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HQ(Health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2 : IT 기기 사용 지도를 현명하게 할걸(한숨이 절로 나는 유튜브, 게임, SNS) 1부.
최고의 주사위 던지기는 주사위를 통 안에 그냥 넣어두는 것이다 -영국 명언-
전자기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란과 고민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전자기기에 빨리 노출을 시켜 전자기기에 대한 적응력과 자제력을 키울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콘텐츠는 주어진 상황 안에서 표현 방법과 의사소통을 배울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만이 아닙니다. 독일과 노르웨이 같은 교육선진국의 일부 학자들도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전자기기는 생각보다 부작용이 많습니다. 일본 센다이 소재 도후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TV 앞에서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 어린이들은 전두엽 앞쪽의 피질에 더 많은 양의 회색 물질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물질의 증가는 낮은 언어 지능과 관련이 있는 부정적인 현상을 초래한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또한 학습의 3요소인 기억력, 자제력, 어휘력을 떨어뜨리고 폭력성은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전자기기를 활용한 콘텐츠 중에서 유튜브, 게임 그리고 SNS는 학부모들이 가장 싫어하는 3요소입니다. 이 세 가지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학업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는 정보를 얻는 데에는 너무나도 큰 역할을 하지만 사색하는 능력, 학습하는 능력, 자기 조절력과 논리력을 키우는 데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유튜브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는 비슷한 분야의 영상들이 포화상태입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짧은 시간에 승부를 봐야 하는 특성상 유튜버들은 굉장히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미리 보기 사진), 영상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유해성에 대한 필터링도 완벽하게 되지 않다 보니 성인이 보기에도 민망한 영상들이 아이들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평균 10여 분 동안에 불과한 호흡이 짧은 영상들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집중력이나 인내심을 키우기가 힘들어집니다. 더 우려되는 사실은 이 시간마저도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틱톡이라는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짧은 집중력을 사용하는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서사가 있고 집중이 필요한 독서에 흥미를 갖지 못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유튜브는 지금도 1분마다 400시간씩 동영상이 업로드가 되고 전 세계에서 매일 10억 시간씩 재생되고 있습니다. 이제 생각보다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유튜브 평균 사용 시간은 하루에 1시간이라고 합니다. 유튜브의 무서운 점은 하나를 보고 나면 점점 더 비슷한 종류의 다른 자극적인 영상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입니다. 이렇듯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람들을 계속 붙잡고 동영상을 재생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광고 수입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아이스크림 에듀에서 실시한 초등생 유튜브 사용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3명 중 한 명은 유튜브를 매일 본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정말로 잘 써야 약이고 조금이라도 잘못 쓰면 독이 따로 없는 양날의 칼이 바로 유튜브인 셈입니다.
◇ 게임
저는 한때 게임중독자였습니다. 예전에 리니지라는 게임을 엄청나게 열심히 해서 50명의 인원이 가입된 길드의 제일 높은 자리인 군주의 역할까지 경험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지나친 게임에 대한 몰입은 일상생활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깨달은 뒤 게임을 끊게 되었습니다. 아빠들이나 남자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게임’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아마 긍정적인 이미지를 찾기는 아마 힘들 것입니다.
아이가 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런 경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게임은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도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이 가져다주는 순기능도 어느 정도는 있습니다. 아이가 만약 게임을 좋아한다면 부모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적절하게 사용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과 아예 손도 못 대게 하는 방법입니다.
일단 시간을 관리하려면 시간제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알람을 맞추는 등 정확히 시간 약속을 정해야 합니다. 인터넷 서핑과 달리 게임은 연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을 딱 맞춰서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부모가 아이의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대화를 하거나 함께 게임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준다면 아이가 게임에 깊게 빠지지 않도록 통제 범위 내에 놓고 관리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 방식은 아이의 관심사를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소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 대신 게임상의 캐릭터 레벨을 올리기 위해 게임을 한다든지 하는 등의 행동은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접속해서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을 시켜주기보다는 컴퓨터를 개방된 공간에 내놓고 하게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게임의 종류를 선택할 때도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과 지나치게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의 온라인게임은 일명 현질(현금으로 게임상의 아이템을 사는 행위)을 유도할 뿐 아니라 게임 중 상대편 유저와의 갈등으로 감정을 상하거나 욕설을 배우기도 상당히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대방을 죽여야 승리할 수 있는 방식인 FPS(Fisrt-Person-shoote, 1인칭 슈팅게임)은 일명 감각 충돌이라고 불리는 인지부조화로 인해 멀미나 두통이 유발되기도 하고 폭력성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게다가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들이 평소 FPS를 자주 즐겼다는 뉴스도 걱정스럽습니다. 학계에서도 게임과의 인과성이 최종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게임이 폭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라고 합니다.(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의 팩트체크)
아이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드는 것을 막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와 같이 근무하는 직원 한 분은 어렸을 때 게임 중독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였나 하면 그분의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게임을 금지하면서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설정해 두었다고 합니다.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 키보드를 버튼을 하나씩 빼내서 샤프심을 끼워두었고 아버지가 비밀번호를 잠깐 풀어주는 순간 키보드의 버튼들을 다시 분리해 샤프심이 부서진 부분을 찾습니다. 심이 부서진 부분을 조합해서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서였죠.
이렇듯 한 번 깊이 빠져버리면 중독증상과 집념이 무엇보다도 커지는 것이 게임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게임 중독은 우울 증상, 높은 충동성, 여러 불안 증상을 유발하므로 어릴 때부터 유심히 잘 살펴봐야 합니다.
아예 손을 못 대게 하는 방법 쓰면 좋겠지만 무조건 막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게임은 단순히 공부를 방해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만으로 생각하는 것은 옛날 사고방식입니다. 이제 게임 산업은 첨단기술의 집합체일뿐더러 다른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미래사회의 중심이 되고 있는 메타버스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분야이기 때문에 마냥 금지하고 멀리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다칠까 걱정되어 자전거를 사주지 않고 손을 베일까 봐 과일을 깎는 법을 가르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처럼 게임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막아버리는 것은 아이의 직업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게임은 활용하기에 따라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창구로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끼리의 소통에도 게임이라는 주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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