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림
[The Psychology Times=김유림 ]
수업을 진행할 때, 발표를 활발히 하는 학생들이 많은 반에서는 개인이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합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반의 경우 발표를 하고 싶은 학생들이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타고난 성향이 발표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사람의 경우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꺼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향만큼이나 ‘집단의 영향’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집단과 개인의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집단의 영향을 받는 개인
집단의 영향을 알아보는 Asch(1955)의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연구자는 여러 명의 실험자에게 선분 하나를 보여준 후, 다른 세 가지 선분 A,B,C 중 어떤 것과 길이가 같은지 대답하도록 요청합니다. 이 실험의 결과는, 길이가 같은 선분이 명확함에도 미리 섭외해둔 연기자들이 앞서 대답한 답을 선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집단의 영향력이 개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집단의 영향력과 동조 효과는 개인이 그 집단에 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경우에 더욱 강해집니다. 예를 들어 수능을 3년 가까이 준비해서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면, 그 대학의 영향력을 더욱 많이 받게 되고 더 큰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려고 노력하며, 그 대학과 관련된 집단을 더욱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권위에 복종하는 개인
심리학에, 그리고 집단의 영향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Milgram의 복종 실험에 대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입니다.
Milgram은 처벌 강도가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다고 안내하며 실험자를 모집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명은 학생, 한명은 선생님으로 둔 후 학생 역할의 참가자가 문제를 틀릴 경우 전기 자극을 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이 강도는 문제를 틀릴 때 마다 점점 올려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처음 연구자들이 이 실험을 설계할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높은 강도의 전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참가한 40명 모두 300V까지 강도를 높였으며, 그 중 가장 높은 강도인 450V를 준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요? 실험을 지시하는 연구자가 권위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했다는 점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행위자는 권위를 가진 사람이 명령해서 이행했다고 책임을 전가할 수 있고, 이러한 복종은 권위자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신분이 뚜렷할 경우에 더 강해집니다.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그렇다면 개인은 집단의 영향에, 그리고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에게 좌지우지되는 약한 존재일까요?
아닙니다. 개인 또한 집단에 영향을 미치고 집단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2008년에 EBS에서 방영한 ‘다큐프라임’ 중 '인간의 두 얼굴, 제 1부 상황의 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가지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기자 세 명을 섭외한 후 하늘을 가리키며 바라보는 것인데, 세 명이 돌아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지나가던 다른 사람들이 가리키는 하늘에 주목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인성호’라는 사자성어 또한 3의 법칙을 담은 말입니다.
이렇듯 소수의 영향력이 집단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소수의 영향력은 다수의 영향력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소수의 의견이 일관적이고 논리적일 경우에 사람들은 체계적인 정보처리를 거치고, 이 과정에서 태도가 변화합니다. 다수의 영향력은 외현적 행동만 불러오는 반면, 내면의 태도변화까지 불러온다는 점에서 소수의 영향력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개인과 집단은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고 상호작용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수많은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영향력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면, 나에게 더 나은 선택이 어떤 것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길 희망하며, 오늘의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지난 기사
공부에 숨은 심리학: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사람의 시험 점수가 더 높다?
나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그 어떤 기억보다 생생하다: 회고 절정에 관한 이야기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똑같은 행동임에도 나는 괜찮은 이유
‘그럼 이 정도는 들어줄 수 있지?’, 왜 부탁을 거부하기 어려울까?
참고문헌
김영석. 설득 커뮤니케이션. 경기도: 나남, 2019.
EBSDocumentary (EBS 다큐). (2013. 1. 13). EBS 다큐프라임-EBS Docuprime_인간의 두 얼굴 제1부, 상황의 힘_#005 [비디오 파일]. 검색경로 https://youtu.be/1g9LJ-lWQb4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