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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루비 ]



작은 학교의 최고 장점은 학생수가 적다는  아닐까도시에 있는 학교에서는 서른  넘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교육이라기보다 ‘통제한다는 것이  맞을  같다학생들의 학교폭력 및 따돌림 방지 관리단톡방 관리학교  비행 관리  진정한 교육에 다가가기보다 학생들의 탈선  부정한 행동을 관리하는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시골에 위치한 작은 학교 학생들은 그러한 경향이 확실히 적다. 어떤 반은 은밀하게 따돌림이 진행된다고도 하고 학생들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순수하고 착한 학생이 많은 게 사실이다. 도시에 근무할 때는 실제로 고학년 학생으로부터 성적 농담을 듣기도 했고 더 심한 수위의 성적 행동을 목격했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팔을 맞기도 했었다. 지나고 보면 참 가슴 아픈 일인데 다 나의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은 학교에 근무할 때를 돌이켜보니 행복했던 기억이 많다. 시골에 있다 보니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심성이 곱다. 작년에 온라인 수업을 할 때이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태블릿을 대여해 디스코드라는 메신저를 설치하고 대화를 나누었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수업할 수가 없다고 하자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때 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 아이의 마음이 너무 예쁘게 보이는...




또한 작은 학교에서는 한 명 한 명에게 섬세하게 신경을 쓸 수 있다. 큰 학교에서는 문제 행동이 심각한 학생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다른 평범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소외가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것이 참 심적으로 힘들었다. 한 반에 4~5명씩 있는 분노조절장애학생, 학교 거부 학생, 학습부진학생, 그밖에 부적응 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면 작은 학교처럼 업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온몸에 진이 다 빠진다. 그러다 보면 퇴근시간을 넘기기가 일쑤고 집에 바리바리 짐을 싸가기도 한다. 하지만 작은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업무처리도 효율적으로 해내고 학생들의 개별 관찰일지를 꼼꼼히 누가 기록하고 최고의 수업을 선사하기 위해 늘 애쓸 수 있었다.


지금은 다문화 특별학급을 맡아 10명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 출신의 아이들과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한국어가 미숙하고 한국문화 이해가 부족한 아이도 있고 생활 한국어는 어느 정도 되지만 학습 한국어가 힘든 아이, 국어 실력이 뒷받침되지만, 원적 학급에 적응 자체가 힘든 아이 등 다양한 아이가 있다. 강사 선생님들과 1:1 지도를 해서 그런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고 수업 준비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원적학급 담임선생님만큼 아이들과 친밀하지는 않지만 특별학급의 존재가 아이들에게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쁘다.


방과 후에는 자율학급 ‘꿈터’ 학생들을 맡아 관리하고 있다. 나에게 선물이라며 그려주는 그림, 건네는 인사말, 재잘재잘 대는 이야기들이 즐겁기만 하다. 아이들이 밉기만 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좋아하고 있으며 다시 일반학급을 맡으면 더 잘 교육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아이들이라는 존재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어른이 되면 우리는 일터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낸다. 하루에 대부분을 쏟아붓는 그 시간이 진정으로 행복해야 우리 인생도 참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작은 학교는 최고의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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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14 13: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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