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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안에도 심리학이 있을까? - 교실 안에서 발생하는 심리학적 현상은? - 아동의 인정욕구,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는
  • 기사등록 2022-09-21 07: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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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윤소영 ]


출처 pixabay

학교에 왠 심리학?


모든 '학'으로 끝나는 단어가 그러하듯, 심리학 또한 평소에 일상적으로 떠올리기는 어렵다. 심리검사나, 상담할 때 등 어떤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될 것이라는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학은 사실 우리와 어떤 학문보다도 가깝다. 무심코 지나치는 모든 공간에서 우리는 심리학을 발견할 수 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우리는 많은 학교를 지나쳐 왔을 것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그 종류는 수없이도 많고, 우리가 교실에서 맞닥뜨린 상황과 배경도 다 다를 것이며, 만난 교사도 다 다르다. 심지어 모든 사람이 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 거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공간이나 상황에서도 심리학은 존재해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 우리가 몸 담았던 학교에서는 어떤 심리학적 비밀이 숨어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교실 안, 어떤 상황에서 심리학을 활용할 수 있을까?

 


선생님, 왜 저만 무시하세요?


교사 a: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과 못 하는 친구들을 함께 수업에 참여시키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까지 나는 수업에 소외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칭찬하며 이끌어 왔다. 그러자 우수한 성적의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기 시작했다. 한 친구를 불러 그 이유를 물어보자, 자시니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공부도 잘 하고, 발표도 많이 하는데, 선생님은 공부 못하는 아이들만 감싸고 돌아서 기분이 나쁘다고 한다. 나로서는 성적이 좋고 학습태도가 우수한 아이들은 알아서 잘 하고 있다고 새각해서,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 조금 더 신경을 썼을 뿐이다. 이런 내 태도가 잘못된 것일까? 아무도 불만스럽지 않은 좋은 수업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 글은 실제 교사로 재직 중인 a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각색한 것이다. 실제로 주위 교육현장에서 재직중인 교사들을 보면,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 선생님이 나는 칭찬해주지 않고, 다른 친구들만 신경 쓴다고 불만을 가진 적이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적용시킬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은 무엇이고, 교사는 어떻게 행동하여 해결할 수 있을까?

 


인정 시스템 (approval system)


위와 같은 상황에서 결여된 것은 바로 '인정'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 자신을 좋아해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실 심리학적 관점에서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야말로,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욕구라 분석한다. 타인에게 인정받음으로써, 자신은 생존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새로운 목표를 계획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본다면, 학생들은 자신이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매개체가 바로 교사다. 따라서 그들은 교사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매일매일 투쟁한다. 특히 아동기에는 다른 시기보다 타인의 평가와 비판에 민감하기 때문에, 교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기 쉽다. 인정 받은 아이들은 일상에서 성공과 발전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이를 통해 자아에 대한 유능감을 지니게 되지만, 인정에 대한 실패를 경험하게 된 아이들은 부정적이고 불안정한 자아상이 생길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학습과 관계 형성에 대한 의욕을 잃고 무기력증에 빠지는 학생들이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교사의 인정 시스템을 깨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수업을 거부하고, 교사의 가치관과 성향을 싫어하며 상처 입히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교실 안에서 인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대처가 필요하다. 

 

교실 안 '가치' 만들기


교사가 모든 학생들에게 일일이 반응하고 인정해준다면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교사의 능력이나 다른 업무로 인한 시간과 공간적 한계, 그리고 교육 자원 부족 문제 등으로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방안은 각자의 교실 안에서 공동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각 반의 모든 인원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관찰해야 한다. 이는 개인 상담과 학급 회의를 통해 이루어낼 수 있다. 학급 초반에 우리 반은 어떤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지, 어떤 친구가 가장 훌륭한 친구인지를 함께 의견을 나누며, 공동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바로 ‘대화’다.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인정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이해해주고, 공동가치를 잘 설명해주면, 그들이 인정 시스템에서 배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를 통해 협력과 소통이 가능한 즐거운 교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지금 떠오르는 교사들을 생각해보라. 정말 특이하게 잘 가르친 경우가 아니라면, 그 교사의 수업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미술 선생님은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예뻐했는데, 영어 선생님은 공부 잘 하는 애들만 좋아했어.' 등의 기억만 남는다. 그러나 나를 인정해 준 선생님, 나를 칭찬해 준 선생님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는 교실을 벗어나더라도 마찬가지다. 실생활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일어날 수 있다. ‘왜 엄마는 나를 인정을 안 해줘?’, ‘팀장님은 왜 매일 나만 무시해?’ 등 여러 불만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실을 벗어났다. 인정받을 사람이 교사뿐인 나이는 지났다. 따라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안에 있었음을 인지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자기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김현수, 2012,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에듀니티

정상현, 박우람, 홍상황. (2021). 아동의 인정욕구, 완벽주의와 학업소진의 관계 : 자기자비의 조절된 매개효과 . 초등상담연구, 20(3), 25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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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T_mangosteen2022-10-13 15:57:58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고, 타인에 대한 인정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싶어하는 인정 욕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내 삶의 주인인 나를 인정해주는 삶을 사는 것이 소중한 삶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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