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린
[The Psychology Times=안예린 ]
사랑은 본래 마음의 영역이다. 사람, 동식물 혹은 물건 등의 어떠한 존재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이는 이성이 행하는 일이라기보다는 감정이 행하는 일에 가깝다. 그러한 사랑에도 과연 수학 공식 같은 이론이 적용될 수 있을까?
사랑의 삼각형 이론(A Triangular Theory of Love)
놀랍게도 사랑에는 어떠한 공식이 존재한다. 1986년,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가 발표한 『사랑의 삼각형 이론(A Triangular Theory of Love)』은 사랑의 세 가지 요소를 주장하였다. 친밀감, 열정, 결심/헌신 이 세 가지의 요소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위 요소가 모두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만일 하나의 요소라도 틀어지면, 그 사랑은 실패한 사랑에 가깝다.
사랑의 세 가지의 요소 중 하나인 '친밀감'은 필시 사랑하는 사람뿐만이 아닌, 친구 및 가족 사이에서도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사이가 가깝고 친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것이 바로 친밀감이다. 이때 스턴버그가 지적한 사랑하는 관계에서의 친밀감은, 더욱 세밀하게 나누어져 있다. 서로의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같은 행복을 경험하며, 존경심, 이해심, 배려심 등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주고받아야 한다. 또한 일방적인 도움을 받지만 말고 베풀 줄도 알아야 하며, 힘들 때 의지할 수 있게끔 정신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서로의 지지가 되어야 한다.
이렇듯 긴밀하고도 친밀한, 마치 서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랑에서의 '친밀감'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두 가지의 요소를 배척하고 친밀감 요소만 강하게 느낀다면, 비로소 좋아한다는 감정이 싹을 튼다. 일상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말 이상으로 깊은 관계를 나눈 상대에게만 느끼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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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요소인 '열정'은 인간의 구체적인 욕망을 나타낸다. 사랑하는 이를 보고 느끼는 어떠한 로망, 매력, 성적 욕구와 같은 것들이 열정을 이끈다. 보통은 성적 욕구가 열정에 강한 영향을 끼치지만,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열정을 가질 수 있다.
친밀감 요소와 달리, 두 가지의 요소가 결여된 채로 열정만 가진 사랑을 하게 되면 이는 도취성 사랑에 가깝다. 도취란 매료 혹은 매혹에 가까운 의미로, 첫눈에 반한 느낌처럼 한순간의 열정적인 흥분이 가져온 사랑을 의미한다. 이는 상대에 대해 자세히 모르면서 본인의 이상을 적용시켜 망상증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열정만 강한 사랑을 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 외의 모든 욕구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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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요소인 '결심/헌신'은 단기적인 측면과 장기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단기적인 측면에서의 결심은, 사랑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 일이다. 결심에서 시작된 마음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그것이 헌신이 된다. 그 사랑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심과 헌신은 한 데 묶여 있지만, 이 둘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결심하되 헌신은 하지 않아도 되고, 헌신하되 결심은 보이지 않아도 된다. 사랑에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는 만큼 그 과정까지 동일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친밀감도 열정도 없는 사랑은 어떻게 될까? 좋아한다는 감정과 어떠한 욕구도 없이 사랑하겠다고 결심하고, 그것이 헌신으로 이어지면 이는 공허한 사랑이 된다. 상대방이 정신적 지지를 원할 때, 공허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그런 기대를 이루어 줄 수 없다. 그 상황에 죄책감을 느끼면 관계는 비대칭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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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결심도 헌신도 없지만, 친밀감과 열정이 결합한 경우라면 이는 낭만적 사랑에 가깝다. 정신적 보다는 육체적 매력에서 사랑이 싹튼 경우가 많고, 장기적인 만남보다는 단기적인 만남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종류이다. 반대로 육체적 매력은 못 느끼지만, 정신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사랑은 친밀감과 결심/헌신이 결합된 경우이다. 이는 오랜 연인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애적 사랑으로, 노부부의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랑에는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잘못된 사랑이란 건 없지만, 건강한 사랑을 하려면 친밀감, 열정, 결심/헌신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세 가지의 요소 중 단 한 가지라도 빠지면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랑이다. 우리는 건강하게 사랑하기 위하여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지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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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우리 사이 이대로 괜찮을까...'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물어봐. [매일경제]. (2015).
URL: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5/11/1053326/
[카드뉴스]당신은 지금 어떤 종류의 사랑을 하고 있는가? '사랑의 삼각형 이론'. [시선뉴스]. (2017).
URL: https://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741
'사랑'이 당신에게 갖는 의미, 중년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다. [서울시50플러스포털]. (2017).
URL: https://50plus.or.kr/detail.do?id=8820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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