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재
[The Psychology Times=나웅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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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함을 당연하게 행하는 심리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잘 성장하고 있는 것에는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이며 아침마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원과 도로를 거닐 수 있는 이유는 더 이른 새벽에 환경미화원들이 시민들을 위해 미리 거리를 청소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례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타인의 감정과 상황에 공감하고 이해하기는커녕 자신의 기분과 태도에만 맞춰 행동하고 따라주기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뱉을 말로 인해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하고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신중하게 말한다. 하지만 무례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타인에게 못 다할 말을 유창하게 내뱉고는 솔직함이라는 방어기제를 방패 삼아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는 한다. 가령 살이 쪘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면 ‘너 너무 살찐 것 같은데? 게으르게 놀지 말고 남들 운동할 때 운동 좀 하지 그랬어.’라는 식으로 상대방을 기분을 불쾌하게 만든다. 불쾌한 내색을 내비치면 네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한 말이었고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라며 오히려 상대방을 예민하다고 나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하게 합리화한다.
겉으로는 남을 걱정해 주는 척, 위해주는 척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이 남을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오만한 기저가 내포되어 있다. 상대방을 스스로 못나고 결핍된 존재로 인식하게 하여 자신의 말은 옳은 것이고 오히려 도움을 준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취급해 주기 원하는 심리가 포함되어 있다. 상대방이 요구하지도 않은 도움을 만들어내며 이를 해결해 준 자기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드높이지만 이러한 사람들은 결국 남의 평가에 휘둘리는 사람들에 불과하며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뿐이다.
무례함에는 이유가 없다
무례한 사람들은 상대의 약점을 찾고 깎아내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은 친구든 남이든 타인이 잘 되는 상황에서 축하보다는 질투와 의심을 한다. 누군가가 열심히 노력해서 20대에 사업이 성공했고 30대에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면 그 정당한 결과를 그 사람의 인맥과 운이 좋은 것으로 치부하거나 오히려 불법적인 일에 연루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누군가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면 응원한다는 말 대신에 높은 경쟁률과 난이도를 들먹이며 네가 할 수 있겠냐며 어쭙잖은 말을 하고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든다. 심지어 선한 의도로 기부를 하는 연예인한테도 버는 금액에 비해 기부금이 너무 적다며 도리어 속 좁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거나 이미지 관리 때문에 기부를 하는 것이라고 음모론을 펼치기도 한다. 이들은 남이 잘 되고 인정받는 상황에 스스로 결핍을 느끼며 나도 저 사람들처럼 능력을 키우고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남을 수준 낮은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결국 피해자만 남게 된다
무례한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는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 ‘도끼는 잊어도 나무는 잊지 못한다.’라는 속담처럼 무례한 사람은 자신이 상처 입힌 사람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상처를 입은 사람은 그 고통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그 상처를 감내하는 것은 오로지 상처를 받은 사람의 몫에 달려있다. 정상적인 사람이 무례한 행동에 상처를 입으면 그 상처를 입은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 사람은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왜 내 기분을 생각해 주지 않고 저런 말을 할까?’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을 머릿속에 가득 채워지면서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것처럼 똑같이 원초적인 감정의 형태로 상대방에게 대응하고자 하는 욕구가 차오르게 된다. 그래도 힘겹게 이성을 부여잡으며 상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할수록 내가 부당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더욱 명확하게 받아들여지고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더욱 이해가 안 되기에 결국 화를 내게 되고 받은 상처는 더 깊어질 뿐이다.
단호하게 대처하라
이러한 격이 부족한 무례함에는 단호함으로 대처해야 한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나빠질 것을 우려하지 말고 우선 스스로를 보호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들은 수많은 자기합리화를 통해 인생을 살아왔으므로 스스로 무례하다고 자각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스스로 무례한 말을 했다고 인식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무례한 말을 들었다면 상대방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무례한 말을 그대로 되돌려 줘야 한다. 가령 ‘네 능력에 좋은 직장에 갈 수 있겠어?’라고 들으면 ‘너는 네 수준에 맞는 직장에 갔어?’ ‘네 수준에 맞는 직장 다니니까 어때?’ 등으로 되받아쳐서 똑같이 상대방도 무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그런 질문은 내가 듣기 불쾌하니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경고에도 계속 무례하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의도적으로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자 행동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관계라면 굳이 에너지를 낭비해가며 관계를 지속해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부정적인 관계를 끊고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좋은 말을 해주는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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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정재훈, (2022) 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인간관계 처방전), 마인드셋(Mind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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