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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박진형 ]



최근 빅뱅의 디지털 싱글, <봄여름가을겨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많은 네티즌은 빅뱅의 신곡이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고 그 향수에 잠긴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대중은 빅뱅의 음악에 더 열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음악은 기억에 남아 추억이 되고, 추억은 우리를 향수에 젖게 만드니까.

우리는 분명히 그 시절을 살아갔다. 그리고 단순히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켰고 그 음악을 감상했을 뿐이다. 몇 년이 지나 그 노래를 재생하면 그 시절의 '나'에 대한 기억들이 스쳐 간다. 감성에 젖거나 향수에 잠기거나 때로는 부끄러운 기억에 몸서리가 쳐지기도 한다. 중요한 건 음악이 나의 과거를 현재로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음악. 그것은 어떻게 우리의 과거를 지배하고 현재로 과거를 인출하여내는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 당신이라면 혹은 과거를 지우고 싶은 당신일지라도 이 기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음악이 가져온 추억


음악은 추억을 일으키고 향수를 일으킨다. 음악뿐만이 아니다. '겨울 냄새'와 같은 단어도 종종 사용된다. '겨울 냄새"라는 것은 정의된 것도 아니고 정의할 수도 없다. 단순히 기억과 추억을 위해 사용되는 일상적 구어일 뿐이다. 혹은 '고향 냄새' 등 여러 가지 정의되지 않는 것들을 통해 추억을 표현하기도 한다.

음악은 어떻게 우리에게 추억을 가져오는가. 결국 추억은 기억의 인출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회상되는 과거의 추억들은 암묵적 기억의 인출이다. 암묵적 기억은 반사적이고 자동적인 기억으로 무의식적으로 우리 몸에 스며든다. 그리고 그 기억은 대게 평생 우리의 기억에 잠재된다.

결국 음악과 맺어진 추억은 우리의 의도와 관계없이 우리의 무의식에서 평생을 함께하는 것이다. 일례로 치매 환자들은 대부분 기억의 소실을 겪을지라도 음악의 자극이 나타날 정도로 음악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것이다. 이 사례를 통해 음악이 기억과 추억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 입증했다.



암묵적 기억이란


그렇다면 암묵적 기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기억의 범주화를 쉽게 접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기억은 단순히 하나의 형태로서 과거나 현재 정보의 저장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다.

기억은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으로 나뉜다. 장기 기억은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으로 구분된다. 명시적 기억은 서술적 기억으로서 의도된 경험적이고 사실적인 기억이다. 한편 암묵적 기억은 비서술적 기억이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무의식에 내재하는 기억으로 간접적이고 무의식적인 기억이다.

'몸이 기억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역시도 암묵적 기억이다. 정의 내리기 곤란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기억이다. 여기에는 정서적이고 행동적이며 신체적인 기억이 포함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역시 암묵적 기억이다. 심지어 암묵적 기억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그것을 인식했는지조차 구분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연구 결과에서 암묵적 기억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스포츠 경기장 내 전광판에 A사의 광고를 개재했다. 그리고 이 광고에 대한 주의도와 간섭 요소를 조절하여 광고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주의가 낮은 그룹은 A사의 명시적 기억에서 주의가 높은 그룹보다 낮은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암묵적 기억은 주의의 높낮이나 간섭 요소와 관계없이 비슷했다.


즉, 암묵적 기억은 자신의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기억으로 저장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습득된 기억은 우리의 뇌에 남아 자극을 주는 것이다.



마치며


어린 나이임에도 향수에 푹 빠지고 싶은 날들이 있다. 노래를 듣다 보면 과거 속의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과거는 미화되고 과장되어 마음을 녹인다.

어제와 오늘의 고단한 하루하루는 미래에 어떤 과거로 포장될지 모른다. 혹자는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힘겨운 오늘과 보이지 않는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를, 때로는 과거가 위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 저녁에는 가장 행복했던 그때의 노래를 틀어두고 잠시 회상에 잠기는 사치를 만끽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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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HiDOC [왜 음악을 들으면 옛 추억에 젖어들까?]. (2021). URL :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634833

이지영. (2006). 뇌 연구방법론을 통해 살펴본 음악 처리과정 연구, 낭만음악, 18(3), 69-146.

최정아. (2015).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 비교를 통한 경기장 A보드 광고 효과 분석(스포츠매니지먼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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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07 06: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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