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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똑같은 행동임에도 나는 괜찮은 이유
  • 기사등록 2022-06-17 18: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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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유림 ]


‘내로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내가 기혼자와 사랑을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기혼자와 사랑을 하면 불륜이라는 뜻에서 시작된 유행어입니다. 요즘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자신의 행동에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타인의 행동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정치에서도, 회사나 공적인 업무를 보는 자리에서도, 심지어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좋게 평가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귀인, 그리고 행위자-관찰자 효과로 인해 내로남불이 발생한다고?



내로남불은 심리학 개념 중 귀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귀인이란 자신이나 타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유를 추론하는 과정입니다. 귀인에 관해 연구한 Heider(1958)는 행동의 원인을 행위자의 내부에서 탐색하는 성향 귀인과 행동의 원인을 상황에서 탐색하는 상황 귀인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가령 학교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 ‘나는 공부 못하는 두뇌를 타고났어’라고 성향 귀인할 수 있는 반면 ‘시험칠 때 앞사람이 다리를 너무 떨어서 집중하지 못했어’라며 상황 귀인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귀인의 한계점 중 타인의 행동은 성향귀인, 나의 행동은 상황귀인하는 ‘행위자-관찰자 효과’는 내로남불을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경향성입니다. 운전 상황에서의 행위자-관찰자 효과 연구에 따르면, 끼어들기 상황의 경우 행위자 관점에서 자신의 위험 운전에 대해 상대운전자가 경험할 것으로 추정한 분노수준에 비해 관찰자 관점에서 실험참가자들이 상대운전자에 대해 경험하는 분노수준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는 결론을 도출해냈습니다(이재식, 2014).

 

그렇다면 귀인에서의 행위자-관찰자 효과를 예시를 들어 확인해볼까요?

 

당신은 친구와 오후 12시 30분까지 학교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12시 40분이 되어도, 12시 50분이 되어도 친구가 연락 한 통 없이 오지 않더니, 약속시간으로부터 30분이 지난 오후 1시에 급하게 전화를 해서 ‘오던 도중에 휴대폰을 지하철에 두고 내려서 찾느라고 늦는다는 연락도 못했다’며 늦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당신이 그 친구를 저번에도 지각을 했으며,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각의 원인을 그 친구의 내부에서 찾은 성향 귀인이라고 설명이 가능합니다. 반면 친구의 입장에서는 지각을 할 의도가 없었는데 휴대폰을 잃어버린 탓에 어쩔 수 없이 늦었으며, 지각의 이유를 휴대폰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찾기 때문에 상황 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자-관찰자 효과는 자신에 관한 내적 정보는 잘 알고 있는 반면 타인의 내적 정보는 잘 알지 못하는 정보의 차이가 원인일 수 있는데, 잘 알고 가까운 친구나 친적, 가족들에게는 행위자-관찰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 만약 약속한 친구가 초등학교때부터 10년 넘게 알고 지낸 정말 친한 동네 친구라면 당신은 그 친구가 원래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 걸 잘 알기 때문에 상황 귀인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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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재식. (2014). 성별과 운전경력에 따른 행위자-관찰자 관점에서의 운전분노 차이: 운전 시뮬레이션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0(2), 107-131.

정태연. 사회심리학. 서울: 학지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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