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경
[The Psychology Times=신선경 ]
어디로 가야 할까, 선택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마음이 덜 후회하는 법
최근 나는 친구들과 우정여행을 다녀왔다. 그 곳의 기념품으로는 쿼카와 코알라 인형이 유명하다. 인형들 모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관광객들에게 굉장히 인기를 끌었는데, 나 역시 정신차려 보니 그 인형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인형들의 가격은 그 아리따운 외형과는 달리 굉장히 사악했다. 손바닥만한 인형 한 개의 가격이 5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두 인형 중 단 하나만 구매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때부터 더 어려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도저히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장장 40분 간의 고민 끝에 쿼카 인형을 구매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다시 인형을 꺼내보자 마자 나는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웬일, 사진으로 보는 코알라 인형이 더욱 귀여워 보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직면한 것은 비단 나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A 또는 B의 물건, 사람 또는 심지어 상황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결국 하나를 선택했는데,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선택했을 때보다 더 많은 후회를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이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만큼 우리는 선택과 선택을 거듭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그러한 선택이 매번 후회로 얼룩져 있다면 그것만큼 마음아픈 일이 있을까?
이 글에서는 선택이 가질 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본 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선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즉 어떻게 조금 더 '후회 없이'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찾아보고자 한다. 아마 그 해답의 실마리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선택에 문제점이 있다고?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은 '선택'이라는 일종의 권리를 가지기 위해 투쟁해왔다.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고를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삶에 더 큰 풍요를 가져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성에서 파생되는 자율과 해방은 인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하지만, 너무 과도해지면 부정이라는 잘못된 돛대를 달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너무 과도한 선택의 다양성은 인간을 선택의 과부화로 몰아 넣을 수 있다. 비유하자면 과도한 선택지로 인해 인간은 선택이라는 미로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의 과부화는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력화시키는데, 이것은 걱정, 불만, 스트레스 나아가 우울증까지 초래하기도 한다. 즉 선택의 과부화로 인해 큰 비용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앞서 내가 겪은 '후회'와 '실망' 역시 일종의 선택으로 인한 비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선택이라는 삶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우리는 단순히 선택의 팽창에 대해서 긍정적인 측면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선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비용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지 살펴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
비용을 줄이는 선택을 하는 방법
비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결정하는 데 들어간 노력이 클 때 결과에 대한 만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안'이 있는 경우 실제 선택에 대한 매력도가 감소하며, 이것이 곧 우리에게 아쉬움을 비롯한 비용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심리학계에서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어 오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정점-끝' 규칙, 대비 효과가 있다. 정점-끝 규칙은 쉽게 말해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비 효과는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에 비해 비교적으로 비용이 적으면 적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찾아본 결과 모든 것은 근본적으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행해야 할지에 대해 말해주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 중 하나 개인적으로 이 글을 읽는 분 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선택의 심리학'이라는 저서에서 배리 슈워츠가 설명하는 방법이다. 그것은 바로 '태도의 변화'이다. 그는 선택에 대한 후회를 없애고 높은 기대에 따른, 혹은 소속감의 부재에 따른 우울증과 같은 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더 만족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우리는 다양한 선택의 장 즉 거대한 선택의 쇼핑몰 속에서 내가 산 것보다 살 수 있었던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내 마음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그러한 쇼핑몰에서 우리가 그 많은 선택지를 '쇼핑'할 수 있게 된 '현재의 우리 상황'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는 잊은 채 말이다. 정말 당연해 보이고 이게 무슨 해결 방법인가 싶겠지만, 모든 해결 방법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하면 되듯이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비용의 발생에 대해서 비용이 발생한다는 불평을 하기 전에, 일단 그 비용을 가질 수 있었던 우리의 긍정적 상황을 한 번 더 고찰하고 그것에 대한 감사의 태도를 가지는 것 역시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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