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The Psychology Times=조민경 ]
어린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의 일을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심심치 않게 어린 아이들이 뱃속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해 말을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곤 한다. 부모들은 그들이 정말 뱃속에서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상상해서 이야기하는 것인지 궁금해 할 것이다.
기억력에 대하여
사람은 어떠한 정보를 지각하면 부호화, 저장, 회상의 과정을 거쳐 기억한다. 이 기억은 사람의 의식 속에서 몇 분 가량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단기 기억과 영구적으로 저장되어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장기 기억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사람의 최초의 기억은 언제인가? 실제로 어린 아이들이 태아 시절을 기억한다면, 인간은 태아기때부터 기억 작업 능력을 갖추어야한다. 뇌는 태아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발달하게 되며 1개월부터 기본적인 뇌 구조가 형성된다. 6개월이 지나고부터는 시냅스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매일 약 5~6천개의 뇌세포가 형성된다. 기억력은 3개월에 접어들며 서서히 생겨난다. 하지만 이 시기의 기억력은 단기, 장기 기억력의 형성보다는 외부의 자극에 대한 일시적 기억이다. 단기기억은 8개월부터 형성되며 몇분에서 몇시간 정도 정보를 기억할 수 있다.
태아기 때 기억력이 생기지만, 영유아기 시절 이 기억을 회상하고 인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여전한 논란거리이다.
아동은 태아기 시절을 기억할 수 있다
어느 날 한 아이는 말한다. ‘내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 아빠 싸워서 슬펐어.’ 정말 아이가 기억하고 말하는 것인지 부모는 놀랍고 혼란스럽다.
태아의 뇌가 기억한다는 사실은 부모의 목소리를 갓 태어난 신생아가 기억한다는 사실을 통해 입증될 수 있다. 신생아는 울다가도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면 울음을 멈춘다. 실제로 1994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파이퍼 교수는 신생아가 출생 후 2일 이내에 어머니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기억력이 생겨나는 3개월부터 태아는 엄마의 행동, 외부자극에 반응하고 이를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아동은 태아기 시절을 기억할 수 없다
위와 반대로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태아기 시절의 기억은 실제 자신의 기억이 아니라 꾸며내거나 왜곡된 말이라고 주장도 있다. 이는 ‘인플리스 메모리’라고 하며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의 기억이 아닌,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간 환경적 요인에 의한 기억이라는 것이다.
또한 어린 아동의 기억 회상 능력에 대하여 아동의 보고가 불완전할 수 있으며 아동의 기억 전략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산출하고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기사
참고문헌: 정미라,권정윤,박수경(2011). 영유아 관련 뇌 기반 연구에 대한 고찰.한국유아교육학회. 유아교육연구 제31권 제2호
권영민,이춘재(2003). 아동의 사건기억 회상에 대한 인지면접의 유용성. 한국심리학회 산하 한국발달심리학회
안성우, 서유경, 김유(2011). 작업기억의 발달에 관한 실증적 연구. 언어치료연구, 20(1). 69-85.
박효미,정경희.(2014).태아 커뮤니케이션. 출판지: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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