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MQ(Moral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5 : 집안일과 심부름을 더 많이 시켜볼 걸(집안일과 성적, 우울증, 가족관계의 상관관계)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에밀-
“너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거야”, “그냥 가만히 책이나 보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보신 적 있으시죠? 실제로 아이들에게 뭐라도 시켜보려 하면 정말 신경 쓸 것도 두 배, 시간도 두 배가 들어가는 아주 비효율의 극치입니다. 그렇지만 아이 역시 처음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것보다 부모가 대신해주는 것이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준비물이나 과제는 물론 친구 관계까지 지나치게 관여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아이가 성장해서 대학교에 가거나 직장에 가서도 아이의 삶을 영향을 미치는 부모도 요즘 부쩍 많이 생겼습니다. 우리 회사도 그런 부모들의 연락이 종종 온다고 합니다. “아이 부서를 바꿔달라, 왜 우리 아이 야근을 시키느냐?, 아이가 오늘 아파서 결근한다”는 등 내용도 각양각색입니다. 일명 헬리콥터처럼 주위를 돌며 감시한다고 해서 붙은 ‘헬리콥터 맘’에서부터 자녀 앞의 장애물을 모두 없애준다는 의미의 ‘잔디깎이 맘’들은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이의 독립을 막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이런 부모들의 과잉보호는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시기가 늦추게 됩니다. 『안씨가훈』의 「명성과 실질」 편에서는 ‘자식을 사랑하면 대신해주지 마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배워보지 못한 대가는 결국 부모가 아닌 아이가 온전히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안일이 갖는 의미와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일거삼득의 정리하는 습관
요즘 연예인의 집을 찾아가서 물건들을 정리해주고 버려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집을 정리해주는 정리 대행 서비스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죠. 정리수납전문가는 이제 상당히 익숙한 직업이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치우고 정리하고 버리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임을 뜻합니다. 어른도 이러한데 아이는 오죽하겠습니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쫓아다니면서 어질러 놓은 것을 치우기에도 하루가 부족합니다. 정리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은 부모는 아이에게 강박적인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지인분은 과자를 흘리며 먹는 아이들을 엄청나게 혼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출하고 돌아와서 보니 아이들이 과자 부스러기를 흘리지 않으려고 변기 앞에서 과자를 먹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며 반성했다고 하더군요. 속상하고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정리가 되지 않고 어질러진 집은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아이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보며 잔소리를 하고 한숨을 쉬며 주섬주섬 치우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계획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원대한 꿈은 꽤 꼼꼼한 설계와 많은 시간이 필요한 어려운 작업입니다.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집안일을 돕는다는 것과 더불어 많은 장점이 더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집중력과 기억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와 더불어 통찰력, 책임감, 자립심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취감도 배울 수 있습니다.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아이에게 효과가 좋은 마법인 셈입니다.
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11~16세 아이를 35년간 추적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성공한 삶을 사는 성인으로 자란 아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경험했다는 것 하나뿐이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집안일의 장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필 줄 아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 집안일을 시키는 효과적인 방법
아무리 좋다고 한들 아이에게 집안일을 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일방적으로나 강압적으로 시도하는 방식이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시킬 때도 정중히 도움을 요청하거나 부탁하는 식으로 표현을 하면 됩니다. 아이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의논해 정하는 것도 집안일을 아이와 함께 즐겁게 해내는 좋은 방법입니다.
집안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정리입니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리의 종류와 난이도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를 루틴(습관)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보다 반복이 중요합니다. 쌍둥이네 집에서의 일일 습관은 일어났을 때 이부자리 정리에서 시작해서
양치질, 옷 찾아서 입기가 있고 자기 전에 내일 입을 옷을 미리 꺼내 두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런 간단한 정도 이외에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집안일은 무궁무진합니다. 분리수거를 함께 한다든지 화장실 청소를 돕는다든지 무언가를 사 오는 심부름을 시킨다든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집안일들은 생각 외로 많습니다.
집안일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1.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에게만 시키지 말고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 강압적으로 시키기보다는 아이가 준비가 되었을 때 의욕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3.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미루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정리를 하도록 합니다.
4. 물건 보관하는 장소를 만들어 함께 정리합니다. 커다란 박스를 라벨링 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5. 필요 없는 물건들은 아이들과 상의해서 바로 버리도록 합니다.
6. 부족함이 느껴지더라도 정리를 마쳤을 때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줍니다.
반복적인 행동으로 뇌 안에 뇌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을 뇌과학에서는 ‘습관’이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심원목 성균관대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교수는 습관을 만들면 더 적은 자원으로 뇌를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집안일을 통해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익숙해진다면 다른 좋은 습관들을 빠르게 만드는 데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요리는 일석십조의 교육
경쟁 중임에도 서로를 도와주는 참가자들
넷플릭스의 시리즈인 《베이크 스쿼드》라는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요리가 얼마나 대단한 종합예술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창의력은 물론 공감능력, 회복탄력성, 수학, 화학, 미술, 협동 등 정말 많은 덕목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요리도 알고 보면 엄연한 집안일입니다. 아이와 함께 요리라고 하면 일단 겁부터 더럭 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주방에는 칼과 가위 같은 날카로운 물건도 있을 뿐 아니라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은 엄청 뜨거워 위험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아이와 요리를 함께 하는 것은 그런 걱정을 모두 덮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부모와의 교감 형성을 비롯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거창한 요리를 함께 만들기가 부담스러우시다면 좀 더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호떡, 초콜릿 등의 다양한 믹스형 제품이나 요즘 유행하는 밀키트는 아이가 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의 취향과 입맛을 존중해서 사면됩니다. 이 단계가 익숙해져서 조금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한 요리를 할 때는 플라스틱 칼로 재료를 썰게 해 보는 등 요리 과정에서 위험하지 않은 간단한 임무를 나눠주면 됩니다.
아이가 요리에 참여해보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것도 알게 되지만 한편으로 생각보다 힘든 점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아이는 음식의 소중함과 그 음식을 만들어주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집안일에 함께 참여했다는 자신감이나 성취감도 얻을 수 있죠. 요리를 통해 오감을 키울 수 있으며 건강한 식습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이렇게 집안일을 통해서 아이는 공부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 못지않게 큰 소득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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