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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장. 유대인 교육인 하브루타를 제대로 해볼걸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12-07 10: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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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SQ(Study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5 : 유대인 교육인 하브루타를 제대로 해볼걸(아이와의 말싸움도 하브루타)        




자기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바라보는 사람, 어디에 자기가 서 있는지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 그들은 불행하다.  -탈무드-




유럽의 강대국 독일은 틈나는 대로 유대인에게 전쟁과 학살로 얼룩진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 나라가 보여주는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요? 독일이 의식이 앞선 선진국이라서일까요? 의외로 그 답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유대인이 가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에서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정부 인사나 월스트리트의 주요 세력을 차지하는 사람 중 유대인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세계 경제를 이끄는 뛰어난 인물들이 모두 유대인입니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 세계 억만장자 중 30%,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100대 기업의 4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독일은 유대인에게 과거사에 대해 끊임없이 사죄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엄청난 유대인의 힘은 바로 탈무드와 하브루타를 기반으로 한 교육으로부터 나옵니다.



◇ 비슷한 듯 아닌 듯 너무도 다른 우리

유대인 교육의 질적인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런 유대인들이 한국인들과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단일민족, 고유언어, 음력 사용, 높은 교육열 등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우리나라에는 탈무드와 하브루타와 관련된 수많은 유대인 교육 관련 책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인들은 유대인들이 이룩한 성과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많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홍익희 세종대 교수에 칼럼에 따르면 유대인 교육과 한국인의 교육은 교육 목적, 교육 방법, 교육 목표, 공동체 정신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유대인의 교육 목적은 학습적인 성취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성숙한 인격체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를 통해 유대인 공동체에 일원이 되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높은 시험성적을 얻어 시험에 통과하는 것이 제일 큰 목적입니다. 교육 방법 역시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유대인 교육은 수평적인 관계를 통한 질문과 토론 문화인 반면 우리나라 교육은 수직적이며 질문과 소통이 턱없이 부족한 주입식 교육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권짜리 이야기책 형식의 탈무드를 주로 읽고 유대인 교육을 어느 정도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유대인들이 읽는 경전인 탈무드가 알고 보면 20권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분량으로 이루어진 경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또 우리 교육은 상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질문이 없어집니다. 그렇지만 그와 반대로 유대인들은 질문하는 것이 몸에 습관으로 배어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원래 그렇다’는 말이 없다고 합니다. 



◇ 토론이 가능한 가족문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토론문화는 성숙하지 못한 쪽에 가깝습니다. 『코로나 사피엔스』의 공동 저자 중 한 분이신 김누리 교수께서 팟캐스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가족끼리 식사 시간에 정치토론을 한다고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참 신기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금기시되는 주제이니까요. 더 놀라운 사실은 뒤에 이어진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와 누나를 토론으로 설득해서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게 했다고 합니다. 정치를 잘 모르긴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이야기 아닌가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념이나 신념을 바꾸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대한민국의 문화에서는 부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방송인 정영진 씨는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야 하는 지인에게 방송을 잘하기 위한 자신만의 팁을 주었다고 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설득하려 하지 말고 내가 준비해 간 이야기 중 제일 좋은 부분만 잘 말하고 나오면 된다’라고 말이죠. 우리나라의 토론문화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과의 건전한 방식의 의견교환이 없이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만 하는 것은 토론이라기보다는 연설에 가깝습니다. 상대방과의 진정한 소통은 아닌 셈이죠. 


 

앞으로 미래사회는 협업과 소통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토론할 수 있는 능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런 능력을 키우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시대적인 상황으로 원격수업이 늘어서 공동체 생활을 할 기회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학교에서 토론할 기회도 없어지고 있습니다. 

꼭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토론교육은 학교보다 집에서 부모가 시켜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다양한 주제나 상황들을 부모가 만들 수 있고 피드백도 꼼꼼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가 누군가를 말로 논리 정연하게 설득해내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아마 생각만 해도 기쁠 것입니다. 



◇ 하브루타의 시작

주제에 대하여 입체적으로 관찰하여 생각하는 능력을 기른다는 점에서 하브루타는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좋은 교육법입니다. 하브루타를 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하브루타를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원칙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 번째는 아이와의 눈높이를 맞추고 부모와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과 대한민국의 교육의 큰 차이 중 하나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부모와 동등한 관계인 유대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상하관계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아이의 의견은 굉장히 논리적이지도 않을 것이고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 가르치는 투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토론보다는 지도나 훈육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아이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황에서의 의사소통을 하고 싶은 의욕을 잃게 되겠죠. 


