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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생각보다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사회불안장애와 자기초점적 주의 및 사후반추 사고의 관계
  • 기사등록 2022-06-15 06: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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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동혜 ]



누구나 하나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볼이 쉽게 빨개진다거나, 발표만 하면 긴장하고 목소리가 떨린다거나, 짝눈이라거나.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매우 크게 다가오는 게 있다. 콤플렉스를 신경 쓰지 않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알아챌까 일상적으로 의식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많다. 볼이 조금만 빨개져도 숨기려 하고, 발표 상황을 두려워하고, 짝눈을 가리기 위해 눈 화장에 열중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때때로 소위 말하는 ‘이불킥’을 하면서 자신의 콤플렉스가 드러났던 상황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수치심과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몰두하는 것, 특히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의 부족한 점에 몰두하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성이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불안과 우울을 심화하여 정신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자기초점적 주의와 사후반추 사고



이처럼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인지 과정은 자기초점적 주의와 사후반추 사고로 설명된다. 자기초점적 주의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행동, 외모 등과 같은 내부자극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주의를 의미한다. 예컨대 타인과 대화하는 상황에서 자기초점적 주의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대화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자신의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지에 대해서 과도하게 의식하게 된다.


자기초점적 주의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적응적인 자기초점적 주의는 내적 성찰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므로 심리적 안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부적응적인 형태의 자기초점적 주의는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정신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부적응적인 자기초점적 주의는 내부자극에 대한 지나친 몰입과 그것을 해석하는 융통성의 상실을 특징으로 한다. 부적응적인 자기초점적 주의를 보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전혀 알아채지 못 할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부정적으로 평가당할까 불안해 한다.


한편 사후반추 사고는 사회적 상황이 종료된 이후 나타나는 인지적인 처리과정으로서 이미 지나간 상황의 부정적인 면과 그 상황 속에서 느꼈던 부정적인 기분을 반복적으로 반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후반추 사고는 불안과 수치심을 지속시키며 반추 과정에서 기억이 왜곡되면서 더욱 극심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사회불안장애와 자기초점적 주의 및 사후반추 사고의 관계


 

사회불안장애란 타인에게 면밀하게 관찰될 수 있는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고 자신이 부정적으로 평가될 것을 두려워하는 불안장애의 한 유형이다. 이는 발표나 공연과 같은 수행 상황에 한정하여 나타기도 하고, 일상 대화를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자기초점적 주의와 사후반추 사고는 사회불안장애와 원인이자 특징적 증상으로 여겨진다. 개인이 사회불안 유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자기초점적 주의가 나타나면 생리적 각성 정도와 신체적 반응 등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지각한다. 얼굴이 아주 조금만 빨개져도, 목소리가 아주 조금만 떨려도 그것을 매우 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회불안 수준이 높은 사람은 사회불안 유발 상황 이후 더 많은 사후반추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자기초점적 주의와 사후반추 사고는 사회불안을 증가시키며, 증가된 불안이 더욱 부적응적인 인지 과정을 유발하여 악순환을 형성한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다. 볼이 빨개지든 말든, 발표할 때 목소리가 떨리든 말든, 짝눈이든 아니든 신경쓰지 않는다. 스스로에게는 엄청난 콤플렉스일지라도 남들은 그것을 알아채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고 알아챈다 하더라도 금방 잊어버린다. 또한 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것을 이유로 당신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기거나 비웃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저마다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콤플렉스는 당신이 약하거나 모자란 사람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콤플렉스를 드러내는 것이 처음에는 두렵고 주저될 수 있다. 하지만 용기 내어 온전한 스스로의 모습을 당당히 내보여보자.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에 오히려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아마 그들 중 대다수는 당신이 스스로 부족하다 여기는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불안해하던 마음을 조금 내려두고 오롯한 자기 자신으로서 사회를 마주하길 바란다.

 



참고문헌

김기호, 이장한. (2013). 사회불안이 사후반추사고 및 생리적 각성에 미치는 영향.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32(1), 1-12.

류석진, 조현주. (2017). 부적응적 자기초점주의와 반추가 사회불안과 우울에 미치는 영향.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36(3), 339-350.

박은, 김정민. (2017). 대학생의 부적응적 자기초점주의, 사회불안 및 우울 간의 관계.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22(3), 669-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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