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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공감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키워줄걸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07-18 07: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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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MQ(Moral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2 : 공감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키워줄걸(제일 크나큰 보람)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을 내리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을 내린다. (공자)-명심보감 1장 1절-

좋은 사람의 삶은 사소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혀진 친절과 사랑의 행동들로 대부분 채워진다.        – 윌리엄 워즈워드 –




『안씨가훈』을 지은 안지추는 이타주의자의 무리를 ‘뜨거운 배를 가진 사람들’이라 평했고 이기주의자의 무리를 ‘차가운 창자를 가진 사람들’이라 평했습니다. 그 사이에 있는 부류를 일반적으로 우리는 개인주의자라고 부릅니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희 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의 삶은 개인주의를 선호하면서 살아온 지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개인주의의 핵심을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도 피해를 주지 않겠다. 당신도 내게 피해를 주지 마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 아이들은 부모와 사회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더욱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띤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최근 크게 화제가 되었던 『90년대생이 간다』에서도 이런 내용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통계청의 2019년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제일 높은 비율(29.8%)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연예인을 관찰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듯 혼자만의 삶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사이에 있는 굉장히 중용에 가까운 합리적인 이미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주의는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적 소통이 부족하다는 단점 또한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사회로의 진행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혼자만 행복하게 살면 된다는 삶은 고립을 불러오기 쉽습니다.


◇ 나눔을 배울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봉사활동


 개인주의적 삶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푸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처해있는 교육환경은 대부분 남보다 내가 앞서야 성공할 수 있는 방정식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육은 결국 다른 사람도 생각하는 삶이 아닌 자신만 알게 만듭니다. 점점 자신을 갉아먹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명심보감』 첫 번째 장의 제목은 ‘계선(繼善)’입니다. 착하게 살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은 다양한 방식들이 있습니다.


베트남 개안 봉사활동 단체사진

봉사활동은 함께 나누는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몇 년 전에 기회가 닿아 라오스와 베트남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라오스에서는 시골 학교의 시설개선공사 봉사활동을 했고 베트남에서는 백내장과 안(眼)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돕는 개안수술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운동장은 물론 화장실과 놀이터조차 없는 시골 학교, 작은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실명까지 이어지는 열악한 의료환경을 직접 보며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뜻깊었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내가 항상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아이들과 함께 직접 데리고 봉사활동을 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너무 어린 경우에는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으로 도움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아이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더 생긴다는 이유로 꺼리기도 합니다. 현재는 코로나19라는 난관도 있어서 직접 하는 봉사활동이 쉽진 않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아이들에게도 분명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봉사활동은 VMS나 1365 같은 봉사활동 대표 사이트나 포털사이트 카페뿐만 아니라 지역 복지관이나 구청을 통해서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VMS 홈페이지

아이들이 밥을 먹지 않고 투정을 부릴 때 부모는 늘 아프리카 아이들을 주제로 일장 연설을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자주 접했던 레퍼토리였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은 부모가 쏟아내는 일장연설의 대부분을 공감하지 못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고요. 실제로 눈과 몸으로 겪어보고 느껴볼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랬듯 경험을 해봐야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아이는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가 겪는 삶이 당연히 누리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 노력봉사가 힘들다면 기부도 좋은 방법

 육체적인 활동이 주가 되는 일명 노력봉사는 조금 미뤄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돕는 방법은 또 있었습니다. 다양한 비영리단체에 후원금을 내서 도움을 주는 방법을 생각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3학년이 되었을 때 저와 쌍둥이의 용돈을 반씩 보태 후원할 단체를 골랐습니다. TV에서 다양한 비영리 단체들의 사회공헌 홍보영상을 보면서 어떤 기관에 후원하는 것이 좋을지 토론했습니다. 이런 활동은 아이들의 가치판단 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었고 단체는 아주 많았으니까요. 아이들은 굿네이버스의 ‘아프리카 식수개선 프로젝트’와 그린피스의 ‘바다쓰레기 줄이기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이들과 결정해서 하고 있는 기부내역들그렇게 비영리단체에 대한 후원은 기존에 후원하던 국제 실명 구호기구인 비전케어와 세이브더칠드런까지 포함하면 총 네 군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단체에 지원하는 비용을 설명해줬더니 대뜸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히 적은 돈은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대신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아이들에게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더 큰 기부를 하시는 훌륭한 분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의 도움이지만 지금부터 아이가 인생에서 나눔을 첫걸음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 입장에서는 왜 이런 활동을 해야 하는지 온전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진심으로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억지로 하는 경험들이라고 할지라도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봉사활동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경우로 이어지는 사례도 상당히 많습니다.


