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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박진형 ]


지금은 대 MBTI의 시대다. MBTI 테스트가 COVID-19 기간에 유명세를 탔고 그 이후 MBTI는 자신을 소개하는 개인정보의 위치에 올랐다. 그리고 MBTI의 후발주자인 많은 테스트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시점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우리가 열광하는 심리테스트는 우리 인생에 큰 의미를 던지고 있을까. 이런 심리테스트에 숨겨진 속임수는 없을까.




MBTI



MBTI 테스트는 Myers-Briggs-Type Indicator(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의 줄임말로 작가인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 딸인 이사벨 마이어스가 고안한 자기보고형 성격 유형 검사이다.


MBTI는 1944년 정신 심리분석학자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에 기반하여 개발되었다. 이는 2차 대전이 한창인 당시 미국 사회의 남성 인구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여성의 사회참여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즉, 당시 사회상으로 교육이나 사회 진출 기회가 적던 여성에게 사회 진출 시 혼란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었다. 즉, 아주 구체적이고 정밀한 결과를 가져오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MBTI 검사가 제시하는 16개의 성격 유형은 한국 청년층을 휩쓸었다. 이제 MBTI도 이름, 나이, 성별처럼 기본 정보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MBTI는 어떻게 80년 뒤 타국 청년의 마음을 휩쓸었을까.



MBTI 인기의 비밀 : 바넘 효과



우선 MBTI가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는 사실은 제고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그 결과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전부 들어맞다고 보기 상당히 어렵다.


당연하게도 인간은 단 16개의 유형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입체적이다. 또한 MBTI의 고안자인 브릭스와 마이어스는 심리학을 교육받은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MBTI는 어떻게 80년이 흐른 타국 땅에서 젊은 층을 사로잡았는가. 그 정답은 바넘 효과가 제시한다. 바넘 효과는 일반적이고 모호한 심리 해석을 특정 개인에게만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설명하면 동일하고 모호하며 일반적인 심리적 특성에 대해서 개인이 그것을 자신의 고유 성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바넘 효과의 기제는 다음 예시가 직관적으로 전달할 것이다.


1949년 버트럼 포러 교수의 실험을 진행한다. 그는 39명의 수강생에게 가짜 심리 검사를 실시하고 점성술에서 따온 동일 내용의 심리 검사 결과를 전달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결과를 공유할 것을 금지했다.


그리고 추후 심리 검사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4.26점이 나왔다. 포러는 이후에도 수없이 동일 실험을 반복했고 만족도는 4.2에 수렴했다. 이는 심리 검사가 높은 신뢰도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검사는 개개인에 특화된 어떠한 심리 지표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저 개인이 동일한 심리정보를 개인에 특화된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MBTI 테스트도 비슷하다. 물론 MBTI 검사가 유의미한 지표가 될 수 있지만 인생에서 선택의 과정에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16개의 유형으로 전 국민을 나누는 것은 가당치 않다. 이 역시 동일한 내용을 개인의 특성으로 여기는 바넘 효과를 넘어설 수 없다. 우리는 전부 비슷하지만 다른 특성을 가진 개인들이고 '내'가 아닌가.



인생의 선택의 주체 : 나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MBTI에 의존하는 것은 그야말로 과몰입이 아닐 수 없다. 물론 MBTI가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참고 사항이 될 수는 있지만 면접과 결혼까지 적용되는 현 세태는 가히 과몰입이 아닌가.


인생은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인생의 주체는 '나' 다. 인생의 수많은 선택 역시 '나' 에게 귀속된다. 그런 선택에 내가 빠지고 일개 심리 검사가 대체하는 것은 안타깝지 않은가.


조금 복잡하더라도 선택에 과정에서 심리 검사보다 차라리 내 심장을 더 뛰게 만드는 결정을 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 인생은 심리 검사에 휘둘리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또 너무 찬란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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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Z세대의 'MBTI 맹신'…CNN "과몰입 우려스러워" [MBN]. (2022). [URL] :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678848?sid=103 .
[카드 뉴스] ‘이거 내 얘기 아니야?’ 심리테스트와 바넘 효과 [인천일보]. (2021). [URL] :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34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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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25 17:54:52
  • 수정 2022-08-25 2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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