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SQ(Study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3 : 아이에게 맞는 영어공부를 시킬걸(결론은 영어책 읽기)
다른 언어를 하나 더 안다는 것은 영혼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과도 같다 –샤를마뉴 대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사상 초유의 제도가 생겼습니다. 그로 인해 어른도 아이도 너무나도 많은 삶의 변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교육 제도 역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교는 매일 갈 수 없게 되었고,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되었으며, 평소 다니던 학원들을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동네 사교육 시장에서 뿌리 깊은 나무처럼 타격을 거의 받지 않고 굳게 버텨내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영어입니다. 그 배경에는 영어라는 학문이 다른 과목에 비해 비대면 수업을 수월한 편이라는 점과 ‘다른 것은 몰라도 영어는 시켜야 한다’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의 강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주위에서 만나는 부모의 대다수, 특히 아빠들이 영어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현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영어만은 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주위 아이들을 조사해 보면 열 명 중 최소 여덟 명 이상은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말이죠. 이렇게 영어학원은 일명 ‘엄마표 영어’ 여러 이유로 해주기 힘든 부모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과연 학원은 이런 학부모들의 열망을 이루어 줄 수 있을까요?
◇ 영어 실력을 쌓아가는 방법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1. 지적 호기심이 강한 아이.
2. 단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적게 해도 꾸준히 하는 아이.
3. 영어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는 아이.
4. 꾸준히 다양하게 자주 영어에 노출된 아이.
5. 영어에 위기가 오는 시기를 잘 이겨낸 아이.
아이가 이런 경우에 모두 해당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런 경우는 복권에 당첨될 확률만큼 희박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아이의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요?
수능 영어 분야에서 일타강사로 널리 알려진 조정식 강사의 강의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수시로 변하는 입시제도의 틀 안에서도 영어에 대한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영어책을 많이 읽는 아이라고 말이죠. 결국 주제는 영어 분야로 옮겨왔지만 결국 결론은 독서로 마무리됩니다.
가정에서 영어를 처음 만나는 방식은 동요나 노래를 통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뒤에 일반적으로 그림이 많은 픽쳐북을 읽힙니다. 파닉스로 넘어갑니다. 파닉스는 자연스럽게 접하는 방법과 학습적으로 접하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파닉스를 통해 발음과 단어에 대해 익숙해지면 아이의 수준에 맞춰 읽기 연습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리더스북으로 넘어갑니다. 가정에서 적용되는 보통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영어책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픽쳐북 story book : 그림책, 재미가 중요, 3~10세
2. 리더스북 readers book : 읽기 목적을 위한 책, 5~13세
3. 챕터북 chapter book : 챕터 구분된 책, 미국 초등 저학년용 책, 다양한 장르, 7~15세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아이에게는 어느 정도 수준의 책을 골라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를 판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아이의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AR지수와 Lexile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어 수준에 따라 책의 분류해 놓은 방식입니다. 아이의 렉사일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사이트(http://tetyourvocab.com)도 있으므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영어 관련 인터넷 카페에도 수준별로 추천도서가 존재하고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직접 골라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면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꾸준히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주면 됩니다.
렉사일지수 결과화면영어실력을 늘리는 다른 하나의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에는 아미가 세 분이나 계십니다. 우연한 기회로 BTS의 히트곡인 Dynamite, Butter, Permission to dance 이 세 곡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이 둘은 그동안 영어에 특출한 재능이나 관심을 보여준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곡들의 영어 가사를 출력해 준 뒤로는 가사를 읽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외워서 부르면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BTS의 일본어 곡인 Film out마저 일본어로 흥얼거리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진짜 제일의 왕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나 좋아하는 음악만 찾아주게 되면 외국어로 향하는 문은 훨씬 넓어질 수 있다는 말은 정말 신빙성이 있는 주장이었습니다.
◇ 어휘력의 중요성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어휘, 문법, 파닉스. 영어 공부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일반적으로 공교육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 수업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영어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고 계신 학부모님들은 그전에 학원이나 가정교육을 통해 아이에게 영어라는 평생의 동반자를 소개해줍니다. 앞에서 언급한 7가지는 모두 중요하지만 의외로 간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어휘입니다.