현행 교육제도에서 중고등학생은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둘째 치더라도 누군가를 도우며 보람을 얻는 경험들은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고 더 이타적으로 살도록 하고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 규칙과 질서를 잘 지키고 남을 도울 줄 아는 아이


질서는 의외로 아이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질서는 자신의 양심과 상대방의 배려, 사회적 규범을 모두 배울 수 있는 덕목입니다.  질서를 잘 지키는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선생님께 더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복도에서 뛰지 않기, 줄 서기, 주위 먼저 청소하기, 함께 쓰는 물건 깨끗하게 쓰기, 공공장소에서 떠들지 않기, 빌린 책 깨끗이 보기, 아무 데나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규칙과 질서는 범위는 상당히 넓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다 보면 규칙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는 것을 싫어하기에 규칙을 어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공감 능력이나 이타심보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한테 그런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체육시간 같은 신체활동을 할 때나 온라인 수업시간에 계속 본인의 말만 하려고 드는 형태로도 나타납니다. 이런 부분을 놓치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도 애를 먹을 수 있습니다. 자기 뜻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놀이를 함께 할 때도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며 규칙을 잘 지키면 칭찬을 해줄 수 있도록 합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이타적인 마음을 가졌다는 의미겠죠. 준비물을 빌려준다든지, 무거운 것을 같이 들어준다든지, 할 일을 함께 도와준다든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찾아보면 무궁무진합니다. 아이에게 항상 친구를 도와주는 것을 강조하고 친구를 도와주었다고 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쁜 마음으로 칭찬해주세요.




부산의 한 초등학교의 운동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어달리기를 하던 한 아이가 중간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달려가던 아이들이 갑자기 하나둘씩 멈춰 서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오던 길을 되돌아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운 네 명의 아이들은 함께 걸어서 결승점에 들어오게 됩니다. 어른들도 하기 힘든 상대방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마음을 행동으로 아이들이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3-1 도덕 수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런 아이들이야말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결코 가질 수 없다고 알려진 이타심과 공감 능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남을 도울 때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도움을 줄 때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2011년 UN 평화의 날 행사에서 세계적인 가수인 스티비 원더는 그의 발언 차례에 마이크가 꺼져 있어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옆자리에 앉은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그를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를 돕기 전 김연아 선수가 스티비 원더 뒤에 서 있던 비서에게 '제가 이분을 도와드려도 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도움을 주는 모습뿐 아니라 상대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커다란 감동을 느꼈다고 합니다.


◇ 사람을 넘어 더 큰 세상에 대한 공감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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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그린피스의 활동에 대한 후원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공익광고를 본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을 먹고 폐사하는 바다 동물들을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닐봉지에 몸이 걸려서 발버둥 치는 거북과 플라스틱을 먹고 폐사한 고래의 이야기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이들과 저는 평소에 했던 것보다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더 꼼꼼하게 하기로 했고 일회용품을 쓰는 것을 줄이는 것에 신경을 쓰기로 했습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 역시 우리 아이의 공감 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키우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들과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요즘 E(Environment, 환경), S(Social,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의 줄임말인 ESG가 기업경영의 핵심 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관심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린피스의 직원이 환경 관련 주제로 팟캐스트에 출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나 자동차 운행이 줄어 하늘이 엄청 깨끗해졌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강한 햇빛을 막아주는 차단막 역할을 했는데 미세먼지가 없어지자 오히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이죠. 참으로 놀랍고도 모순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며 느꼈던 섬뜩한 상상도 있었습니다. 우리 손자, 손녀 세대에는 지구라는 행성이 온전히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것이었죠.


늘 아이와 환경에 대해 관찰하거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나 하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재활용품으로 배출하는 플라스틱은 왜 40% 정도밖에 재활용이 되지 못하는지, 전기차는 정말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지, 세계에서 연간 13억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며 그 처리를 위해 170조 리터의 물이 사용되는 것과 같은 조금 더 깊이 있는 질문은 아이가 조금 더 환경과 생명에 대해 고민하고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독한 혹한과 눈보라 속에서 산길을 가던 두 사람이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한 사람은 자기 혼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다며 쓰러진 사람을 못 본 체하며 떠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사람을 둘러업고 길을 걸어갑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는 분이 계시진 않을 겁니다. 미래형 인재는 협업하고 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감 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은 아이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말아야 할 덕목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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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7-18 07: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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