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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신치 ]


내 인생의 다양한 방면에서 명상을 하기 전과 후의 변화를 기록하다 보니 ‘예전의 나는 참 힘들게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온몸을 꽉 움켜쥔 채 살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세게 움켜쥐었고 움켜쥘수록 숨 쉴 여유는 사라졌다. 더욱 큰 문제는 그렇게 숨을 못 쉬고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만난 명상은 몸과 마음을 완전히 무장해제시켜 주었고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 



그리고 또 하나 명상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가’이다. 내가 얼마나 나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이었는지, 소통이 아주 원활한 사람인 줄 알며 착각하며 살았지만 사실 얼마나 고집불통인 사람이었는지 말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뼈저리게 깨달은 사실은 가까운 인연들에게 몹시도 모질게 대했다는 것. 언제부턴가 엄마와 여동생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바깥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의 반이라도 집에서 가족들에게 베풀어 보지 그래?”


그렇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한 없이 친절하고 많은 마음을 썼지만, 가족들에게는 늘 바쁜 척하고 오래간만에 함께 만나 뭐라도 같이 해볼라 치면 잽싸게 짐을 싸서 도망치는 그런 딸이고 언니였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는 참 죄송하다. 내가 본 아버지의 삶에서는 뜻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런 아버지에게 가장 쌀쌀맞게 굴었던 사람은 바로 첫째 딸인 나였다.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없었다. 어쩜 그렇게도 못됐게 굴었을까? 100%는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가 겪었을 외로움과 우울감을 느꼈던 그 날, 아버지의 마음을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바로 그 날 생전에 단 한 차례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 주지 못한 죄책감에 한참을 펑펑 울었다. 명상을 한 후 ‘이 명상을 하면 참 좋았을 텐데’ 하고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도 바로 아빠였다. 아빠도 생전에 명상을 만났더라면 오십여 년의 인생에서 행복한 순간이 한순간이라도 있었을 텐데.


어쩌면 나의 변화 이야기를 책으로 꼭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나의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이미 떠났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아버지처럼 세상의 모든 어둠을 껴안고 고통받고 있을 누군가에게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줄 수 있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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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9-26 08: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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