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주원 ]
최근 몇 년 만에 조우한 대학교 동기 선배와 밥을 먹던 중에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주원아 너는 1학년 때랑 느낌이 달라졌다? 이렇게 사교적인 친구인지 몰랐어”
대학교 1학년을 돌이켜보면 오래 머물었던 아산을 벗어나 서울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성공적이지 못했었다. 그때의 난 사람들과의 관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았다. 적당히 사귀면 상처를 받지 않겠지라며 온갖 방어기제로 나를 사람들로부터 방어했었다. 하지만 실상 나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이렇듯 불안정 애착이 안정애착으로 변화한 경우 이를 ‘획득된 안정애착 earned security’이라고 정의한다.
획득된 안정애착 earned security, 어떻게 안정형으로 향할 수 있는가
<내 마음을 읽는 시간> 저서는 성인기의 획득된 안정애착은 좋은 관계의 경험이 누적되고 반복될 때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이와 유사하게 획득된 안정애착 유형자들을 대상으로 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결혼, 상담, 명상, 독서 및 글쓰기, 상담을 통한 자기 성찰, 긍정적 관계 경험 등이 획득된 안정애착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고 대답하였다. 다양한 요소들의 근간은 ‘좋은 관계’이다. 글쓰기, 독서, 명상, 상담, 자기 성찰 등은 결국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할 때 가능하며, 결혼과 긍정적 관계는 타인과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었을 때 이루어지게 된다. 타인 그리고 나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지런함 속 애착 문제
<내 마음을 읽는 시간> p.63中
‘감정적으로 흔들리거나 취약해졌을 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더 많은 일이나 운동, 자기 계발을 위한 프로그램 등으로 스스로를 몰아 대는 것은 대개 무능하다는 느낌, 외롭다는 느낌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 p.63)
만약 당신이 ‘왜’ 하는지 모르는 채로 계속할 일을 찾고 있다면, 자신의 애착 유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지런함 속에 숨겨져 있는 불안함과 마주할 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 획득된 안정애착에 한걸음 가까워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수히 마주하게 될 다양한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안정적으로 관계를 맺을지 혹은 불안정적으로 관계를 맺을지, 그 해답은 나에게 달려있다. 그 과정이 힘들 지도 모른다. 오은영 박사님이 ‘뼈를 깎는 고통’이라고 표현하신 것처럼. 그럼에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위에 나열했듯이 글을 쓰며 성찰하고 , 독서를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며, 상담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스스로를 존중하게 되고, 부지런함 마음들 속에 잔존하는 불안을 이해하고, 이런 총체적인 과정들로 하여금 나를 이해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된다.
애착 유형에 영향을 주는 부모님들 역시도 부모가 처음이라, 그리고 부모님의 애착 유형 역시도 대물림된 것이기에 양육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정할 건 인정하되 바꾸어나갈 수 있는 부분들은 노력해 나가보자. 어려서 형성된 애착 유형으로 나머지 인생에 영향을 주며 살아가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길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보자.
다만 애착 유형은 유형일 뿐이다. 성격처럼 무엇이 옳고 나쁘다가 아니다. 개개인 본연의 애착 유형을 인정하며, 그것에 회의감을 느끼지 않고 스스로의 감정을 존중하고, 안정성(자존감, 자긍심, 인애심)을 높여가려고 할 때 획득된 안정애착으로 향하게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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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서미경, 정남운.애착 유형의 비연속성에 관한 연구: 획득된 안정애착과 현재의 불안정애착 간의 내적작동모델 비교*, Journal of Human Understanding and Counseling 2016, Vol. 37. No. 1. 67-85
변지영.(2017). 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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