의 위험이 적은 글쓰기를 통해 자기 노출이 가능해진다. 글로 표현함으로써 외상 사건에 대해 억압된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외상 경험을 재경험하고, 이를 통해 병리를 예방하거나 치료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Greenberg, 1992).
또한 글쓰기는 메타인지(meta cognition)를 요구한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조절로, 쉽게 말하자면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다. 한은경(2021)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한 발짝 더 밖에서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된다고 보았다. 또한 자신에게 더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보았다.
필자는 글로 쓰는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에 대한 기록’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가 빠르게 유행하고 발전하며, 사진을 찍는 것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어느 날, 사진을 정리하며 ‘사진은 찍힌 그 순간을 기록하지만, 그 당시에 나눴던 대화나 감정은 남기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사진에도 담길 수 있겠지만 조금 더 자세한 기록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느끼며 사진과 함께 글로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일기를 작성하더라도 사진과 글이 함께 있다면 생생함이 더욱 극대화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와 말하기: 인간의 동일한 언어 행위
그렇다면 글쓰기와 말로 표현하는 발표는 구분되어있을까? 그렇지 않다. 직관적으로 글로 쓴 내용을 발표하기도 하고, 발표를 위한 대본도 글쓰기에 포함이 된다. 또한 황성근(2009)은 말하기와 글쓰기는 인간의 동일한 언어 행위로 메시지의 전달 방법(문자/구두)에는 차이가 있으나 언어 행위의 과정은 거의 동일하게 이루어진다고 말하였다.
필자는 취미로 ‘다이어리 꾸미기’를 한다. 글로 정리하는 것의 장점을 알고 사진을 넘어서 글로 모든 것들을 정리해보려는 습관을 지니려고 노력 중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은 기록을 더욱 자주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의 표현 방식은 무엇인가?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지난기사
<참고문헌>
이승희(Lee Seunghee). "자기인식 다이어리를 활용한 수업이 대학생의 안녕감에 미치는 효과." 동아인문학 0.37 (2016): 869-889.
최영임(Youngim Choi). “대학생의 MBTI 성격유형에 따른 영어 말하기 활동 차이 분석”
심리유형과 인간발달 18.2 (2017): 27-49.
황성근 (Seong Keun Hwang). "말하기 교육에서 글쓰기의 효과와 연계방안." 작문연구 0.8 (2009): 111-137.
손희정 (Hee Jung Son),and 신희천 (Hee Cheon Shin). "주관적 외상 사건에 대한 구조화된 글쓰기의 효과." 상담학연구 14.6 (2013): 3237-3259.
[한은경의 심리학 교실] 글쓰기에 숨겨진 심리학(http://www.jndn.com/article.php?aid=1637815403327262181. 2022.04.14. 검색.)
“메타인지”, 「생활 속의 심리학」,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2534&cid=59039&categoryId=59044. 2022.04.14. 검색.)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