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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성우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올해 5월 대검찰청에서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표하였다.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1년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20대와 30대가 56.8%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약 적발 인원 중 19세 이하는 450명으로 작년에는 313명이었던 것에 비해 43.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연령 층에서 유행처럼 퍼지는 마약이 바로 펜타닐이다. 펜타닐은 합성 아편류 마약의 일종으로 암 환자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처방하는 매우 강력한 효과를 지닌 마약성 진통제이다. 그러나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높은 접근성으로 인해 펜타닐이 불법적으로 처방 및 거래되고 있다.


올해 5월 이러한 펜타닐을 학교 및 공공장소, 가정에서 불법으로 투약한 10대 42명이 경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2~3년 전부터 유명 래퍼들 사이에서 펜타닐이 유행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고등래퍼’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린 래퍼 윤병호가 펜타닐 사용을 인정하는 일도 있었다. 

 

<왜 시작하는 것일까? : 사회적 동조>



아편류 문제에 대해서 Freud는 아편 의존이 충족되지 못한 성적 만족의 추구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부적절한 심리 성적 발달이 자아 및 초자아 기능의 미성숙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충족되지 못한 성적 욕구와 관련된 불안이나 우울 등에 대처하지 못해 아편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에 반해 Khantzian(1985, 1990)은 물질 의존이 자아 기능의 결손, 즉, 인지적, 생리적 문제에 의한 것이라 말했다, 그는 약물 의존이 잘 나타나는 사람들은 대처 능력의 미숙, 부적절한 의존 욕구, 욕구 만족의 좌절 등의 미숙한 자아 기능을 지닌 사람들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아편류 마약인 펜타닐의 유행은 성적 욕구와 개인의 인지적, 생리적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닌 사회적인 동조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KBS 시사직격’과의 인터뷰에서, 한 래퍼 지망생은 “동경하던 아티스트들이 먼저 펜타닐을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도 다 이거 하는데 너 이거 안 하면 못 어울린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이 펜타닐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한 집단의 영향으로 개인의 태도나 행동에 집단과 유사하게 바뀌는 현상을 크게 동조라고 한다. 이러한 동조에는 집단 속하고 싶어 하며, 집단에서 다르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따라 하는 규범적 영향의 동조와 집단의 결정이 옳은 것처럼 보여 따라 하는 정보적 영향의 동조가 있다. 그렇기에 최근 특히 래퍼들 사이에서 펜타닐이 유행한 이유는 규범적 영향으로 인한 동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Shedler와 Block(1990)은 동료의 압력과 더불어 아편의 구입이 용이해진 점이 최근 아편을 비롯한 물질 남용이 증가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였다. 마약을 시작하는 원인은 사람들 개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속해있는 집단의 분위기와 마약에 접근하기 쉬운 사회의 문제일 것이다. 

 

<왜 그만둘 수 없을까? : 중독>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서 공개한 2021년도 전체 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은 36.6%로, 국가지표체계에서 공개한 대한민국의 전체 재범률이 24.6%인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의 짐작했듯이 중독이 그 원인이다.


이러한 중독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분류 체계인 DSM-V에서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Substance-Related and Addictive Disorders)로 하나의 장(章)을 이루고 있을 만큼 중요하게 다루는 질병이다.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는 술, 담배,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 혹은 중독성 행위에 심취하여 발생하는 다양한 부적응적 증상(일반적인 사람들은 하지 않는 특이한 행동)을 말한다.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에서 펜타닐의 경우 아편류-관련 장애에 속한다. 아편류 장애는 아련류 의존과 남용이 포함되는데 다른 마약류에 비해 특히 아편류는 매우 강한 의존성을 초래하기에 아편류 사용 중단 시 매우 강력한 금단 증상을 경험한다. 그리고 특히 펜타닐의 경우 단 한 번만 투약해도 중독이 되기에 호기심으로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펜타닐의 금단 증상에는 하품, 재채기, 눈물 흘림, 땀 흘림, 구역, 구토, 설사, 복통, 동공의 확대, 두통, 불면, 불안, 경련, 전신의 근육과 관절의 통증, 호흡곤란, 심계항진, 오한, 열감 등이 있다. 이러한 금단 증상들은 일상생활 중 갑자기 찾아온다. 중독된 사람들은 너무 고통스러워 다시 마약에 손을 댄다.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약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마약류의 경우 한번 시작하면 그만두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쳐다도 보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아편류 의존의 문제를 겪고 있는 개인의 경우, 국가에서 지정한 치료감호기관에서 일정 기간 치료받아야 한다. 아편류 의존의 경우 자신의 힘으로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아편류 사용을 촉발할 수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스트레스 대처 능력, 사회적 기술훈련, 자기주장훈련 등이 필요하다.


최근 마약류 오남용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식약처에서는 마약류 처방에 대한 안내서를 발행했다. 또한, 점검을 통해 마약류 취급 기준을 미준수한 의료기관에 대해 행정 처분 의뢰를 신청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 정부 역시 2022년도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몇 번의 검색으로 쉽게 마약 판매처를 알아낼 수 있는 현재의 온라인상의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마땅한 해결 방안이 없다. 또한, 의료진들에게 마약류 의료 쇼핑 방지 정보망의 사용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적극적인 규제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중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추가로, 마약류를 근절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미 중독이 되어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사용 중지를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 역시 필요할 것이다.




<참고자료>

김교헌. (2007). 중독, 그 미궁을 헤쳐 나가기.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12(4), 667-693.

KBS1, 시사직격, 2021년 12월 03일 

권석만. 2019년 7월 10일. 현대 이상심리학 2판,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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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9-20 06: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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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jwjddns2022-10-26 00:22:58

    마약류에 대한 규제가 꼭 좋은것만은 아닌걸로 아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적어놨는데 한국에서 자살율이 높은 이유중에 하나가 항우울증에 대해서 너무 제약을 해서 그런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dhd 치료에도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허용된 것보다 더 위험한 메틸페니데이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약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으로 자유를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너무 규제를 하려고 하는것이 맞을까요?

  • TPT_mangosteen2022-10-11 14:29:52

    좋은 곳에 쓰이면 약인데 안 좋은 곳에 쓰이면 독이 되는것 같아요.
    최근 뉴스에서도 펜타닐의 심각성에 대해 연일 보도 하는 요즘인데요.
    다른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펜타닐 오남용으로 피해를 입지 않게 할 수 있는 방안들이 강력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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