영어 역시 국어처럼 어휘가 중요합니다. 단어는 단순히 암기로는 장기기억으로는 가지 않습니다. 예전 문고판 책 크기인 『우선순위 영단어』라는 책을 읽으며 단어를 하나씩 외우던 세대와는 달리 어휘력에는 책을 읽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됩니다. 모든 단어를 익히기는 불가능하기에 읽으면서 맥락을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유추해내는 능력도 향상됩니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할 점은 한국어에 대한 습득이 온전히 되지 못한 상태의 영어공부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공부가 뭐니》에 는 연기자 김정태 씨의 아들이 출연해서 6개 국어를 하는 모습은 부모들에게 큰 부러움을 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진단 결과, 아이가 모국어에 대한 어휘력이 같은 나이의 또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국어 능력을 다져놓지 않는다면 외국어 습득에도 한계가 있다는 조언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보통 영어 선행학습의 알고리즘은 5세부터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유치원을 다닐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어렸을 때 시작하면 흡수가 빠르다는 인식이 강해 학부모들은 갈등하게 됩니다. 일단. 결론은 모국어가 기반이 잡힌 상태에서 외국어를 습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어실력에서 영향이 큰 어휘력은 결국 모국어의 실력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중고등학교 때의 영어 수행평가에서 쓰기가 중요해진다는 점을 보았을 때 영어실력을 늘리는 데 국어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 영어회화에는 하이패스가 없다
영어로 말을 잘하는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요? 영어학원 원장님 세 분과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모두 공통적으로 말씀하신 것이 바로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아이가 좀 더 빨리 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에 도전할 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가 특히 그렇습니다. 문법적으로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야만 말을 할 수 있다고 여기기에 쉽게 외국인들 앞에서 입을 떼지 못합니다. 우리도 수백만 원 이상 영어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머릿속에서 문법을 완벽히 정리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예전에 체코를 여행했을 때 재미난 일화가 있었습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기차를 타는 역을 찾기 위해 벤치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는 체코 여성분에게 길을 물은 적이 있습니다. “Excuse me, where is the train station?” 정말 높지 않은 영어실력에 비해 완벽히 구사된 영어 문장이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며 그분을 바라보고 있는데 되돌아온 답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분은 제 말을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두 손을 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것이죠. 좌절감을 느꼈지만 거기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시 당당하게 진지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그와 동시에 손가락을 좌우로 찌르듯 가리키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냐는 의사전달을 하였죠. 그렇게 결국 답을 얻어냈습니다.
우리에게 외국인이 길을 묻기 위해 다가오면 대부분 피하게 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머릿속으로 문법적으로 완전한 문장을 만들지 않고서는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빠르게 극복시켜주는 것도 영어에 대한 성공을 이끌고 나아가 더 많은 도전에 대한 성공을 맛보게 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영어책 1천 권의 힘』을 쓴 강은미 작가는 ‘아이의 영어 실력은 얼마나 일찍 시작했느냐’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를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며 좋은 태도와 습관을 형성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좋은 학원을 다니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영어를 스스로 즐기게끔 하며 꾸준하게 좋은 방법을 찾아서 하는 것이 아이의 영어실력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수많은 영어 교육전문가들은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에 대해서 조건부의 답을 내놓습니다. 바로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 대한 훈련이라면 괜찮겠지만 문법이나 단어를 배우는 학습을 위한 학원은 무익할 것이라고 말이죠. 원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그 나라 말을 사용하는 능력, 즉 회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발전해나가기 위해서죠. 이런 진정한 언어 학습에 대한 의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대부분 유지됩니다.
그렇지만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영어학원 원장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이들이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부모들로부터의 문법과 단어 수업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결국 재미와 흥미는 상실되고 성적을 위한 영어 공부에 아이들이 내몰리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설사 학원에 어쩔 수 없이 다니게 되더라도 아이가 하는 공부, 그중에서 제일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영어를 마냥 학원에만 맡기고 아이가 현재 어떤 내용을 배우고 있고 어느 정도의 수준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큰 후회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 영어교육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이유를 잊지 말아야
예전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수능시험 외국어영역을 보며 혀를 내두른 유튜브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어권 국가에서도 쓰지 않는 단어나 주제를 다루다 보니 언어천재라고 불리는 방송인 타일러도 수능 영어시험에서 지문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고백한 적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언어능력이 뛰어난 외국인들은 수능시험을 보며 3등급 정도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습니다.
이런 폐해들이 알려지면서 수능 영어는 우리 세대가 치렀던 것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전의 상대평가 시절에는 토익처럼 문제 푸는 기술과 요령만 익히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절대평가(100점 만점에 90점만 받아도 1등급)로 바뀐 지금의 수능 영어는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풀기 어려운 문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아이에게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려는 부모의 심리는 간단합니다. 영어에 한 맺힌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영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을수록 이런 욕망은 강해집니다. 영어를 안정적인 미래의 필수조건이라 확신하기에 어릴 때부터 영어유치원, 방문학습, 학원, 과외, 단기 어학연수 등 가능한 대부분의 교육을 받게 합니다. 불필요하게 과열된 이 현상을 우려한 교육부에서는 수능시험에서 영어만 절대평가로 전환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열기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1등급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과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완전학습 바이블』의 저자 임작가는 영어를 지나치게 일찍 시작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이 비효율적이고 영어회화 능력이 확실한 미래 경쟁력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르고 달래서 공부를 시킵니다. 문제는 아이가 이를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유의지가 아닌 부모를 위해서 학원을 다니고 영어를 배운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영어교육에 대한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영어는 결국 외국인들과의 소통을 위한 본연의 목적이 아닌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 되어버렸다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조승연 작가는 다른 나라의 언어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을 돕는 역할로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읽고 쓰고 시험을 위한 언어 공부를 하기보다는 소통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현실은 수능시험과 내신성적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실제로 요즘 수능 영어의 난이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영어의 고통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내신영어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등급을 나누어야 하다 보니 선생님들은 어쩔 수 없이 줄 세우기를 위해 시험의 난이도를 올리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은 평가를 위해 영어를 비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현실에 내몰립니다.
언어라는 것은 잠깐 내려놓게 되는 순간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사라지기 좋은 휘발성이 정말 높은 학문입니다. 시험만을 위한 공부가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꾸준히 적은 양이라도 학습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이제는 영어를 그만해도 되겠다고 내려놓지 말고 책을 꾸준히 읽도록 해주세요. 아이의 생각 그릇을 키우고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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