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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혜린 ]

놀라운 무료 이미지 - Pixabay 

혹시 해야 할 일을 자꾸만 미루다가 마감 전날이 되어서야 서둘러 무언가를 끝내본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러한 경험들이 많은가? 이를테면, 수업에 제출해야 하는 과제나 직장에 올려야 하는 서류 같은 것들을 말이다.

 

그렇게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미루다가 마감 기한 전날에 이르러서야 겨우 제출하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게으른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한심하게 생각해 버리곤 하지 않는가? 그리고는 난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합리화를 해 버리거나, 훗날 또다시 해야 할 일을 회피해 버리지는 않는가?

 

이처럼 자신을 그저 게으르다고 생각해 버리고, 나중에 다시 이를 반복하게 되는 까닭은 단순하다. 그래야 스스로 일을 미뤄버린 그 행동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그나마 편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좋지 못한 습관이다. 이러한 것이 몇 번 반복되어 몸에 습관처럼 굳어져 버리게 되면, 결국 정말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무력한 회피형 인간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원래 난 게으른 사람이야. 내가 그럼 그렇지, 뭐.”라는 생각을 거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자꾸만 미루게 되는지 그 진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선 습관 자체를 인지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일명 '게으른 완벽주의자'


사실 미루기는 게으름이나 절제력의 문제보다 더 복잡한 심리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미루는 습관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하여 논의하기에 앞서 미루기의 종류를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가 흔히 하는 ‘해야 할 일 미루기’ 행위는 행위자의 성향에 의해 수동적 미루기와 능동적 미루기로 구분할 수 있다. 수동적으로 미루는 사람은 마감을 잘 지키거나 결정을 내리는 일을 습관적으로 회피하는 성향을 지닌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은 결정을 내리고서도 곧바로 행동하지 않고 회피하다가 결국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반면, 능동적으로 미루는 사람은 활동 및 결정을 미뤄서 생기는 시간적 압박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 주리라고 믿는 성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즉, 마감이 닥쳐야만 훌륭한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일부러 제출 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해야 할 일을 미룬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Crisis-maker”, 마감의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미루기가 수동적으로 이뤄지든, 능동적으로 행해지든이 모든 미루기들은 결국 우리가 어떠한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일을 미루는 사람들을 일명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부르곤 한다. 해당 용어는 완벽하게 일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커서 이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을 때까지 미루게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즉, 완벽해야 하는 부담감과 압박 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게으르게 그 시작을 미루게 된다는 것이다.



완벽하기보다 효율적으로


물론 완벽하게 어떤 일을 해낸다는 것은 당연히 훌륭하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할 때마다 매번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할 이유가 있을까. 조금은 자신에게 너그러워져도 괜찮지 않을까. 왜냐하면 너무 완벽하려고 하다가 결국 무기력해지고, 회피성을 띄게 되는 것보다는 작은 실수 정도는 가볍게 웃어 넘기는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우리 삶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라도 너무 완벽하려고 하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분해 일하는 전략적인 인간이 되려고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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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헤이든 핀치.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서울: 시크릿하우스, 2022.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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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08 14: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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