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은
[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최근 한국 사회에서 동물은 동반자 혹은 가족으로서 가장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5%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인간과 달리 외모, 성격 등 조건없이 사랑을 주며 반려인과의 관계를 맺는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치유의 경험을 가능케 한다. 이처럼 동물의 존재가 이제 삶의 일부가 된 사회에서 '펫로스 증후군'은 새롭게 등장하였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자신의 반려동물이 사망하게 됐을 때의 반려인의 상실감과 우울감을 말한다. 2012년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40대 여성의 자살 사건으로 인해 펫로스 증후군은 더욱 그 심각성을 알렸다. 반려동물을 더이상 종속 관계로 취급하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대하는 사회에서, 펫로스 증후군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극복 및 치유방법은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갖기'다.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마음껏 우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일부로 우려고 읽었어.', '일부로 우려고 봤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대개 문학과 영화, TV드라마를 대상으로 하는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아무런 눈치를 보지 않고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건, 그만큼 문학과 영화 등 이야기를 담은 매체가 인간에게 높은 친밀감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출판사 꾸리에의 대표 강경미 씨는 동물에 대한 자기계발서는 많지만, 문학은 전무하다며 동물과 관련된 문학을 출판하는 등 동물과 관련된 문학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동물과 관련된 책이나 영화를 감상하며 나와 같은 고통이나 행복을 느낀 인물을 만나며 충분히 애도한다면,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의미있게 마무리 하면서도, 고통이라는 알에서 깨고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주변인들의 배려 또한 반려인의 치유에 기여한다. 대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반려인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는 펫로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 된다고 한다.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주변인들이 배려해주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이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인의 도움을 받는 것 또한 권유받는 방법이다.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에 찾아가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의사나 상담가와 함께 모색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우울이나 상실감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반려인, 특히 1인 가구 반려인에게 효과적일 것이다. 외부의 힘을 얻어 극복해 나가는 것은 혼자 극복할 때보다 훨씬 그 외로움과 막막함이 줄어들 것이다.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반려인인 필자는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라는 네이버 카페의 회원이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라는 카페는 고양이에 대한 상담이나 질문 뿐만 아니라 애도하는 게시판의 카테고리도 존재한다. 이렇게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고 치유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현실적으로, 반려동물의 죽음은 어떠한 생명체의 죽음에서 그치지 않고 반려인과 맺었던 관계의 총체적인 상실이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에 우울과 상실감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동물 뿐만 아니라 인간과도 언젠가는 이별한다.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는 이 존재와의 이별이 불가피함을 인지하면, 나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훨씬 더 이성적일 수 있을 것이다. 삶은 곧 이별의 여정이라는 말처럼, 어떠한 관계에서든 이별은 늘 있는 법이라는 것을 인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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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y0918@naver.com
저도 이전에 사랑하던 강아지를 잃은 적이 있어요. 잊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강아지가 떠오르면 계속 눈물이 났어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가족이었던 반려견을 잃는 슬픔이란 세월이 지나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것 같아요. 그때 당시 울고 싶을 때까지 실컷 울고 감정을 솔직하게 가족들과 나누면서 서로 위로하며 그 시기를 극복했어요. 만남의 끝에는 이별이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