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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연수 ]


살아가면서 우리가 우울과 마주할 때 



우리는 가끔씩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울이라는 감정과 마주할 때가 있다. 상담이나 약은 우울함을 치료하는데 정말로 도움이 될까? 병원에 가야할까? 혹시라도 정신과 기록이 내 인생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우울증’과 관련된 말을 괜히 꺼냈다가, 우울하고 부정적인 사람으로 보일까 걱정이 된다. 우울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살면서 종종 만나는 우울한 감정은 ‘우울증’과 다른 것일까? 어제는 우울했지만 오늘은 아니라면, 이건 단순히 일시적인 감정일까? 감정과 기분으로서의 ‘우울함’과 병으로서의 ‘우울증’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는 걸까?

 

우울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평소와 다르게 무기력하다거나, 내 자신이 싫고 다른 활동을 하면 일시적으로 괜찮지만 그것이 끝나게 되면 공허함에 사무치곤 한다. ‘이렇게 살기 힘든데 도대체 내가 왜 살아야 할까’하는 마음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시험에서 합격하지 못 하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거나... 그럴 때는 누구나 충분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사건’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 불러 일으킨 우울감이 지속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게 되는 지점은, 그 감정에 압도돼 나 자체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다. 사건과 슬픈 감정을 넘어,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가치 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정말로 우울한 것이 맞을까?” “이정도면 우울증인 게 맞는 걸까?”에 대해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나약하면 안된다’, ‘넘어져도 스스로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학습받아 왔다. 나의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정확하게 진단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전문가뿐이다. 

 


우울증은 ‘특성’이 아니라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주요우울장애’와 ‘지속성우울장애’가 있다. 주요우울장애는 여러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이고, 지속성우울장애는 주요우울장애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그 정도가 약하게 2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즉 긴 시간 얕은 우울감이 지속되기 때문에, 마치 ‘우울한 성격’을 타고난 것처럼 느끼기 쉽다. 하지만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 ‘우울은 결코 성격이 아니다.’ 라고 규정한다. 우울은 ‘성향’이 아니라 ‘상태’인 것이다. 타고난 성향이나 기질은 숙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울이라는 기분은 어렵긴 하지만 정상의 상태로 돌아오거나 좋게 만들 수 있다. 어떤 상태의 기간이 길다고 해서 그것을 성격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우울증은 평소의 ‘자극’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그것은 바로 ‘규칙’이다. 일반적으로 주변 사람들은 우울하다고 하는 사람에게 자꾸 무엇을 하라고 권한다. 운동이나 여행을 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우울한 상황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는 것이 더 큰 스트레스이다. 직장을 바꾸는 것은 물론 심지어 직장을 쉬라는 것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보통은 평소의 리듬을 바꾸지 않고,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한데 우울한 상황에서는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시도하는 것이다. 

 

약물치료, 즉 규칙을 통한 짧은 순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약을 먹는다고 당장 눈에 뛰게 개선되지 않는다. 다만 2~3주가 지나면 ‘어, 무언가 다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울증은 절대 순간적인 것으로 극복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마음이 아픈데 의지만으로 열심히 버티는 당신에게


 


다른 신체질환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타고난 성향으로 보지는 않는 것처럼 쉽게 말해 우울증이라는 것은 시작과 끝이 분명하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감기에 걸렸다가 낫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나만 잘하면 다시 모든 게 괜찮아질 것 같은데... “난 괜찮아”라고 말한 후, 뒤돌아서 웃을 수 없는 오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공허하고 마냥 울고 싶은 마음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이제 이야기하자. 감추지 말고, 숨기지 말고 함께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모두 자신의 감정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의 상자를 가지고 있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의 상자는 작은 것 뿐이다. 빨리 차오르고 넘치는 그 감정들을 함께 해소하려는 건강한 노력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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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이가희. 아임낫파인 (2018). 팩토리나인

- 우울장애 [depressive disorder]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 우울증에 대한 이해 - 정서 조절의 실패와 장애 (생활 속의 심리학,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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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7-25 06: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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