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변한석 ]


휴리스틱(Heuristics)이란 판단을 하거나 결정 시 체계적이거나 합리적인 고려를 하지 않고, 어림짐작하는 것을 뜻한다. 휴리스틱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 우리는 보통 배달 어플리케이션에서 5점짜리 리뷰가 많은 음식점을 보고, ‘장사가 잘 되는구나.’라고 어림짐작한다. 모 브랜드의 제품을 보면, 그 브랜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 모든 것이 다 휴리스틱인데, ‘고정관념’과도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휴리스틱은 고정관념에 비해 단어가 많이 생소해 보이는데, 휴리스틱은 무엇이고 또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가용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heuristic)



“미국에서 백인 극단 우파 백인 우월주의자의 테러와 이슬람 테러리스트 중 누가 테러를 더 많이 저질렀을까?”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CSIS가 1994년부터 2020년까지의 테러를 조사한 결과, 미국 테러 57%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소행이었다. 혹시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테러를 더 많이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했는가?


생각의 편향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이 ‘가용성 휴리스틱’은 머릿속에 잘 떠오르는 정보와 사례를 근거해서 해당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무조건 높다고 여기는 경향으로, ‘치킨하면 맥주!’ ‘삼겹살에는 소주.’ 등의 마케팅 기법으로 애용된다. 또, 사건 사고나 재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형성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주는데, 예를 들어 기차 사고와 비행기 사고 중 어느 서고가 더 잦을 것이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가 더 자주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차 사고가 더 잦으며, 사람들이 이렇게 오인하는 이유는 비행기 사고가 나면 뉴스에 중요하게 보도되고, 또 사건 자체의 충격이 커 기억에 잘 남는 ‘가용성 휴리스틱’ 때문이다.



대표성 휴리스틱 (Representativeness heuristic)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5km 조깅과 함께 시작하며, 매일 피트니스 센터를 방문해 근력 운동도 하며, 주말에는 등산이나 수영을 즐긴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A) 대학교 3학년 학생이다. B) 대학교 3학년 학생이자 운동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다.


두 선지 중 어느 선지가 더 남자와 어울려 보이는가? 대부분 B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사람이 그저 대학생일 확률과, 대학생이면서 운동 동아리에 소속되어있을 확률 중 전자의 확률이 월등히 더 높은데 왜 사람들은 굳이 B를 선택할까?


바로 대표성 휴리스틱이 적용됐기 때문인데, 특정 대상이, 그 대상이 속한 범주의 대표적 특징과 많이 유사하면 객관적 발생률과 관계없이 대상이 특정 집단에 속한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대표성 휴리스틱이다.

 


닻내림 휴리스틱 (Anchoring & adjustment heuristc)



닻내림 휴리스틱은 수치로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는 방법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의미 없는 수치를 기준 삼아 판단을 내리는 전략으로, 무의식적 점화 효과가 원인이라고 한다.


실험을 예로 들어보겠다. 한강의 정확한 길이 수치를 모르는 집단 두 개가 있다. A집단에게는 ‘한강이 500km 이상 혹은 이하다.’라는 명제를, B집단에게는 ‘한강이 1000km 이상 혹은 이하다.’라는 명제를 주고, 최종적으로 두 집단에게 한강의 길이 수치를 적어보라고 하면, A집단은 평균 500km와 비슷하게, B집단은 1000km와 비슷하게 쓴다는 결과이다.


이렇듯 사람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특정 숫자를 들으면 그 숫자에 대해 근거 없는 믿음이 생기는데, 이 모습이 마치 배가 항구에 정박하여 닻을 내리는 것 같다고 지은 이름이다.

 


착각적 상관 (Illusory correlation)


아무런 관련 없는 것에서 관련성을 가졌다고 믿거나, 실제로 관련이 있어도 실제보다 강하게 느끼는 이 ‘착각적 상관’은 잘 알려진 ‘징크스’와 똑같은 현상이다. 예를 들어, 한 축구선수가 특정 색깔의 속옷을 착용할 때만 골이 잘 들어간다고 믿지만 사실 특정 색깔의 속옷과 골 넣는 수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착각적 상관 역시 대표적인 휴리스틱 중 하나다.

 


휴리스틱은 나쁜가?


고정관념은 안 좋은 것이다. 그렇다면 휴리스틱도 무조건 나쁜가? 인간의 기억량은 한계가 있고, 고민을 싫어하고, 100% 합리적이지도 못한다. 상술로 쓰여진 교묘한 휴리스틱 효과 때문에 무조건 휴리스틱이 나쁘다! 라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휴리스틱 효과를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휴리스틱에게 이용을 당할 수도 있고, 이용할 수도 있다. 모든 건 나의 의지에 달렸다.





지난 기사

충격적인 사건은 기억 속에 더 또렷하고 오래 남는다?

인간에게 주어진 ‘마법’ - 언어 (1)

인간에게 주어진 ‘마법’ - 언어 (2)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어하는 당신에게

당신은 누구와 비교를 하고 계신가요?





출처

트럼프를 위해 싸운다, 미국서 IS보다 더 위험한 그들 - 조의준(2020). [URL] :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9/2020062900575.html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4168
  • 기사등록 2022-07-29 22:51:0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