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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정직한 아이로 키울걸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11-10 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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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MQ(Moral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4 : 정직한 아이로 키울걸



모든 사람이 정직하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 그러나 정직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믿는 것은 더욱 어리석다   -존 퀸시 애덤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의 심리학자 제럴드 제리슨은 재미있는 연구를 했습니다. “과연 인간은 하루에 얼마만큼의 거짓말을 할까?” 그가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평균 200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자는 시간을 6시간이라고 단순히 계산해서 나눠보면 5분 30초에 한 번꼴로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하루 평균 3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하니 편차가 큰 편입니다. 물론 이 연구들이 절대적으로 인정받는 연구결과로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미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 있다는 이런 불편한 진실은 안타까운 마음을 들도록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추구하는 정직이라는 덕목에 대한 가치를 폄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직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며 거짓말을 했을 때 강한 어조로 훈육을 하고 있습니다.      



◇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정직이라는 단어는 참 단순하면서도 어렵고 부담스러운 단어입니다. 어른이라면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어쨌든 결국 거짓말이라는 것을 해보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이 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거짓말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부분 아이를 달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 많죠.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다 보면 거짓말에 대해서 아이가 나쁜 인식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른도 아이에게 거짓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였겠지만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어른에게 왜 거짓말을 할까요? 이유는 딱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모가 자신에게 실망할까 봐’라고 합니다. 숙제를 안 했든, 시험을 못 봤든, 게임을 약속된 시간보다 더 오래 하거나 TV를 몰래 봤든 간에 아이는 혼나는 것이 걱정되어 거짓말을 합니다. 그렇지만 기저에는 부모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에게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깔려있습니다. 


두 번째는 ‘부모의 관심을 끌고 싶을 때’입니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는 어느 아이에게나 있습니다. 이 경우 빠르게 아이의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해서 조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타인의 관심이나 동정을 얻기 위한 거짓말이 심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허언증이나 꾀병 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단 아이가 부모가 걱정할만한 거짓말을 했다가 들켰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상황이 되었든 간에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해서 정직함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거짓말에 대한 행동만 짚어주되 아이가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죄책감은 내가 한 행동의 잘못으로 생기는 감정입니다. 자신의 양심이 기준이 됩니다. 반면에 수치심은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하게 하는 감정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초등 감정 수업』의 조우관 작가는 수치심을 극단적이고 자아를 마비시키는 아주 위험한 감정으로 표현합니다. 아이는 초등학생이 되는 시점부터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 시작합니다. 아이 자체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말들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수치심을 경험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남에게 비판받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거짓말을 알게 되었을 때 부모가 보여야 하는 올바른 부모의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다그치면서 혼내지 않는 것과 아이의 속마음을 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흥분해서 강한 대처를 하게 되면 아이는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결국 솔직해지기보다는 더욱더 거짓말의 늪에 빠지게 되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본의 아니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생기면 꼭 양해를 구하고 사과를 해야 합니다. 사정이 있다고 혹은 아이와의 약속이라고 가볍게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정직함을 배우고 약속의 소중함도 배울 수 있습니다.     


◇ 거짓말을 하지 않게 만드는 부모의 교육

아이를 정직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얻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한비자』 32편 외저설 좌상에는 공자의 제자이자 『효경』의 저자인 증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려는데 아이가 계속 따라가려고 했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돌아오면 돼지를 잡아주겠노라고 말하고 갑니다. 시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돼지를 잡으려고 하는 증자를 보며 깜짝 놀랍니다. 아이를 달래려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증자는 아이에게 거짓말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며 결국 돼지를 잡고 맙니다.



우리는 아이와의 약속을 잘 지키고 있나요? 저 역시 아이들과 매일 10분씩 놀아주겠노라고 약속하지만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10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제일 기대하는 시간일지도 모르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어른의 이유로 아이와의 약속을 어기곤 했습니다. 아이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빈말과 공수표들은 지금은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카드 할부금처럼 언젠가는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바늘도둑이 소도둑

예전 살던 곳의 학교 앞에는 구멍가게라고 불러도 될만한 조그만 문방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냥 구경만이라도 하고 싶다며 자주 갔던 곳입니다. 여느 때처럼 구경을 하러 갔던 그곳에서 너무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몰래 작은 액세서리를 손에 쥐고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었습니다. 훔치는 사람도 아닌데 왜 보고 있던 제가 떨렸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짧지만 몇 시간처럼 느껴졌던 순간 동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고 아이들과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면 어떻게 해야 옳았을지 아직도 답을 구하지 못한 마음 무거워지는 기억입니다. 과연 제가 그것을 밝혔을 때 올바른 방향으로 일이 마무리되고 아이도 반성할 수 있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요즘 유행하는 무인 편의점에서 절도를 벌이다가 붙잡힌 만 14세가 안 된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의 마음이 굉장히 속상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부모의 생각은 제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무인 편의점이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아서 절도를 유발했다는 식으로 글을 쓴 것이었습니다. 기가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만 14세 미만 아이를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한 촉법소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법적인 조치는 결국 사건이 터진 뒤 할 수 있는 것일 뿐이고 이런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참고로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은 현실에서도 존재합니다. 국민들은 만 14세 미만의 아이들이 촉법소년이라는 것을 악용해서 법망을 피해 간다고 울화를 터뜨립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을 우습게 보는 아이는 만 15세가 되는 순간부터 절대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습니다. 나쁜 짓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쾌감도 중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만 15세부터는 전국에 한 군데밖에 없는 소년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아이가 행여라도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작은 잘못이라도 무겁게 여겨서 어른들이 잡아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과연 정직은 인생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가

생각보다 우리는 정직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고는 합니다. 남의 허물은 크게 보면서도 자신의 허물에는 관대해지고 아이를 키울 때에도 이런 부분에 느슨해지도 합니다. 자라오면서 겪어온 삶의 경험은 정직하다고 꼭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고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의 사회도 정직한 사람이 하다고 해서 성공한다고 믿기 어려운  절대적인 원칙이라고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부유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 이 말은 인천의 제물포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앞둔 시점에 학생들이 외치는 선서입니다. 이 학교는 65년 동안 무감독 시험을 치르는 학교로 이름나 있습니다. 이 학교에는 부정행위가 발생해 무감독 시험이 없어질 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함께 의견서를 씀으로써 전통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오히려 무감독 시험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자부심을 큰 자랑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어른으로서 대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기업들을 봐도 정직이라는 덕목이 상당히 중요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지배구조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이 정직한 경영의 화두입니다. 말 그대로 예전에는 돈을 잘 버는 기업이 최고였다면 지금은 정직하게 경영하는 기업을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이 최고의 가치였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에도 그러했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정직한 사람은 그 신념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얻습니다. 정직이 훌륭한 덕목이 된 이유는 우리 모두 정직하게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기 때문일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지 못함을 합리화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어렵고 험한 길이라고 해서 아이에게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부모가 모범이 된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결코 정직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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