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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변한석 ]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요즘 사회를 관통하는 대사가 아닐까? 첫 만남에 아이스 브레이킹 하기에도 좋고, MBTI를 핑계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가려내기도 하는 등, MBTI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과몰입으로 인해 MBTI를 점성술이나 혈액형 성격론 같은 미신의 일종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럼 정말 MBTI는 아무런 과학적 기능이 없는 한 철 유행일 뿐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우선, MBTI의 창시자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심리학자가 아니다. 게다가 MBTI의 근거는 칼 융의 ‘정신역동이론’인데, 심리학의 발달 초기에 만들어진 이론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측면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MBTI는 학문적으로 심리학의 여러 장면에서 잘 쓰이지는 않는 추세다.

 

심리학의 발전에 따라 학자들은 여러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람의 성격을 측정하고자 했는데, 사회과학에서 중요한 타당도와 신뢰도를 모두 적합할 수 있는 연구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이런 과정에서 태어난 심리검사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뇌파검사 (EEG)


우리는 보통 심리검사리고 하면 여러 문항을 체크해 가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식의 검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뇌파검사를 통해서도 성격을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성격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띄기 때문에 모든 성격을 뇌파검사로 알기는 어렵고, 생리적인 각성과 상관있는 성격들은 뇌파검사로 알아볼 수 있다. 뇌파검사의 원리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특정 자극이나 시간에 뇌의 어떤 영역이 가장 활성화 되는지를 보면서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다.


뇌파검사는 측정할 수 있는 성격의 가짓수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참가자가 거짓말을 못 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우리가 익숙한 MBTI나 설문형 검사는 검사 항목의 내용을 보면서 대충 어떤 것을 측정하는지 유추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로 항목을 거짓으로 체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물학적 기재를 알아보는 측정 방법은 거짓말을 하기 어려워 진실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BIG 5


성격 5요인 모형이라고 불리는 Big 5는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원만성(Agreeableness), 신경증 성향(Neuroticism), 이 다섯 개의 특질을 포함한다.


성격 5요인 모형은 MBTI과는 달리 학술용으로 인간의 성격을 측정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는 이론이다. 여기서 ‘특질’이란, 다양한 상황과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고, 감정, 행동 방식을 뜻하는데, 특질은 한 사람의 행동 혹은 사고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일관성을 나타내야 하고, 다른 사람과 다른 독특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성격 5요인 모형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Eysenck의 3요인 이론과 Cattell의 16PF 모형이 존재했다. 하지만 3요인 이론은 인간의 성격을 설명하기엔 너무 요인이 적고, 16PF는 반대로 특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5요인 이론의 창시자 Goldberg는 ‘개인을 구조화하는 모든 모형은 어떤 수준에서도 5요인 차원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5요인 모형을 지지하는 증거를 연구하기 위해 학자들은 뇌 분석(생물학적 연구)과 문화 비교 연구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5요인은 모든 사람에게 잠재되어 있다는 결론을 냈고, 여러 문화권에서 동일한 성격 요인의 변화 양상이 동일하게 관찰됨에 따라 5요인의 존재를 증명했다.

 


6요인 모형?


21세기 초, 성격의 구성이 5요인이 아니라 6요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6요인을 주장하는 특질 이론가들이 말하는 마지막 6번째 특질은 ‘겸손/정직성’이며, 5요인 이론이 앞 문자를 따 ‘OCEAN’이라고 부르듯 모델 명칭을 ‘HEXACO’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이 6요인 이론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응용 연구와 이론이 부족한 상황이다.

 


마치며


‘나도 내 자신을 잘 모른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성격을 정확하게 알고 싶어한다. MBTI의 유행도 이런 경향에서 나타나는데, 신빙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인터넷의 MBTI 검사보단 돈을 지불해서라도 Big 5나 심리 센터에서 진행하는 정식 MBTI 검사를 활용하는 걸 더욱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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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24 20: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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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young_park2022-09-19 01:36:07

    안녕하세요,

    소중한 의견과 정보 감사합니다. 작가님 기사 읽으면서 저도 MBTI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물론 개개인의 사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간혹 MBTI로 다른 사람의 성격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깎아내리는 듯한 말들의 표현을 듣자면, 심리학의 주제가 사회의 추세로 여겨졌을 때 오는 위험 부담과 한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MBTI 와 같은 주제를 논할 때 이런 성격 시험의 유효성과 증거들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지식이 과연 다일까 질문하고 배워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연, 성격 시험의 결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을까 질문하며 결국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더해, 작가님이 제시하신 다른 성격 유형 검사 방법들도 저는 굉장히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우리가 평상시에 얘기하는 MBTI와 같이 뇌파 검사 결과를 토론할 순 없겠지만, 이 또한 성격 유형이나 다른 심리학의 주제를 논하는 데 있어 얼마나 이 대화들이 여러 방면의 과학적, 유전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을 요구하는 무거운 주제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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