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서
[The Psychology Times=백이서 ]
<사람의 심리를 낚시질하다, 맥거핀 효과>
위 제목만 보고 해당 기사로 접속했다면 당신은 이미 맥거핀(MacGuffin) 효과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다. 맥거핀 효과란 본래 영화용어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 줄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요소를 뜻한다. 단순히 관객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집중력을 자극하는 장치 혹은 속임수인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알게 모르게 독점한다는 측면에서 최근엔 심리학 용어로도 쓰인다.
맥거핀은 1940년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감독의 영화에서 유래한 용어다. 이는 본인이 감독한 영화 <해외특파원(Forerign correspondent)>에서 아무런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은 암호명이었다. 히치콕 감독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인의 이름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의 해당 암호명은 다르게 다가왔다. “맥거핀? 중요한 건가?”라는 호기심과 암호명에 숨겨진 의미를 영화 보는 내내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1960년 개봉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Psycho)>에서도 맥거핀 효과가 쓰였다. 초반부에 여주인공이 돈뭉치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이 나온다. 관객들은 돈다발의 주인과 행방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 주인공을 영화 배경인 모텔로 오게 하는 미끼에 불과했다. 맥거핀은 내용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강렬한 인상과 긴장감을 주므로 사람들의 관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곁을 맴도는 수많은 맥거핀>
맥거핀 효과는 영화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심리학 용어로 쓰이며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우선 그 예는 인터넷 기사나 영상 썸네일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 배우 000, 거액 훔치고 달아난다.”라는 제목이 있으면 실제 기사 내용은 드라마 극 중의 내용인 것이다. 픽션의 이야기를 마치 현실에서 일어난 일처럼 제목을 꾸며 사람들을 자극한다.
두 번째 맥거핀은 TV 프로그램 예고편이다. 실제 출연진이 아닌 단순히 촬영 과정에서 유명인의 이름만 사람들의 입에서 나왔을 뿐인데 그것을 마치 출연한 것처럼 예고편으로 송출하는 것이다. 사실 해당 프로그램과 아무 상관이 없는 유명인임에도 이름을 빈번하게 노출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기대를 올릴 수 있다.
또한, 맥거핀 효과는 K-POP 아이돌 뮤비에도 종종 등장한다. 짧은 4-5분 안에 줄거리, 퍼포먼스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맥거핀 장치가 자주 쓰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18일 가수 ‘르세라핌’은 새로운 곡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상 초반부에서 한 멤버가 하늘을 바라보며 ‘망고’를 계속 들고 있는 장면이 이어졌다. 당시 팬들은 망고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련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해당 그룹은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베트남에 가서 망고를 많이 먹고 오고 싶어서 그랬다며 ‘망고’ 자체가 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맥거핀은 콘텐츠에 대한 흥미와 긴장감을 유발한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사람들이 한창 관심을 가질 만한, 소위 말하는 ‘떡밥’을 던져주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만족도를 하락시킨다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 본인들의 기대했던 내용과 맞지 않는 정보를 들었을 때 해당 프로그램 혹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불신이 형성된다. 영화‧드라마와 TV 프로그램에서의 적당한 흥미를 추구하는 맥거핀, 사람들의 미디어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 기사
-참고문헌-
- 라개양, 김지홍. "맥거핀 효과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무동기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한국디자인리서치 5.3 (2020): 134-143.
- [머니투데이]. (2022). URL: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21109377279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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