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서
[The Psychology Times=서민서 ]
이 기사는 건강한 '여성성'의 5가지 특징을 다룬다.
유성생식이 시작된 지 10억 년이 되었고, 긴 진화의 시간 동안 남자와 여자는 신체적 차이와 심리적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 어쩌면 오늘날 남녀 갈등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물론 남녀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하지만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1. 이해심이 깊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아름다운 처녀 '프시케'는 사랑의 신 '에로스'와 결혼한다.
하지만 프시케는 인간이었고 에로스는 신이었기 때문에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자신을 보지도 말고, 자신에게 질문하지도 말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시케는 신비주의적인 자기 남편이 의심스러워졌고,
결국 질투많은 언니의 꾐에 넘어가 자기 남편이 괴물이라고 믿게 된다.
어두운 밤, 프시케는 칼과 등불을 가지고 에로스의 침실로 찾아간다.
칼은 괴물을 찔러 죽이는 도구고, 등불은 남편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도구이다.
프시케는 자고 있던 에로스의 가슴에 냅다 칼을 박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두려운 와중에서도 프시케는 등불을 이용해 자고 있던 에로스의 얼굴을 비췄고, 남편이 괴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칼을 떨어뜨렸다.
이 이야기에서 프시케는 칼보다 등불을 먼저 사용했다.
이처럼 건강한 여성은 문제를 미리 단정 짓고 판단하기보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해심을 발휘한다.
2. 융통성 있게 삶을 산다.
프시케 이야기에서 프시케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과제를 받는 대목이 있다.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황금빛 털을 가진 숫양의 털을 가져오라는 과제를 내린다.
문제는 숫양들은 몹시 사나워, 함부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점이다. 지금껏 숫양에게 공격받고 살아남은 사람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프시케는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무력으로 숫양을 제압할 방법을 찾았을까?
아니었다. 프시케는 해 질 녘에 양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에 가서,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황금 양털을 모았다. 그런 방법으로 아프로디테가 원하는 정도의 황금 양털을 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융통성 있게 행동할 경우,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과제도 있다. 이런 문제 해결 방식은 종종 비겁함과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마땅히 마주해야 할 문제를 피하는 것이 비겁함이라면, 문제를 해결하는 더 쉬운 방법을 찾는 태도는 영리함이다. 옛 속담이 말하듯이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
3. 자기 내면을 성찰한다.
과거에는 '바깥일은 남자가, 집안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다만 이 역할 분담이 완전히 근거 없지는 않다. 왜냐하면 남성은 문제의 해결책을 외부에서 찾지만, 여성은 자기 내면에서 찾기 때문이다. 세상과 씨름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남성적 재능이고, 내부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여성적 재능이다.
예를 들어 운전을 험하게 하다가 사고를 낸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남성적인 사람이라면 보험 여부, 합의, 치료 비용, 과실 비율 등에 집중하며 사고 수습에 집중할 것이다. 이러한 사고 수습은 중요하지만, 사고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는 미래에 또 생겨난다.
여성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었지?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이런 질문을 아주 진지하게 한다면,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 결론을 얻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날 사고는 다른 일로 기분이 상한 나머지, 홧김에 사고를 낸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자신이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충분히 문제를 성찰한다면 꼭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고요한 상태에서 진지하게 문제를 탐구하는 여성적 능력은 오늘날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무시 받는 재능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고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없다면, 세상은 훨씬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4. 거절을 잘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집중은 '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으려면, 그 외의 선택지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 4년간 대학에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면, 일찍부터 취업을 해서 돈을 벌 계획은 포기해야 한다. 여행을 다니거나, 다양한 취미 활동하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이처럼 하나의 '예'를 하려면 수많은 '아니오'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살다 보면 수많은 부탁을 받게 되고, 수많은 선택지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거절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 부탁을 들어주느라 내 일은 하지 못하게 되고, 모든 선택지를 동시에 추구하느라 그 어떤 일도 완수해내지 못할 것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성격 요인 중 '친화성'의 평균 점수가 높다. 친화성은 '타인에게 반항적이지 않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을 말한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일에는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
자신을 타인만큼 존중하는 건강한 여성은 거절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5. 가능성을 가진 남성을 계몽시킨다.
'미녀와 야수' 이야기에서 여주인공 '벨'은 성에 사는 '야수'와 관계를 맺는다.
왜 마을에 사는 다른 남성이 아니라 야수와 관계를 맺었을까?
여성이 원하는 건강한 남성은 실제로 내면에 야수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수성으로는 부족하다. 건강한 남성은 '절제되고, 인격에 통합된' 야수성을 가진 사람이다.
벨은 야수와 관계를 맺고, 예의범절을 가르치며 야수를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결국 벨의 노력으로 야수는 왕자가 된다. 이처럼 건강한 여성은 가능성을 지닌 남성을 더 높은 차원의 삶으로 이끈다.
야수성을 가진 남성은 여성이 제공하는 영감을 통해, 자신의 야수성을 절제되고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사회적이고 건강한 남성이 된다.
지난 기사
[참고문헌]
-로버트 A. 존슨. (2021). 신화로 읽는 남성성 He. 동연:서울.
-로버트 A. 존슨. (2021). 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동연:서울.
-스티브 잡스: 'No' 라고 말하는 것 [Youtube]. (2014). URL: https://www.youtube.com/watch?v=9R_Gf7th1Ek
-5가지 성격 특성 요소 [Wikipedi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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