두 번째는 언제든지 무슨 내용이든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는 다짜고짜 부모에게 와서 재잘재잘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저래 집에서 할 일이 많은 부모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대화가 가능하다면 짧게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순간이 아니더라도 기억하고 있다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질문의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밥상머리 교육 시간을 놓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자녀교육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위대한 미국 대통령이었던 J.F. 케네티 역시 어머니의 밥상머리 교육으로 경청과 토론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합니다. 밥 먹을 때 나누는 대화는 토론능력뿐만 아니라 언어능력 향상과 정서적 안정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독서 하브루타란?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서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토론이라 하면 사회문제나 가치판단에 대한 주제들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런 거창한 것만이 꼭 하브루타 교육은 아닙니다. 아이가 아직 어릴 때는 책을 함께 읽고 내용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을 교환하는 방식도 하브루타의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독서 하브루타라고 부릅니다. 


독서 하브루타가 진행되는 과정은 간단합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한 뒤 질문을 만들고 생각을 나누고 표현하며 발표하는 순서입니다. 『독서 하브루타』의 저자인 황순희 박사는 하브루타의 핵심은 ‘아이가 말을 더 많이 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독서 하브루타를 진행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 읽고 내용 파악 ⇨ 질문 만들기 ⇨ 생각 나누기 ⇨ 생각 표현 ⇨ 발표평가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은 질문 만들기입니다. 아이가 말을 많이 하게 만들려면 부모가 질문을 하는 방식도 상당히 유연해져야 하는데요. 질문하는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평소 대화를 나눌 때도 반문형(‘글쎄? 너는 어떻게 생각해?,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겠니? 니 기분은 어땠니?’)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부모는 아이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노력하기보다는 용건만 빨리 끝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시간이 누적되면 아이는 점점 더 질문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논쟁이 될만한 답이 없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를 때리면 될까?”라던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은 나쁜 행동일까?”와 같이 답이 명확한 질문은 아이의 생각을 확장시킬 수 없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 나오는 족제비는 나쁜 동물인가요?”와 같은 질문처럼 바로 답을 할 수 없거나 생각이 다를 수 있을 법한 질문을 아이에게 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단순한 하나의 단어로도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나 질문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김치라던지 플라스틱과 같은 단어가 있다면 이것으로도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가능한 일입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찾아나가고 배워나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능력 (이 답이 정말 최선입니까?)

부모가 생각하는 우리 아이 최고의 선생님은 누구일까요? 부모도 아니고 대치동이나 목동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건 바로 구글과 네이버입니다. 아이들이 질문을 했는데 부모가 확실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면 대뜸 ‘네이버에서 찾아봐요’라는 말이 나옵니다. 인터넷의 대중화는 정보의 바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이 정보의 바다가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점을 안겨주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포털사이트에 있는 수없이 많은 정보를 아무런 필터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노력을 하거나 그 정보가 옳은지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구글링(구글로 정보를 검색한다는 뜻)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더 능력 있는 학생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종교재판을 받는 갈릴레이

대표적인 예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는 높은 곳에서 무게가 다른 물건을 떨어뜨릴 때 무거운 물건이 더 빨리 떨어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질량과 관계없이 모든 물체는 같은 속도로 떨어지지만 16세기에 갈릴레이가 그것이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할 때까지 사람들은 권위 있었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믿어왔습니다. 내가 찾은 정보들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무조건 신뢰해버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입니다.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는 생각을 펼치면서 일의 앞뒤가 맞아떨어지는지를 살피고 생각을 평가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예일대 토론 협회장인 헨리 장은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한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첫째, 논리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뿐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둘째,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현혹되지 않고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더 잘하게 된다. 

셋째, 스스로 논리를 만드는 것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진실과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데서부터 논리적 사고는 시작됩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아이들과의 생활에서 지도해줘야 합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이자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가정교육의 핵심입니다. 이 말은 다른 무엇보다 가족 간의 유대감이 기본이 되어야만 효과적인 대화나 질문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아이가 좋은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과 질문을 펼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하브루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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