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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 - 공감이 미치는 개인적, 사회적 영향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2-08-18 12: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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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나웅재 ]


▲ Pixabay




인도주의의 위기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체제의 우방국들이 전 세계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단 하나의 사진이 민주주의의 가치 중 하나인 인도주의 사상을 위태롭게 했다. 그 사진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지중해로 피난을 나섰다가 사망한 3살 아이의 사진이었고 훗날 ‘아일란의 비극’ 이라 불리는 사진이다.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문제일 수도 있는 이민과 난민 문제는 유럽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다. 2014년에는 전쟁과 테러를 피해 지중해를 건너다 최소 3538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냉동 탑차에서 발견된 71구의 질식사한 시신들을 시작으로 해변에 떠밀려온 아일란에 이르러 유럽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왜 사람들은 앞서 똑같이 목숨을 잃은 수천 명의 난민 대신 71명의 사람들과 3살 아이의 사망에 공감하고 충격을 받는 것일까? 

 


 사회적 접촉과 공감의 부재


 

과거 이주민들의 가치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기준으로 평가받았다. ‘두뇌 유출’이라는 말이 함의하듯이 성과가 뛰어나고 유능한 이주민들은 어느 나라를 가도 환영받았지만 가족, 결혼 등의 극히 인도주의적인 이유의 이주는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소외되어왔다. 가령 이주민이 일하다가 실직을 하면 사회의 기생충 취급을 받았으며 열심히 일하는 이주민들은 자국의 일자리를 훔쳐 가고 자국민의 사회적 지위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었고 이는 우익 세력의 이주민 강제 추방 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치학자 지글린데 로젠베르거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접촉’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었다고 밝혔다. 처음엔 이주자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도 그들과 한 동네에서 같이 살면서 교감하고 사회적 친밀도가 쌓이자 나중에는 자발적으로 이주민 강제 추방 반대 운동에 참여했다. 이민자들과 접촉하며 더욱 개인적인 관계를 맺게 되자 그들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이민자들의 처지에 대해 부당함과 분노를 느끼며 마치 나의 가족처럼 공감하게 되고 이것이 집단적인 개선 행동으로 발현된 것이다.

 

아일란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해변에 떠밀려온 3살 아이의 모습은 그 순간만큼은 이주자의 아이가 아니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겪었고 어린아이를 양육해 봤기에 나의 일처럼 공감할 수 있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도 이주민들의 처지를 고발하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 Pixabay




나를 위한 공감 



공감은 타인과 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신체에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말은 널리 알려져 왔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여러 학자들은 150여 명의 건강한 성인을 초대해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4주간의 실험을 실시했다. 첫 번째 집단에는 어떠한 형태든 즉흥적으로 좋은 일과 선행을 하라고 요청했다, 두 번째 집단에서는 자기 이익을 중심으로 좋은 일을 하라고 했다. 세 번째와 집단에게는 인간적으로 좋은 일을 행하라는 주문을 했으며 네 번째 집단은 어떠한 주문도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유일하게 첫 번째 집단만 해로운 유전자와 질병 세포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새로운 보호 유전자 패턴을 활성화시켜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감은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삶을 살게 해준다.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타인을 업신여기며 사는 사람들의 우울증 발생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으며 그러한 사람이 집단으로부터 환영받을 리도 없다. 타인에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좋은 대인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삶에 대한 만족도나 즐거움이 높아져 자연스럽게 ‘좋은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공감을 통한 공생의 가치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과거의 수렵채집사회 시절부터 현대까지 사회적인 고립은 개인에게 큰 장애물이었으며 타인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타인의 기분과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켜왔다. 그 과정에서 타인의 움직임을 모방하거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비슷한 정서 경험을 공유하는 공명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이것은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열정적인 교사 단 한 명의 존재만으로도 반 전체 수십 명의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높은 학업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 내가 스스로 망설이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일이 있더라도 타인의 격려와 응원을 통해 동기부여가 되고 상대방 또한 이타적인 행위를 통해 스스로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내가 베푼 선행은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지고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공감의 양면성 또한 존재한다.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 시킬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의 이기적인 행위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회 친화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공감은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행위나 손해만 보는 행위가 아닌 나와 내가 속한 사회의 사회구성원 모두를 위한 행동임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공감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윤리적 선택이다. 내가 베푼 선행과 공감은 복리효과를 거쳐 결국 나에게로 크게 되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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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내 안의 차별주의자 (보통 사람들의 욕망에 숨어든 차별적 시선), 라우라 비스뫼크(Laura Wiesbock), 심플라이프, 2020.07.10.

공감하는 유전자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요하임 바우어, 매일경제신문사 2022.06.10

공감은 나에게 무엇을 주는가, 조지선, SOVAC, 2021.11.05

https://socialvalueconnect.com/community/view.do?communitySeq=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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