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영
[The Psychology Times=하지영 ]
흔히 아는 국민건강보험, 실비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등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따르는 행동에는 이를 보장하는 ‘보험’이라는 상품 판매가 뒤따른다.
보험 상품을 설계하는 보험사는 고객이 리스크를 감수할 여력, 사고가 생길 확률 등 모든 걸 계산하여 보험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은 본인에게 사고가 생길 확률, 사고가 일어났을 때 책임 여부를 생각해 보험 가입을 결정한다. 이는 한마디로 보험사와 고객의 심리싸움이라 볼 수 있다.
금융 관련의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한 행동재무학에 따르면 소비자는 결정을 내릴 때 마냥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그들에게 의사결정을 위한 사전 자료, 지식, 시간이 모두 충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 제한적인 합리성을 가지며 또한 개인적인 감정의 영향도 받는다.
특히 보험과 같은 복잡해 보이는 금융상품이라는 점에 있어서 고객이 의사결정을 할 때 심리 변수의 영향을 받는지 분석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는 보험소비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보험사의 영업 전략에도 활용된다.
고객이 돌발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시를 고려할 수 있을 때까지 보험설계사는 사례를 충분히 쌓아야 한다. 그렇게 탄생한 하나의 보험 상품이 고객에게 가지고 있을 신뢰감의 무게는 심리학을 통해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위험회피 수준
위험회피 수준이란 말 그대로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정도를 말한다. 개별 소비자의 위험회피 수준이 높을수록 위험의 정도가 낮고 손실이 적은 보험을 선호하며 보험 수요 자체도 늘어나게 된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같은 보험은 위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가계 금융자산에서 위험회피 수단으로 이용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보험소비자의 보험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식시장이 불황이면 안정적인 자산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보험 수요가 올라가고, 주식시장이 호황이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 수요는 낮아진다. 이 또한 위험회피 수준에 따른 보험상품 소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장기보험의 경우에는 저축성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보험들보다 심리 변수의 영향에 더욱 민감하다.
두 번째, 소셜 감성
소셜 감성이란 오늘날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글에 나타난 사람들의 감성을 뜻한다. 여기서 ‘감성’은 소비와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소셜 감성을 파악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행동을 예측하거나 설명하는 데 있어 유용하다.
예를 들어, 대형 포털 사이트인 ‘NAVER’에 ‘보험 가입’을 키워드로 한 뉴스를 검색해 해당하는 뉴스에 달려있는 댓글의 어휘들을 분석하여 긍정/부정/중립적인 단어들을 기준으로 해 통계를 내린다. 이렇게 내린 판단 비율을 바탕으로 보험 가입에 대해 요즘 사람들이 가진 인식의 긍정도를 측정하고 이는 위험회피 수준과 같이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가격을 측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된다.
더하여 소비자의 경제 인식에 따른 보험료의 변동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생활 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의 주요 지수를 표준화해 전반적인 소비자 심리 변수를 판단하는 소비자심리변수지수도 지표로 사용된다.
이러한 류의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사전조사를 거치면 우리가 아는 보험이 탄생하게 된다.
물론 더 많은 과학적 통계를 거쳐야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알 수 있지만 사회적 인식에 따른 소비자의 위험회피 수준의 변화와 흔하게 보는 소셜미디어의 댓글들이 보험사의 상품 개발 여부 판단에 근거할 빅데이터 수집에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측정하기 힘들어 보이는 개인의 심리를 지표화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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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김세완, 구지현, 임소연, 김영민(2021). 심리변수가 손해보험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위험회피수준 및 댓글감성을 중심으로. 보험연구원. 66-67, 69, 7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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