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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수연 ]


출처:Pixabay 

SNS는 우리의 상대적 박탈감을 높인다는 이야기는 너무 자주 접합니다. 저도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자주 부러움을 느끼곤 하는데요. 잘 살펴보면 제가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는 대상은 연예인이나 잘 나가는 인플루언서들이 아닙니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제 친구들, 가까운 지인들이 대부분이죠. 2019년 서울신문·공공의창·세종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디지털 세상 국민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의 52.6%가 지인의 SNS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여러 소식 중에도 가장 질투가 나는 소식이 있다면, 누구는 학점이 좋다더라, 누구는 무슨 대외활동에 합격했다더라 하는 내용입니다. 진짜 친구라면 친구의 성공에 축하해주는 게 맞는 건데, 자꾸만 질투가 나는 건 왜일까요?

 

질투의 시작, 비교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책 ‘불안’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라고 언급합니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가까운 지인의 성공을 유독 쓰게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성격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는 이런 질투의 원인을 '사회 비교 이론'과 미국의 심리학자 테서(Abraham Tesser)가 제시한 ‘자기 평가 유지 모델(Self-evaluation maintenance model)’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곤 합니다. 이를 ‘사회 비교’라고 합니다. 비교의 결과에 따라 사람들은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낍니다. SNS 속 인플루언서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유는 나 자신이 비교적 낮게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나와 친한 친구 역시 사회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 평가 유지 모델에서는 비교 대상과의 친밀도와 관여도에 따라 자기 평가의 과정이 두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친한 친구에게 질투를 느끼는 이유

 

여러분이 미술을 전공하고 있다고 생각해볼까요? 여러분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당신과 같은 미술을, 다른 한 명은 무용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미술을 전공하는 친구가 큰 대회에서 입상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나요? 축하하는 감정만큼이나, 어쩌면 더 크게 질투하는 마음이 생길지 모릅니다. 반대로, 무용을 전공하는 친구가 대회에서 입상하게 된다면, 여러분은 축하의 감정을 넘어 멋진 친구를 가진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것입니다. 

 

두 경우에서 다른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미술’은 ‘무용’과 달리 나의 자기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관여도가 높다’고 표현합니다. 높은 친밀도를 가진 사람이 관여도가 높은 부분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었을 때, 나에 대한 자기 평가는 낮아집니다. 이 상태를 ‘비교 과정’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친밀도가 높은 사람이, 관여도가 낮은 부분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었을 때는 나의 자기 평가까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를 ‘반영 과정’이라고 합니다. 

 

건강한 질투를 하자

 

정리하자면, 친구에게 질투를 느끼는 이유는 친구가 ‘나에게 중요한 분야’에 있어서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나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질투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질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감정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구에 대한 질투심을 가진 상태에서는 친구와의 관계도 나 스스로도 힘들어질 테니까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친구에 대한 질투를 자신의 원동력으로 삼자는 것입니다. 자기 평가가 낮아졌다면 그 상태에서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올리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친구는 나에게 원동력을 주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질투를 원동력으로 삼을 때, 나의 가치도, 친구의 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Tesser, A., Millar, M., & Moore, J. (1988). Some Affective Consequences of Social Comparison and Reflection Processes: The Pain and Pleasure of Being Clos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4(1), 49-61–61. 

-김재현, 최서윤, 김현석.(2018).모바일 퍼즐 SNG 순위경쟁상황에서 플레이어의 사회비교가 경쟁심과 도전감에 미치는 영향.한국HCI학회 논문지,1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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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9-23 07: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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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견(총 1 개)
  • TPT_mangosteen2022-10-17 21:17:26

    지나친 질투는 나에게도 해가 되고 상대방에게도 해가 됩니다.
    자신만의 가치에 대해 조금 더 높은 평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에서도 얘기들을 들어보면 자신에 대한 평가와 기대치가 너무 낮고, 타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만 높은 평가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비교의식도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건강한 질투는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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