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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그 어떤 기억보다 생생하다: 회고 절정에 관한 이야기
  • 기사등록 2022-05-31 08: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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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유림 ]


여러분이 종종 부모님께 과거에 어떤 분이셨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대학생 시절, 혹은 사회초년생 시절을 이야기해주십니다. 그것도 방금 겪은 듯 아주 생생하게 말이에요. 부모님도 그들의 청춘 시절을 그리워하시는걸까요? 혹은 20대에 기억력이 가장 좋아서일까요? 물론 그것들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아래에서 그 과학적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회고 절정, 그리고 세 가지 가설


 

한 실험에서 40세 이상의 참가자들에게 평생에 걸친 생활 사건들을 회상하도록 요청했을 때, 모든 사건들 중 10대에서 30대 사이가 가장 우수하게 기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중장년기의 사람들이 청소년기와 젊은 성인기에 관해 우수하게 기억해내는 것을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이라고 부릅니다.

 

회고 절정에 대해서는 세 가지 가설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기 이미지 가설, 인지 가설, 그리고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입니다.

 

먼저 자기 이미지 가설은 개인의 이미지가 형성될 때의 기간동안 기억 부호화가 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Clare Rathbone과 동료들이 참여한 실험에서, 그들은 참가자에게 나는 ~이다(I am ~)라고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완성하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자기 이미지와 관련된 기억을 형성할 수 있었고, 이러한 기억은 대부분 자아가 나타났다고 느끼는 나이 근처에 정상 분포되어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각 문장들과 관련된 사건을 완성하라고 요청했을 때, 대부분은 회고 절정 기간에 발생한 것들이었습니다. 실험 결과를 통해, 사람들은 자아를 청소년기에서 젊은 성인기 사이에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인지 가설입니다. 인지 가설은 인생에서 급격한 변화 이후 안정성이 따를 때 기억 부호화가 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소년기와 젊은 성인기에 겪는 대학 입학과 졸업, 사회로의 진출, 결혼 등의 인생에서 큰 사건을 마무리하고 30대 이후에 안정적인 삶을 영위합니다. 실제로 인생에서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이민을 겪은 집단을 나이에 따라 비교했을 때, 30대에 이민을 간 집단의 경우 회고 절정의 연령이 20대에 이민을 간 집단보다 뒤로 밀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는 인지 가설에 따른 기억 부호화를 지지해줍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입니다. 사람들은 개인적인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개인적 라이프 스크립트와, 문화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 의해 예상되는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로 나뉘는데, Berntsen과 Rubin(2004)은 개인적 스크립트가 문화적 스크립트에 부합할 때 기억이 더 잘 회상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회고 절정에 대한 가설들을 정리하자면, 자기 이미지 가설은 회고 절정을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는 기간이라고 설명하였고, 인지 가설은 급격한 변화 이후에 기억 부호화가 더 잘 된다는 점을,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은 문화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사건을 회상할 때 더 잘 기억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위의 설명들을 바탕으로 했을 때 중장년이 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아마 20대의 모습을 가장 잘 떠올릴 것입니다. 이 글을 보는 대학생들은 나중에 본인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지 잘 생각해보고, 지금부터 차곡차곡 그 모습들을 이루어나가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나의 대범하고 멋진 모습을 되돌아보는 일은 그 무엇보다 행복한 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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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Rathbone, C. J., Moulin, C. J., & Conway, M. A. (2008). Self-centered memories: The reminiscence bump and the self. Memory & cognition, 36(8), 1403-1414.

Berntsen, D., & Rubin, D. C. (2004). Cultural life scripts structure recall from autobiographical memory. Memory & cognition, 32(3), 427-442.

Goldstein, E. Bruce. 인지심리학. 서울: Cengage learning,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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