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류자림 ]

지인들에게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 물어봤을 때 농담 삼아 ‘돈 많은 백수’를 언급하는 분들이 많았다. 필자는 여기서 진지하게 접근해보았고, 궁금한 점이 생기게 되었다. 과연 돈 많은 백수가 된다면 행복할 것인지 말이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가 주장하는 상황에 모든 돈 많은 백수가 해당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 인지하고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그들은 왜 돈 많은 백수를 장래 희망으로 얘기한 것일까?

그러한 대답을 한 지인 중 한 명에게 이유에 관해 물어보았다. 이에 “돈이 많고, 시간이 많으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며, 늘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또한 놀기만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할 것 같았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돈 많은 백수가 된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돈이 많은 백수라면, 예측 불가한 상황은 마땅히 일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삶의 연속일 것으로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한소원 교수님의 ‘변화하는 뇌’라는 책을 참고하면, 우리의 뇌는 의외로 불확실함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는 변화하고 예측불허인 환경에 살아남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 인간 자체는 삶에서 안정되고 확실한 것을 추구하지만, 반면 인간의 뇌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설명하듯이 인간 자체는 삶에서 안정되고 확실한 것을 추구하기에 돈 많은 백수를 추구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보았을 때, 돈 많은 백수라는 막연히 안정적인 삶에 놓이게 된다면, 마냥 행복하기만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더 깊이 들어가 보자. 

“환경이 항상 예측 가능하다면 뇌는 학습을 할 필요가 없다. 만약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면 삶이 어떨까. 모든 것이 정해져 있으면 노력은 당연히 할 필요가 없겠거니와 삶에 아무 기대도 없을 것이다.” 물론 돈 많은 백수의 삶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돈이 많은 백수는 돈이 많다는 것과 시간이 많다는 것은 정해져 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돈과 시간에 대한 노력이 필요 없으므로 발전에 대한 기대 또한 타인들에 비해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돈 많은 백수가 된다는 것이 그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는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돈 많은 백수가 되어본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돈과 명성을 목표로 세워 열심히 살아가지만, 돈 많은 백수는 일반적으로 타인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본인의 목표로 선정하기란 쉽지 않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삶의 연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결국 뇌가 활성화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은 비교적 적을 것이며, 삶에 대한 기대 또한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삶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다는 것은 행복과 멀어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파악해볼 수 있다.

발전이 가능한 삶

필자가 다룬 내용이 모든 돈 많은 백수에게 해당하는 사실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돈 많은 백수의 삶이 실제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부러움의 여부는 자신의 몫이지만, 충분히 발전해나갈 수 있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더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돈 많은 백수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뇌’를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필자는 앞서 말한 환경에 놓인 독자들이 뇌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사실을 잘 활용하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한소원. (2020). 변화하는 뇌. 바다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